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말의 어느날 북경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일본에서 사업하는 제자의 결혼식사회를 보게 되였다. 그날 사회때 새로 맞춘 하늘색 한복을 입고 나섰더니 모두들 한결같이 참 보기좋다고 입을 모았었다. 그런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기분은 날듯이 좋아졌으며 다시한번 한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추어보기까지 하였다. 그러노라니 어쩌면 자신이 진정 백의겨레의 일원이 된 느낌이여서 설레여오는 가슴을 억제할수 없었다.
한복이라면 그저 우리 백의겨레가 입는 전통적인 의상쯤으로 알았지 그 기원이나 멋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하여서는 크게 생각을 가져보지 못하였기에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연기자들이나 대형활동때 남녀가 입은 한복을 볼 때마다 한복을 입으니 참 보기좋구나 하는 생각밖에 해보지 못하였다.
지난 여름방학 한국재외동포재단의 요청으로 한국외국어대학 용인글로벌 캠퍼스에서 두주일간 연수를 받으면서 한복에 대하여 똑똑히 알게 되였으며 그 진정한 의미도 나름대로 가슴으로 느끼였었다. 첫날수업은 시인이고 한국문화연대 대표인 고경희교수님의 “조선어교육의 중요성”이라는 강의였는데 고경희교수님은 고운 한복차림으로 강단에 나서서 참으로 의색적이였으며 보는 느낌이 너무나 푸근하고 정다웠었다. 고경희교수님은 자신은 일년사계절 한복을 입고 나서고있으며 한복만해도 보통의상과 같이 여러벌씩 된다고 하였다. 특히 출국할 때면 꼭 한복을 입고 나서는걸 잊지 않고있으며 그것도 여러벌씩 준비하여 갖고 가서는 자주 갈아입는다는것이다. 이는 자신이 자랑찬 한민족임을 과시하고 또 자랑찬 한민족이 된 자호와 긍지를 가슴뿌듯이 느낀다고 하였다. 그렇듯 화려한 미사려구가 아닌 말이였지만 고교수님의 페부에서 우러러나오는 진솔한 감정이 담긴 말을 듣는 순간 다시한번 님을 우러러 보게 되였으며 그 말이 여운이 되여 오래도록 가슴에서 메아리로 되여와 지금 이 글을 쓰고있는 순간도 귀가에 쟁쟁히 울려오고있다.
연수중 전라북도 전주의 한옥마을을 참관하고 한옥마을에서 하루밤 체류하면서 체험생활을 하게 되였는데 그중 가장 인상깊은 일이라면 한복을 입는 방법과 자세를 배우고 직접 체험한 일이다. 그날 나는 강사님의 부름으로 연수생들앞에 나서서 한복에 두루마기를 걸치고 량반들이 쓰던 갓과 정자관을 쓰고 나서는 행운을 가지기까지 하였었다. 물론 그런 복색차림으로 나선 나는 평소와는 다른 나였기에 연수자일행들의 포복절도를 자아냈지만 난 그 순간이 어쩌면 그렇게 좋을수가 없었으며 지어 행복하기까지 하였고 또 그런 복색으로 당장 거리를 활보하고 싶은 마음까지 생기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참으로 잊을수 없는 순간이여서 지금도 잊을수 없는 그날의 장면을 찍은 사진을 자주 보군 한다.
한복은 력사를 거슬러 올라가 고구려시기에 기원하였으며 그로부터 오랜 시기를 거치면서 생활의 편리에 따라 개량되였다. 지금의 한복은 생활의 편리에 따라 많이 개량되였지만 전과 같이 가볍고 입기 편리한 특점은 여전히 변함없다. 특히 계절에 따라 색상과 원단이 다를뿐 평민이든 대통령이든 모두 같은 한복을 입는다는것이 한복으로서의 특점이라고 할수도 있다. 한복은 지금까지 우리 백의겨레만의 복장으로서 입으면 반듯하면서도 화사한 느낌을 주고있다.
귀국하기전에 서울 동대문시장을 돌아보게 되였는데 촘촘히 들어앉은 가게마다 각양한 옷을 전시한 광경이 눈길을 끌었으며 더우기 손님을 깍듯이 대하는 태도는 시장을 나오는 내내 즐거운 마음이 되게 하였다. 동대문지하철을 리용하려고 역에 들어서니 한복전문 매점이 눈앞에 나타났는데 눈이 부시게 화려한 원단들이 눈길을 끌고 발목을 잡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거기다 온얼굴에 웃음을 띄우고 친절하고도 자상하게 원단과 한복의 종류를 설명하는 사장아저씨의 모습은 너무나 보기 좋았다. 연수에서 한복을 알게 되였고 또 한복에 갓과 정자관을 쓴 잊을수 없는 즐거운 추억이 있는데다 원단 또한 너무도 좋아 결국은 하늘색 한복 한벌을 맞추기에 이르게 되였다.
비록 옛식이 아닌 개량한복이지만 색상이 우아하고 또 가볍고 입기 편하여 새로 맞춘 한복을 입어보는 순간 실로 말그대로 날듯한 기분이였으며 이름할수 없는 심정이였다. 집에 돌아와 한복을 옷장에 정히 걸어놓으면서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었다. 한복은 우리 민족 고유의 민족복장으로서 한복에는 민족의 넋과 얼이 그대로 슴배여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한복을 모르고 한복을 잊는다면 결국 민족의 뿌리를 모르고 민족의 정신을 잊는다는것과 다름이 없을것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슬기롭고 지혜로운 민족이다. 한복자락을 날리면서 일제의 통치에 맞섰고 한복자락을 날리면서 구국의 길에 나섰으며 한점 후회없이 젊은 청춘을 바쳤었다. 또한 한복자락을 날리면서 남부녀대하여 두만강과 압록강을 건너 살길을 찾아 여기 만주로 건너와 삶의 터전을 닦고 이제는 이 나라의 주인이 되여 자신의 삶을 떳떳이 영위해나가고있다. 지금도 단오명절이나 추석명절 그리고 큰 행사나 모임, 환갑잔치나 결혼잔치때면 남녀로소가 한복을 입고 어울려 즐거움을 나누는데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며 타민족의 부러움을 자아내기까지 한다. 한복은 이렇듯 우리 민족의 상징으로서 우리 민족과 함께 해왔으며 또 지금도 함께 해오고있다.
나는 오늘도 옷장에 정히 걸려있는 한복을 보면서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한복을 입는것도 좋지만 우리 민족의 넋과 얼을 잊지 않을것이며 더우기 우리 말과 우리 글을 가르치는 신성한 사업을 하는 나로서는 자라나는 후대들에게 우리 말과 글은 물론 우리 민족전통문화도 옳바로 전수하여 그들이 계승발전시키게 할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한복을 입어도 떳떳할것이며 또 한복을 입은 나를 보고 모두가 보기 좋다고 칭찬한다면 진정 마음으로 부끄럼없이 받아들일수 있을것이다. 그것이 바로 한복을 입는 나로서의 진정한 의미가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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