님의 침묵(성완종 버전)
2015년4월29일 09시06분 조회:3387 추천:1 작성자: 리계화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 하는 나의 회장님은 갔습니다.
뇌물 메모를 남기고 벚꽃나무 숲을 향하여 난 황천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천년만년 나랏돈 빼먹자던 정치인들과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돈봉투의 추억은 거물들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그 넘들은 향기로운 님의 돈뭉치에 귀먹고 달콤한 님의 뇌물에 눈멀었습니다.
뇌물도 사람의 일이라 받을 때에 미리 터질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폭로는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 은 새로운 증거에 자꾸 오그라듭니다.
그러나 폭로는 쓸데없는 뉴스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과 검찰의 수사엔 빠져나갈 길을 아는 까닭에, 펄쩍펄쩍 뛰며 거짓말까지 보태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받을 때에 터질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터질 때 다시 빠져나갈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뇌물은 받지 아니하였습니다.
정치가들의 말을 못 믿는 민초들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작자 미상
이 시가 발표된 후 사람들 사이에는 이 시와 함께 다음의 한시가 함께 불렸다고 한다.
贈遽李秀冕(증거이수면) : 갑자기 이씨에게 멋진 면류관 건네졌지
夢來論多亂(몽내논다란) : 꿈도 이뤄졌지만 말도 많았네
諮海空渴意(자해공갈의) : 온 세상에 대고 목마른 일 무엇인지 물으며
最痼封發言(최고봉발언) : 최악의 고질병(부정부패) 틀어막겠노라 기염을 토했지
卿香溢面崖(경향일면애) : 벼슬의 향기 얼굴 끝까지 넘쳐 흘렀고
爆彈投下耐(폭탄투하내) : 폭탄이 던져져도 견뎌냈지만
匕打熬白理(비타오백이) : 비수 같은 한방 이 하이얀 국무총리 볶아대어
完柩步乃奈(완구보내내) : 완연한 시신으로 걸어나가니 이를 어찌할꼬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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