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 있은 일이다.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멀리 산골양어장에 낚시질을 떠나게 되였는데 가는 도중에 잠간 볼일이 있어 산골마을에 들리게 되였다. 바로 산밑에 위치한 마을인데 산우에서 나무를 해서 굴리면 집마당에 떨어질수 있는 그렇듯 나무가 흔하고 물이 좋고 거기다 물고기도 많아 정말 말그대로 장작불때고 이밥 배불리 먹는 살기 좋은 고장이였다. 물이 하도 좋아 따로 수도를 파지 않고 산의 샘물을 그대로 끌어들여 집집마다 수도물로 공급하니 더 말치 않아도 알수 있을것이다.
그렇게 물좋고 공기좋아 너도 나도 잘살아보겠다고 찾아들던 마을이 지금은 너무도 조용하다못해 괴괴하여 오직 귀뚜라미와 베짱이의 울음소리가 판을 치고있었다. 마을가운데까지 가면서 볼라니 많은 집들의 창문에 널판자를 대고 못을 박아놓았었는데 그건 분명히 주인이 없어 집을 철거한 집임에 틀림없었다. 헌데 눈길을 끄는것은 빈집도 또 널판자를 박아놓은 창문도 아닌 풀이 마음대로 자란 가운데 떡 벋히고 선 과일나무들이였는데 앵두와 사과가 가지가 휘도록 달려있는것이였다. 때는 한창 앵두철이였는데 그렇듯 가지가 휘게 앵두가 달리다못해 땅밑에까지 익은 앵두가 한벌 깔리게 떨어져있었다. 그런 앵두나무를 바라보노라니 저도 모르게 입안에 신침이 감돌아 차를 세우고 앵두나무곁으로 달려가 가지를 메운 앵두를 한웅큼씩 훓어서 걸탐스럽게 먹게 되였다. 그러노라니 저도 모르게 어린 시절의 일들이 파라노마로 떠오르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내가 보낸 동년시절에는 앞뒤터전이 있는 집이라면 앵두나무나 사과나무 한두그루쯤은 다 있었지만 집에 터전이 없는 집은 그럴수 없었기에 과일나무가 있는 집이 그렇게 부럽지 않을수가 없었다. 하기에 저녁이면 과일나무가 있는 집의 바자를 넘어 들어가서 과일서리를 하군 하였는데 때로는 주인장이 비추는 전지불에 혼비백산하여 엎어지면서 도망하느라고 어쩔줄 모르기도 하였다. 그러면 뒤에서 주인장이 헛기침을 하면서 “이놈들, 먹고싶으면 낮에 와서 마음놓고 따먹거라. 고양이처럼 저녁에 다니지 말구”하는 소리가 들리면 어린 나이였지만 공연히 얼굴이 화끈거려남을 어쩔수 없었다. 그 시절에는 먹을것이 귀한 시절인것도 있지만 동네에 아이들이나 사람들이 많아서 과일이 남아돌수가 없었다.
내가 그렇게 걸탐스럽게 앵두를 따서 볼이 미여지게 입안에 쑤셔넣고있는데 “차라리 가지채로 뚝뚝 끊어서 가져가십시오”하는 낯선 소리가 들려오기에 돌아보니 늙은이 한분이 나의 곁에 다가와있었다. 나는 나이와 걸맞지 않은 나의 행동에 무안함을 금치못하면서 얼굴을 붉히였다.
“가지채로 꺾어가면 나무가 상할가봐…”
“괜찮소. 사람이 없어서 과일이 달려도 먹을 사람이 없는데 나무가 상하면 어떻구 괜찮으니 편할대로 하십시오”
늙은이는 한숨까지 길게 쉬면서 마을에 남은 사람이 겨우 20여명으로서 나무에 달린 과일도 먹을 사람이 없어서 썩어간다고 한탄하였다. 늙은이의 말을 듣노라니 방금까지 맛나게 먹던 새콤달콤하던 앵두맛이 어디로 갔는지 알길 없이 대신 입안이 씁쓰레 해짐은 어쩔수 없었다.
너도 떠나고 나도 떠나다보니 모두가 떠나고 남은 사람들이란 늙은이들뿐이여서 모두가 새농촌건설로 마을길을 닦는다고 법석을 떨지만 이 마을은 로력이 없다보니 꿈도 꾸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마을의 길은 전의 모래길이였으며 철거를 한 집이 많아 살다가 금방이라도 달아난 마을같이 어수선한 기분이였다.
노래나 시에서 보면 어디가나 고향을 잊지 못해서 저녁이면 고향을 그리고 달빛을 보아도 고향생각에 눈물이 저절로 난다고 하는데 마을을 떠나 사처로 간 사람들은 자기가 살던 고향마을을 얼마나 그리고있는지 묻고싶은 마음이다. 진정 고향을 그린다면 그리움에만 그치지 말고 한번쯤 고향을 다녀오면서 고향의 일에 관심을 돌리고 사라져가는 고향마을을 지키는데 한힘을 보태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노래와 시에서 그리움만 읊조려서는 앵무새격이 될것인즉 아무런 쓸모도 없을것이다.
차에 앉아 낚시터로 다시 출발하는 나의 마음은 흐리터분해지면서 종시 걷힐줄 몰랐다. 어쩌면 숱한 과일을 가지가 휘도록 부담스럽게 안고있는 저 과일나무들이 외롭지 않을 그날이 올것이라고 믿고만 싶은 마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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