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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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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빈구석을 채우며 댓글:  조회:1147  추천:0  2012-12-07
빈구석을 채우며   리 광 학 나는 한달에 한번 꼴로 “곤욕”을 치릅니다. 젊어서는 머리가 길면 리발관을 찾아 쓰~윽 거침없이 자르고 다듬고하면 재빨리 끝낼수 있었습니다. 헌데 십여년전부터 리발관을 찾아 머리를 자르고 씻고 검은 염색을 들이고 말리고 다시 다듬고 씻고 하는 과정을 거치면 한시간을 훨씬 넘기기가 일쑤입니다. 이런 곤욕을 일년치고 열두번을 치러야 합니다. 어릴적에는 어서 빨리 커 성인이 되고픈 마음에서 인지 뜨는 해와 지는 해를 보며 세월이 굼벵이처럼 너무너무 느리게 기여가는것 같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요즘 나이를 먹어가면서 웬지 머리는 너무 빠르게 자라는것 같고 시간은 너무 급하게 굴러 가는것같습니다. 머리야 좀 느리게 자라며는 안되느냐, 세월아 좀 천천히 흘러가면 안되느냐? 무지한 욕심같아서는 한번쯤 보기좋게 머리를 잘 자르고 다듬고 한다음 그런대로 더 자라지 않아으면 좋겠습니다. 그놈의 시계바늘을 뭠춰 세우고 흐르는 시간을 꽁꽁 묶어 놓고 싶습니다. 문뜩 지난세월에 있은 손목시계에 관한 에피쇼드가 떠오릅니다. 70년대말 마을의 어리버리한 한 청년이 그 당시 귀한 “상해표” 손목시계를 어렵게 샀습니다. 이튿날 보기좋게 손목에 척 걸고 일터에 나갔습니다. 한참 지나 쉼 시간이 된것같아 작업반장이 손목시계를 찬 그 청년에게 몇시가 되였는가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청년은 팔소매를 걷우고 손목시계를 들여다 보다 “ 야, 시계바늘이 계속 돌아 간다야… ” 하며 발을 굴렀습니다. 이렇게 인간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쉼없이 매일 매 시각마다 고장없이 슬슬 무정하게 돌아만 가는것이 시계바늘이고 세월이 아니겠습니까?!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또 오는 해를 맞이하고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니 세월과 야박한 시간에 너무 쫒기며 실속없이 인생이란 긴 턴넬을 앞만보고 허위허위 달려온것 같습니다. 그리고 방금 턴넬을 벗어나 잠깐 쉬면서 다가 올 미래에 대해 조용히 그려보니 조금은 힘에 버거운것 같고 또 한걸음 더 나가 그리 멀지않는 지척에서 황혼의 노을을 바라보니 가을 바람에 락엽이 쓰르륵 굴러가듯한 허전하고 쓸쓸한 기분이 다가오는것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한편 지나온 인생을 돌이켜보니 웬지 내 야망과 욕심 그리고 고질적인 성격 때문에 너무 딱딱하고 굳어진 삶과 너무 틈서리가 없고 완벽하고 꽉찬 삶을 살려고만 애쓴것 같습니다. 그로하여 지난세월,나와 함께 일을 했던 동료들이나 항상 내 옆에 있어 주었던 안해나 내 아이들 그리고 형제들도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자꾸 겹쳐듭니다. 이로하여 지금쯤 자책도 하고 후회도 해봅니다. 인제야 살면서 너무 빈틈없고 깔끔한 방보다는 조금은 허전한 방이 훨씬 편안하고 너무 꽉찬 사람보다는 조금은 빈구석이 엿보이는 사람이 더 다가가기 쉽고 한결 정겨웁다는것을 조금은 깨달은것 같습니다. 흔히 살면서 삶의 방식이나 습관이라는것은 고치기 힘든것이라는것을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시각, 열두번째로 리발관을 찾아 머리를 자르고 다듬는 이참에 내 마음속의 욕심도 자르고 마음도 고르롭게 다듬어 보렵니다. 오는 해는 지금의 삶에 만족을 하고 거뿐한 몸과 마음가짐으로 인생의 오솔길을 가면서 앞만보고 걷는것이 아니라 고개를 돌리고 길옆의 이런저런 색다른 풍경과 경물도 보고 살피면서 걷고 싶습니다. 때론 멈춰서 숨을 돌리고 언덕우의 풀한포기나 꽃한가지를 살짝 꺽어 싱그러운 냄새를 맡으며 자연에 도취되기도 하고 때론 머리를 쳐들고 아득히 먼 하늘과 땅사이를 보며 후련하게 마음을 트이고 싶습니다. 차분하고 너그러운 마음가짐과 편안한 자세로 일의 결과 보다는 과정을 더 중하게 더 새롭게 여기고 즐기면서 빈구석을 아름답게 채워가는 여유로운 삶을 살렵니다.  
