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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살만한 비법− 코로 숨쉬기
2013년 07월 29일 13시 20분  조회:1869  추천:0  작성자: 홍천룡
21세기에 살만한 비법− 코로 숨쉬기

홍천룡


20세기말까지는 늘 앞날이 창창할것만 같아 보였는데 21세기초반에 들어서고 보니 늘 눈앞에 시뿌연 안개만 끼쳐온다. 사스가 돌개바람처럼 불어쳐서 지구촌을 공포에 떨게 하더니 요즘엔 신종플르가 만연되면서 사람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게 한다. 하얗고 까맣고 파란… 오늘아침에는 노랑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다.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사람만이 어딘가 좀 위생적이고 문명적이고 예방의식이 있는 사람같아 보인다.

신문지상과 텔레비뉴스프로에서는 매일과 같이 어느 나라 어느 곳에서 신종플르에 감염된 사람이 몇천명인데 얼마 치료받고 얼마 죽었다는 보도가 련발되고있다. 그래서 문밖에만 나서면 당장 신종플르바이러스가 입안으로 훅 날아들것만 같다. 사람이 죽고사는 생사고비에 이르는가 하는 일인데 소홀해서야 되겠는가! 마스크가 아무리 비싸다고 해도 10원을 넘는 것이 없는데! 재채기 한번에 몇십만개의 바이러스가 뿜겨져 나간다고 하니 세상살기가 무서운 판이다. 옛날 강냉이”워워”떡에다 시래기장국만 먹었을 때에는 이처럼 무서운 전염병은 안돌았는데…

초겨울에 들어서면서 푸실푸실 내리는 첫눈을 맞고 나도 감기에 걸렸다. 코가 딱 막히고 코물이 쉴새없이 줄줄 흘러내리고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약방에 달려가 “우황해독환”에 정통편을 사다가 생강 끓인 더운물에 몇알씩 먹었지만 별로 효험이 없었다. 말을 해도 코맹맹이소리만 나갔다. 한 친구가 사무실에 찾아왔다가 앉으라는 나의 말에 “야, 너 독감에 걸렸구나. 앗쓸하다!”하며 그자리로 되돌아나갔다. 그 다음날에는 생일파티가 있어 호텔의 술상에 앉게 되였다. 내가 감기에 걸렸다는 소리에 모여 앉았던 사람들의 눈이 허공으로 빙 돌아가는것이였다. 곁에 앉았던 녀석은 저쪽상에 앉은 아무개를 부르며 “저 자식이 오랜간만이구나!”하며 가서 인사수작을 걸더니 아예 거기에 눌러앉는다. 세월의 변화란 무섭다. 작년까지만 해도 감기쯤 걸렸다 해도 서로 끌어안고 입이라도 맞출양 부어라 마셔라 하던 친구들이 아니였던가!

할 수 없이 동네에 있는 작은 진료소를 찾아갔다. 거기에서 나는 평생 지켜나가야 할 예방비법을 알아냈다. 아주 간단한 방법, 너무 간단하여 거짓말 같은 방법, 즉 계절이 바뀌는 환절마다 입을 꾹 다물고 코로만 숨쉬라는 것, 바로 그 방법이다. 코가 꽉 멨는데 어찌 입을 다물고 숨쉬겠는가고 했더니 의사는 코가 막혔기에 코로 숨쉬지 않으면 코안에 코물이 뭉치여 균이 더 많이 생길수 있다고 하였다. 고인물이 썩는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면서 밖에 나가 입을 꾹 다물고 한 20분간 걸어보란다. 입을 다물고 걷자니 숨이 꽉 막혀왔다. 허지만 페의 활량력도 대단했다. 숨이 막히니 페가 가만 있지 못했다. 가슴이 팽창되는듯 부풀고 목대가 뻗뻗해지며 입안이 꽉 조여드는 감에 면부가 경직되면서 코안에서 찌륵찌륵 소리가 났다. 위생지로 코를 탁 풀어버리니 좀 시원해났다. 몇분간 더 걸으니 코안이 완전히 열리면서 페부까지 시원해났다. 약 20분간 걸으니 거짓말 같게 코가 완전히 열렸다. 다만 코물이 쉴새없이 질질 흘러내렸을 뿐…

며칠후, 감기가 떨어진다음 퇴근길에서 그 의사를 만나 감사의 인사를 올렸더니 “어험, 시시하게 아무 사람에게나 눅거리로 가르쳐주는게 아니웨다. 선생이 글을 좀 쓰신다기에…”하고 시큰둥한 자세를 내는지라 “아하, 사은이 지극하신데 어찌 말로만 감사를 드리오리까 오늘저녁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자−”하며 나는 그를 억지로 끌었다. 그래서 술값보다 더 큰 수확을 얻게 되였다. 의사의 말에 의하면 사람은 주로 코와 입으로 숨쉬는데 코로 숨쉬면 안전하다는것이다. 왜냐하면 코안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려과시키는 여러가지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기에 만약 혼잡한 공기가 들어온다 해도 그걸 “려과”시켜 얼마간 정화된 공기를 페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허지만 입으로 숨쉬면 혼잡한 공기가 그대로 기관지를 통해 페로 직접 들어가기 때문에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의 “침습”을 서슴없이 받을수 있어 감염이 빠를수 있다는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감기에 걸리면 코가 막힌다고 대개 입으로 많이 숨쉬니 그 감염이 더 빠를수밖에 없다는것이다. 의학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것이 과학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일정한 도리가 있겠다고 믿어졌다. 화는 입으로 드나든다고 하지 않는가! 아닌게 아니라 사람이 살면서 그 입이 통 문제다.

