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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처님 오신 날-변창렬
2019년 07월 15일 09시 56분  조회:554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시/ 변창렬 
부처님 오신 날(외7수)
 
 
부처님 오신 날
엄마는 울었다 
나의 첫 울음 만들어놓고
 
목탁소리도 
풍경소리도 
엄마 신음소리도 
나는 못 들었다 
 
허나 엄마는 알고있다
나의 울음소리는
부처님 념불 외우는 소리인줄
 
새들의 노래소리로
꽃들의 웃음소리로
곱게 울어달라고
빌고 빌었다는데
 
해가 중천에 떴을 때
부처님빛으로
방안이 환해졌다고
기뻐하시면서
미역국을 부처님께 드린
엄마
 
오늘도
부처님 오신 날
 
 
무제
 
돌이 부처가 된 절에
부처 되려는 내가
돌이 되고말았다
 
돌이 웃으면
산이 흔들린다고
부처님 침묵 지킬 때
나는 걷기만 했다
돌고돌아 산을 돌았지만
돌만 돌고말았다
돌이 무거워 말이 없나
바람도 옆에 기대여
점잖게 묵도하고있나니
나를 닮은 부처는
돌로 태여날 태몽
꿀수 없다고 빌고있다
 
 
절에서
 
돌을 세워놓고
비는 할아버지
 
평생 석장쟁이 하셨어도
부처가 누군지 모른다
 
젊은 각시가 찾아와서
두손 싹싹 빌면서
부자꿈 부탁할제
 
장알 진 손바닥에
돌가루 흩날려도
깎아세운 부처가 부자인줄
꿈에도 몰랐다
 
망치로 두드린
돌조각이
부처가 되여도
술한잔 사기 어려운 
부처인줄 깜짝 놀랐고
모듬회
 
가다가 길을 잃고
여기에 모였다
 
바람대신 에어콘이 돌아가고
파도대신 술잔이 일렁이는 곳
 
실수인지
착각인지
어느 순간에 
탈을 벗고 속살로 왔다
 
뼈는 부뚜막언저리에 
내노라 차지하고
머리통은 어느 구석에
틀어박고있는지?!
 
산산이 부서진 조각들
아니
칼날이 스친대로
자리바꿈했겠지
 
어디로 갈가
약속은 없었을거다
모였으니 
종친회라도 해볼가
 
소주잔에 
바다물 출렁이는 순간
가야 할 길
목구멍에서 찾았다
 
한잔에 
한 저가락
싫든말든
이렇게 사는것도 
그런 락이겠지
 
회는 회여도
모듬회는 첨이라
다시는 없는거로 할거다
 
 
망종
 
기지개 켜는 보물속에
나른한 생기가 보인다
 
버들개지들이 
놀다버린 그늘아래
올챙이떼들이 조잘대면
어미 개구리는 먹이 찾기 바쁘다
 
벼모 내는 들판에는
싱싱한 눈치가
뾰족뾰족 키돋움하는가 하면
독을 쓰는 능구랭이도
허리 풀며 구불구불
따발 틀고 늑장 부릴 때
햇미나리도 새물새물 웃는 계절
 
들은 들마다
싱그러운 냄새를 만들고저
허리 죽죽 펴고있다
 
봄은 봄이 되
여름은 여름이라고
아지랑이 쟁탈전 한창일세
 
 
련꽃
 
바람에 흔들리며 
요리조리 굴리는 물방울 하나
잎속 오목한 구뎅이에
빛 하나 숨긴다
 
낮에는 해빛으로
밤에는 달빛으로
켜둔 초롱불
분홍꽃잎에 눈물 어리고
 
흔들리고 흔들리여도
소중한 그 눈물 버리지 못해
똑또르르 뒹구는 
당신의 향기
 
 
시 
 
천여년전 시체 두개 수집해서 해부했다
하나는 먹물과 술의 세포가 나타났고
하나는 한글을 배우는 흔적이 보였다
 
먹물과 술에 절은 둥근 달이
고향의 퇴마루우에
소나무 무늬로 빛을 내는
신기루가 떠올랐으니
썩은줄 알았던 혼이
여직껏 읊조리고 다녀
다른 하나의 시체에 맴돌고있었다
 
다른 한 시체는 곯아빠진 옛틀에 얽매인 
현대시를 주무른다고
설치고있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술에 빠진 달이
천여년동안 빛을 잃지 않았지만
주무르는 현대시는
아직도 서툰 빛이 력력하다
다른 하나는
재생한 나였다
피도 살도 
썩을수 없는 혼은 아니였다
 
고린내
 
신을 벗고
주앞에 꿇고
13번 기도해도
고린내는 
여전하다
 
십자가의 예수는
이천여년 박혀있어도
깨끗한 발이지만
나의 지친 하루는
목메여 기도해도
고린내만은 싫어진다
 
천당으로 갈 때
양발 벗고 가야겠다

출처:<<도라지>>2017년제1기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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