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평론을 쓰면서 매번 부딪치는 문제는 도대체 수필의 가치를 어떻게 보아야 하고 또 평가해야 하느냐 하는것이다. 여타의 문학쟝르들, 이를테면 시, 소설, 희곡 등에 대해서는 수많은 비평방법들이 개발되여 어떻게든 분석하고 평가할수가 있는데, 수필에 대한 비평방법은 아직도 모색단계에 처해있어 번마다 고민하지 않을수 없다. 그러나 남계(남호손)의 수필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즉 삶의 참모습을 찾아보려는것이 남계의 글쓰기 리유나 목적이 아닐가 하는것이다. 삶의 구경(究竟)을 찾으려는 시도는 문학하는 사람으로서는 누구든 한두번은 있음직한 일이고 또 문학인생의 전 과정을 통하여 그것을 중심과제로 삼은 문학인들도 더러 있다. 그런데 수필이라는 문체가 허구가 아닌, 실화이기때문에 남계가 수필을 통하여 그러한 삶의 구경, 삶의 참모습을 찾으려는 시도는 보다 더 치렬해보이고 또 독자의 마음에 와닿는것 같다. 그리고 삶의 구경이라는것은 어차피 한 인간의 정체성(正體性)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므로 남계의 수필은 결국 정체성 확인의 한 수단이 되고 있는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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