의학적으로 말한다면 우리의 몸에서 각종 질병을 일으킬수 있는 병균이나 바이러스 그 대부분이 입을 통해 들어오고 음식학적으로 말한다면 우리 인체내의 각종 독소를 생성하는 생물체의 영양도 그 대부분이 입을 통해 들어온다. 사회학적으로 말한다면 입으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화를 많이 입게 된다. 입을 막고있는 사람일수록 안전하다. 그런데 입을 막을 수가 없다. 코는 막아도 되는데 입은 막으면 생명이 정지되게 된다. 입이란 일단 열기 시작하면 잘 닫아지질 않고 열면 열수록 커지는 법이다. 그래서 사람이 살아가노라면 화를 면치 못한다. 다만 그 입을 놀리는 차수에 따라 화를 많이 입는가 아니면 적게 입는가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어르신님께서 젊은이가 물설고 낯선 타향으로 가거나 다른 단위로 전근할 때면 늘 타이르는 말씀 한마디가 있다. “입을 잘 단속하거라. 경 칠라!” 헌데 그 입을 단속하기란 그렇게 수월한 노릇이 아니였다. 지난 20세기에는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 적어서 탈이 많이 생겼었는데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 많아서 화를 면치 못하고있다. 중국에는 “파재면재”(破财免灾)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재산을 털어서라도 화를 면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재산을 털어서 화를 사들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매일 입이 놀새가 없게 만든다. 그 입으로 매일 “폭탄주”가 터져들고 그 입으로 매일 “륙,해,공” 삼군이 날아들어 그 입안에는 매일 “포연”이 자욱하다. 제1차세계대전에 사람이 얼마나 죽고 제2차세계대전에 4대양 5대주에서 얼마나 화를 입었던가! 오늘날 제3차대전이 입안에서 매일 벌어지고 있으니 오장륙부가 화를 입지 않고 견디여내겠는가!

화를 당하고 상처를 입은 다음에야 사람들은 “소를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 인삼록용을 장복한다, 병원에 가서 항생소가 들어간 닝게르물을 혈관에다 주입한다, 모아산이 낮다고 매일 수십리씩 오르내린다, 밖에 나서면 마스크를 낀다…또다시 다른 화를 불러오고있는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우리가 속이 편안한 나날을 얼마나 보냈던가? 닭병이 돈다고 닭무리채로 매장하고 광우병이 돈다고 소고기도 마음대로 못먹고 테로사건이 빈발하니 외국에 나간 자식들 때문에 근심에 잠겨 한숨만 쉬고 거기에 사스니 신종플르니 뭐니 하니까 밖으로도 마음대로 나돌지 못하고… 래일엔 또 무슨 무서운 돌개병이 돌지… 구름이 꽉 낀 어스름이 눈앞으로 어설피 밀려만 드는 것 같다. 21세기에 무고하게나마 살아갈수 있을가?

얼마든지 있다. 다리를 쭉 펴고 편안하게 살아나갈수 있는 비법이 다름 아닌 코로 숨쉬기이다.

우선 코로 숨쉬자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 입을 다물고있는데 습관되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적게 된다. 너무나도 입으로 들어가야 할것이 많아진 세월이라 욕심을 버려야 할 때가 돌아왔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또 찾아왔네”라는 노래처럼 동냥바가지짝을 안고 다니는 거지가 병들어 죽는 법은 없다. 그리고 말이 점점 다사해지는 21세기에 입을 다무는데 습관되면 그만큼 말이 적게 나가기에 그만큼 화를 적게 입게 된다.

그다음 코로 숨쉬게 되면 항생소나 호르몬이 들어간 주사를 적게 맞을수 있고 웬간해서는 마스크를 끼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소문에는 당시 “사스”에 감염되였거나 예방치료를 받은 사람들 가운데서 대퇴골괴사에 걸린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호르몬성분이 들어간 닝게르주사를 많이 맞은 탓이란다. 그리고 코로 숨쉬면 마스크를 끼기보다 예방효과가 더 좋다. 지금 적지 않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껴야 할 곳에서는 끼지 않고 끼지 말아도 될 곳에서는 끼고 다닌다. 즉 밖에 나가서는 끼고 실내에 들어와서는 벗는다. 바뀌여진 예방법이다. 밖에는 공기류동이 잘되고 산소가 충족하고 해빛이 강하기에 일반적으로 바이러스감염이 불가능하지만 실내에서는 특히 겨울에 공기가 혼탁하고 습도가 높고 사람접촉이 많기에 감염이 가능해진다. 때문에 밖에 나가든 실내에 들어오든 입을 꾹 다물고 코로 숨쉬면 마스크를 끼기보다 편리하고 효과도 더 좋다.

그리고 코로 숨쉬는데 습관되면 코가 차고더운 기후변화에 적응되고 향내, 구린내, 비릿내, 지린내 등 냄새에도 후각이 예민해지기에 각종 기후변화에 대응할수 있고 천차만별로 변하는 세월에 자기에게 알맞는 냄새를 찾아서 무난하게 호흡할수 있게 된다.

생명공학에서 지금 생명을 이어나가고 위기에 빠진 생명을 구할수 있는 줄기세포까지 줄기차게 연구되면서 여러가지 과학연구가 인류의 아름다운 미몽을 점차 현실로 접선시켜주고있지만 그 모든 것은 어디까지나 인체밖에 있는 외부조건에 불과한것이다. 인류의 선조, 원시인들로부터 넘겨받아온 인체구조의 생리특점이 지금 오늘날에 이르러서 역시 우리의 생명을 이어주고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데는 그 무엇보다도 선차적이고 기본적인 작용을 논다. 21세기는 달나라로 별나라로 날아다니는 세월이 된다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오히려 원시적으로 지켜나가는 것이 더 명지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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