1    이불솜 댓글:  조회:1176  추천:46  2012-12-03
이 불 솜     리광학 백만부자나 걸인이나 집만있으면 누구나 이불은 다 소유하고있다. 이불은 계절에 따라 겨울에는 솜이불, 봄 가을에는 조금은 얇은 인조면이불, 여름에는 엷은 담요를 쓰기도한다. 이불은 례의에 따라 또 다르다. 그중에 신혼부부들이 동방화촉의 밤을 불태우며 사용하는 원항금침과 례의로서 시부모님들께 드릴 례의 이불이 있다. 뿐만아니라 부부 사랑의 결정체가 생기며는 출생전에 준비하는 포근하고 가벼운 신생아 이불도 있다. 지금 집집마다 차곡차곡 이불장에 얹져있는 이불은 한 세대 사람들의 삶의 질과 시대 발전 정도를 반영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5~60년대에는 백성들의 생활이 궁색하다보니 이불하나로 온집 식솔이  이불 한 채를 덮고 긴긴 겨울밤을 지내기가 일쑤였다. 간혹 처녀 총각이 결혼하는데 처녀집의 립장에서 이불 한 채를 장만한다는것은 결혼 준비 절반을 한셈으로 되였다. 7~80년대에 이르러서는 결혼준비에 이불 한 채로부터 보통 두 세 채에 까지 이르렀다. 지금은 생활이 더더욱 좋아져 별로 덮어보지 못한 이불이 없으며 이불장엔 아롱다롱 칠색단을 수놓은 비단 이불들이 넘쳐난다.  실생활에서 사람들의 시각으로부터 먼저 안겨 오는것은 이불의 화려한 겉면이다 보니 사람들은 이불의 겉면만 보고 이불이 아름답다거나 밉다 좋다 나쁘다로 평판하기가 일수다. 그런데 이불속에 감싸여 숨겨져 있는 솜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사실 이불은 용처나 갖가지 종류를 불문하고 사람들의 몸을 포근히 감싸주고 덮혀주는 공성이 있다. 이러한 공성을 가지게 됨은 솜이라는 열 재료가 있기 때문이다. 이불이 가령  화려한 겉만 있고 속을 채워주는 솜이 없다면 이불은 부풀어 올라 립체 모양을 낼수 없고 포근하고 안온한 온기는 갖지 못할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불이 이러한 솜이라는 열 재료가 없다면 이불은 이불이라는 속성을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때 이불은 솜을 빼버리면 이불이라고 할수 없다. 솜은 이불이라는 정체를 이루는데 있어서 그 무엇 보다도 중요한 본질적인것이다. 그런데 늘 이불 겉면에 감싸져 숨겨 있다 보니 사람들에게 보여 지지 못하고 외면 당하게 된다.  사람이 살다보면 많은 사람들은 이불속의 솜처럼 겉으로는 나타 내지 않으나 속을 채워주면서 일터 마다 남들이 알아주건 모르건 그 어떤 보답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자기일에 충성하면서 인생을 살아간다.  평생을 3평방메터도 되지않은 자그마한 교단이나 코구멍만한 편집실에서 글과 씨름하며 남들이 알아주건 몰라주건 개이치않고 금전과 유혹에 한눈팔지 않으면서 한생을 로실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소갈데 말갈데 가리지 않고 로년에 보장마저 없으면서 한생을 농촌 사업을 하다 넘겨보는 욕심없이 길가의 한포기 풀 마냥 소리없이 사라져 버린 무던하고 소박한 사람들이 있다.  언제 어디서나 다사한 말보다는 실제적이고 헌신적인 행동이 앞서가는 실질적이고 쇠소리나는 사람들도 있다.  사업에 참가하여 은퇴 할 때까지 승진 한번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모법 한번 당선되여 보지 못하였어도 불평 한마디 없이 일만 수걱수걱 잘하는 어질고 착한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일에선 자신이 손해를 보는것을 알면서도 우정이나 전반을 념두에 두고는 모르는 척 스쳐 지내 보내는 남들에게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이 지만 실질은 대범하고 너그러운 사람들도 있다.  