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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과 무형자산의 가치
무형자산(Intangible Assets)이란, 특허기술이나 브랜드파워, 기업의 명성 등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을 말한다. 무형자산은 동산, 부동산과는 달리 형체가 없다보니 그 특성상 장부(재무제표)상으로나 수치상으로는 그 가치가 잘 드러나지 않으나 실질적으로 기업의 매출이나 이미지에 큰 영항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오늘날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규모에 따른 영향력을 생각할 때 고객 내지 소비자들이 기업에 거는 기대와 신뢰, 책임감은 상대적으로 매우 커져 있어 기업경영에 있어 무형자산의 수준은 해당 기업의 흥망이 걸려있는 직접적이고도 핵심적인 기준으로 작용한다. 맥도널드, GE, 코카콜라, IBM,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도요다, 루이뷔통, 아마존닷컴, 델컴퓨터 등등 유수한 세계적 기업들이 모두 무형자산의 가치에 의해 그 명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무형자산은 집중적 투자에 의한 기술개발, 특허권등록, 고급인력 스카웃 등과 같이 기업 설립 당시부터 CEO의 적극적인 의지에 의해 획득하는 수도 있으나, 대체로 오랜 시간에 걸쳐 기업운영을 성공적으로 해나가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축적되는 경우가 더 많다. 브랜드파워나 기업의 이미지(명성), 영업비밀, 경영노하우, 인적 네트워크, 성공 및 실패경험, 거래처 확보, 기업문화 형성 등이 그것이다. 이는 오랜 세월에 걸쳐 자사만이 가지는 독특한 환경과 노력에 의해서 하나하나 쌓여 나가는 것이므로 다른 기업들이 쉽게 모방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기계, 부동산 같은 유형자산들과는 달리 한꺼번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므로 기업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좋은 형태의 경쟁우위성 있는 자산이다.
무형자산의 중요성
지금까지의 기업경영은 토지, 노동력, 자본으로 대표되는 소위 물적자원을 누가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되었다면, 앞으로의 기업은 지적재산이나 무형자산을 많이 확보하고 적절히 관리하는 쪽이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우위에 설 수 있다. 독자적인 특허권이나 상표권을 보유하지 못한 기업은 비싼 로열티를 물어야 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므로 결국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이제는 독점적 기술이나 유명 브랜드 없이 단순히 제조,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
국내기업들의 무형자산에의 적극적인 투자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인 김치를 저장하는 만도위니아의 직냉식 냉장고 ‘딤채’의 개발이나, LG생활건강사의 붙이는 치아 미백제 클라렌, 삼성전자의 칼라 레이저프린터기 등은 모두 기업의 R&D(연구개발)에 의한 특허기술의 예이고, 삼성 애니콜, 대상의 청정원, SK텔레콤의 TTL, 태평양의 쥬비스 화장품 등이 고유의 브랜드 전략이 돋보이는 부분이라 하겠다.
무형자산의 중요성에 대해 미국의 컨설팅업체 길더 그룹 회장 조지 길더의 말을 빌리면 그의 저서 `마이크로코즘'에서 “지금까지 부와 권력은 주로 물적 자원의 소유자나 토지, 노동력, 자본으로 대표되는 물적 생산수단을 확보함으로써 얻은 군사력을 지배하는 자의 전유물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선진기업이나 경제력을 가진 국가는 토지나 자원의 지배자가 아니고, 아이디어와 기술의 지배자이다.”라고 적고 있다.
기업경영과 무형자산
무형자산은 기술이나 브랜드파워 같은 것뿐만이 아니라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능력이나 전략실행력 같은 것도 포함되는데, 최근 들어서는 기업의 사회성과 윤리성도 이와 맞물려 매우 중시되고 있다.
공급자 위주였던 과거와는 달리 수요자 위주인 오늘날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윤리성에 대해 소비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 발달한 요즈음에는 개인의 힘과 목소리가 어느 단체보다도 막강하여 어떤 기업이 윤리적인 경영을 할 때는 그 회사의 제품을 믿고 구매하지만, 만약 비윤리적이거나 불법, 불친절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소비자보호단체나 인터넷을 통해 바로 알리게 되어 즉각 불매운동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는 기업의 이미지를 곧바로 추락시키고 심지어는 기업의 존폐를 다투는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
국내사례로 대표적인 것은 지난 2004년 6월 중순에 일어난 쓰레기 만두속 사건을 들 수도 있겠다. 이 사건의 여파로 법률까지 개정되었고 만두와 관계되는 모든 사업체가 엄청난 타격을 받았으며 수출도 금지되고 이로 인하여 문을 닫은 업체도 많다고 한다.
그 외의 사례로서는 벨기에에서 일어난 코카콜라 이물질 사건을 들 수 있다. 지난 1999년 벨기에에서 코카콜라에 이물질이 들어있는 소동이 벌어진지 몇 달 만에 코카콜라의 시장가치는 무려 340억 달러나 폭락했다. 유럽시장에서만 영업순이익이 2억 달러 감소했고, 유럽 음료시장의 거대 기업 오랑지나Orangina의 인수계획도 유럽연합집행부가 거부하여 무산되었다. 이는 지금까지 쌓아온 코카콜라의 신용 즉 무형자산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브랜드 관리 실패, 미흡한 기술혁신, 대립적인 노사 관계 등 이러한 무형자산 관리 실패가 불러오는 재앙은 비단 코카콜라와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중소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얘기이다.