권세 앞에서는 아첨이란 모르고 속임수나 허풍과는 담을 쌓고 자신의 맡은바 사업만 착실히 하고 있는 대바르고 고지식한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모두가 이불속의 솜처럼 티 없이 깨끗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사회는 이러한 이름 모를 사람들의 참신한 노력으로 움직여지고 있으며 발전되여 가고 있다.  이불속의 솜처럼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뿐이 아니다. 거창한 행사가 성황리에 순리롭게 거행되여 꽃보라 휘날리는 주석대에서 몇몇 지도자들이 영향력있는 발언과 더불어 그들에게 영예의 꽃다발을 안겨 줄때 이를 위해 뒤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가능한것을 현실적인것으로 만들기 위해  밤낮을 헤아리지 않고 아낌없는 땀동이를 쏟아 붓는다. 그리고는 그들은 언제나 주석대 아래에서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지켜만 보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이불솜을 목화껍질이나 천쪼각을 함께 타면한 저질 솜으로 채워넣고 비단거죽만 번득하게 씌워 살아가는 사람들도 더러있다.               일에는 요리조리 눈치만 봐가며 물웅뎅이를 피해 다니면서 살손이란 전혀 붙이지 않다가도 마무리 단계에 나타나서는 공로는 자기가 차지하는 얄미웁고 얼굴두터운 사람들이 있다.  관계망에만 눈이 아홉이 모자라고 바라 오르기에만 열중하고 몇년이 가도 본직업에는 뒤전이나 겉둥치기만 하다가도 꿀발린 말이나 큰소리만 치는 갈대속 처럼 속이 비여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남들 앞에서는 정인군자 차림이지만 뒤에서는 꿍꿍이와 제속만 차리려드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로 달면삼키고 쓰면 내 뱉으면서 책임만 회피하려고 감 쪽지 물러나듯이 싹 돌아빠지는 사람들이다.    우리들의 인생사를 조용히 살펴보면 우의 경우와 같이 솜같은 따뜻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늘 사람들 보기에는 머리가 돌지 못하고 능력이 없는 사람들로 보이게 되고 또 그러한 취급을 받게 되며 아래 경우와 같이 약아빠지고 굽실거리기를 일삼는 사람들은 비단거죽으로 포장하며 멋지게 성공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요즘, 나의 한친구는 정책에 의하여 30여년 종사하던 사업터에서 은퇴하게 되였다. 그의 사업경력을 되돌아보니 너무나 평범하였다. 70년 대에 중등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한가지 일에만 종사하였는데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장》자 한번 가져보지 못하였고 선진한번 당선되여 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제3자의 립장에서 보면 그 친구는 자기가 맡은 일은 착실히 하였으며 한 번의 오차도 생기지 않았다. 흠이라면 그 친구가 너무 고지식하고 변통성이 없는 것이다. 어쩐지 그 친구를 생각하면 내가 서운하고 서글픈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말은 바른대로 일이 일처럼 되여가고 사회가 옳바르게 나가자면 그래도 말이 앞서고 약아빠진 사람들 보다는 일터에서 언제나 이불속의 솜처럼 진심으로 착실히 일하는 일꾼들이 많아야 되지않을가. 그리고 착실히  이불속의 깨끗한 솜처럼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되는 대접을 주어야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더 빠르게 진보하고 공정하고 밝은 사회로 되지 않을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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