한편, 소홀한 무형자산 관리에 의한 피해는 코카콜라의 사례처럼 기업에 즉각적인 타격을 주는 케이스도 있지만, 폴라로이드의 경우처럼 서서히 그 악영향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즉석카메라 시장의 선두주자였던 폴라로이드는 2001년 10월 12일 미국 파산법에 근거하여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기업들, 무형자산 확보 노력
최근들어 기업들이 지식정보 사회에 접어들면서 자사들이 보유한 기술표준, 브랜드파워,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한 생산은 외주를 주고 자사는 R&D와 브랜드파워를 키우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제품디자인과 연구개발 기능에 치중함으로써 회사의 고부가가치를 높이는 무형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계산인 것이다.
특히 정보기술(IT)업체들의 경우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는데 예컨대 델컴퓨터, 루슨트,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세계 유수의 첨단 IT업체들은 이 같은 제조 아웃소싱의 단골손님이다. 현재 모토로라는 주력사업 중 하나인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공장의 문을 닫고 생산은 셀레스티카 라는 제조전문회사에 아웃소싱 시키고 있으며 본사는 신제품개발과 마케팅에 회사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본의 소니나 마쓰시다의 경우도 공장을 통폐합해 생산 전문회사로 재탄생 시킨 한편, NEC는 해외 자회사를 매각하는 대신 제조전문업체에 위탁하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자동차, LG전자, 삼성전자, 두산그룹 등과 같은 국내 대기업들도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늘어났다.
무형자산의 축적과 기업가치
무형자산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그 축적방법이 특이하다. 무형자산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의한 기술개량, 오랜 기간에 걸친 기업의 신용과 명성, 고객과의 관계, 윤리적 경영방식, 고객들로부터의 신뢰, 인재양성 등을 통해서 천천히 쌓이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나 전문적인 투자자들은 이러한 무형자산을 기업의 강점과 미래 전망을 측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취급하고 있다. 이렇듯 무형자산은 기업가치평가를 함에 있어 실제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무형자산을 측정하거나 관리하지 않고 있고 투자자에게 이를 공개하는 데에도 무관심하다. 반대로 무형자산을 잘못 관리하거나 그 중요성을 소홀히 하여 처할 수 있는 경영 위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단순히 ‘중요하다’ 라고만 구호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무형자산의 성공적 활용 사례
무형자산은 특허권, 상표권 등과 같이 그 자체가 독자적인 가치를 가지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이들이 다른 것과 연계되었을 때 비로소 그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즉 어느 하나의 특정 무형자산만으로 기업이 성공하기보다는 그 무형자산으로 인해 전체가 영향을 받아 기업이 성장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맥도널드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사업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맥도널드는 햄버거를 판매해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임대사업 즉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다. 맥도널드가 사업 초기에는 매우 어려웠으나 사업장을 가맹점주에게 임대하는 전략으로 맥도널드는 현금 부족과 부채에서 헤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즉 맥도널드는 부동산에 근거한 ‘전략의 효율적인 집행'이라는 무형자산에서 그 수익성이 창출되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금융서비스도 그 예가 될 수 있다. GE는 첨단기술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를 판매하기 유리한 금융서비스가 함께 존재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경쟁사를 이기기 힘들었을 것이다. GE는 고객의 입맛에 맞는 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함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고객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외에도 프랑스의 루이뷔통은 유명브랜드와 함께 경영진의 원가관리 및 브랜드 관리 등 혁신적 활동들을 해냈기 때문에 세계적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고, 세계적인 IBM의 경우는 노츠 프로그램 개발자인 레이 오지 Ray Ozzie를 스카웃하기 위해 로터스Lotus를 인수할 때 그 인수대금으로 35억 달러나 지급하기도 하였다. 한편 시스코Cisco는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일종의 장기 휴직으로 유도하여 인력풀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유능한 인력들(무형자산)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끝으로
전술한 바와 같이 무형자산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이러한 무형자산들을 확보하느라고 너무 많은 비용과 시간을 쏟아붓고 결국은 활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즉 기업들이 특허나 저작권을 확보하고, 직원을 교육하며, 회사 홍보를 하는 등 무형자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막상 경영위기가 닥쳤을 때 이들 무형자산은 아무런 쓸모가 없을 수가 있다.
기업이 어려워졌을 때 부동산 같은 유형자산은 그나마 금융권이나 기업의 담보가치로 평가되기 때문에 기업의 마지막 생명줄이 될 수 있는데 비하여, 무형자산은 그 특성상 필요로 하는 사람이나 기업에 따라 가치평가가 현저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거의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수도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경영을 함에 있어 무형자산에의 투자는 맹목적이어서는 안되고 시대적 트렌드와 경쟁사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경영의 진행 정도와 타이밍을 보아 보조를 맞추어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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