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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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현대인의 타락한 도덕 꼬집기
2006년 04월 24일 00시 00분  조회:5791  추천:68  작성자: 황유복
3. 현대인의 타락한 도덕 꼬집기

그러한 남계의 가치기준 혹은 삶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또다른 화법이 있다. 현대인의 타락한 도덕에 대한 비판이 그것이다. 외관적 아름다움에만 집착하며 돈독에 찌들어(물질만능주의) 황페해진 마음을 가리려는 현대인의 현대병에 대한 비판은 앞의 《옥년이와 봇나무》에서도 보았거니와 남계는 그러한 꼬집음을 통하여 우리에게 진정 가치있는것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해준다.

먼저 《가슴속에 새겨진 할머님의 초상》에 나오는 훈이의 이야기를 보자. 훈이의 이야기에 앞서 이 수필에서 남계는 마을 잔치집에 따라가려는 손자를 떼놓고가면서 하던 할머니의 의미심장한 타이름을 적고있다. 이 소년, 즉 어린시절 남계에게 있어서 할머니는 《언제나 엄격하시면서도 때로는 너그러우신 위대한 부성의 사랑과 자애로우시면서 항상 강인하신 모성의 사랑》을 함께 지닌 어버이다. 유복자로 태여나서 두살에 어머니마저 잃은후 줄곧 할머니 슬하에서 성장했기때문이다.(《저녁노을이 붉게 물들면》 참조) 그에 이어 훈이의 불우한 경력이 서술된다. 요약하면 부모의 리혼때문에 버려져 이집저집 옮겨지면서 모든것을 운명에 맡기고 체념해버린 무감각한 상태에 처한 아홉살짜리 소년이였다. 그 소년을 남계는 자신이 관여한 소학교 기숙반에 들여보내며 기를 살려주기 위해 옷이며 학용품을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장만해준다. 할머니의 기억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남계가 훈이의 이야기를 꺼낸 목적이 자신의 소행을 자랑이나 하려는데 있는게 아니다. 어처구니없이 높은 리혼률때문에 훈이와 같이 버려지는 애들이 점점 늘어가고, 또 돈벌이를 나간다고 애들을 할아버지 할머니나 친척집에 맡겨놓고 한국으로, 국내 도시로 몰려가는 사람들을 꼬집기 위해서다.

일부일처제의 사회에서 어느 정도의 리혼률은 당사자에 대해서나 그 자녀에 대해서나 모두 합리적이라 할수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우리 조선족사회에서 급속히 늘어난 리혼률은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다. 그중에는 당사자 자신들에 대해, 혹은 그 자녀들에 대해, 아니면 당사자와 자녀들 모두에게 불리한 리혼이 상당히 존재한다고 보기때문이다. 이러한 판단의 오류를 부채질하고있는것이 바로 향락주의와 리기주의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그러한 향락주의와 리기주의는 잘못된 가치관에서 비롯된것이라 할수 있다. 신문을 통해 훈이의 부모를 찾아냈을 때 그 아버지라는 사람은 잠적해버린 대신 어머니는 어려운 처지에서도 훈이를 데려다 키우겠다고 찾아온다는 이야기에서, 특히 기쁨에 도취되여 엄마의 손을 꼭 쥐고 따라가고있는 훈이의 모습을 통하여 남계가 우리에게 제시한 삶의 가치는 의미심장한것이 아닐수 없다.

현대인의 이러한 삶에 대한 무책임함에 대하여 남계는 《사랑의 사회학》에서 보다 예리하게 꼬집고있다. 사랑에 대한 TV특별토론에서 20대 젊은 처녀로부터 60대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 자신들의 남자친구나 남편들이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 아끼고있다고 불만이더라는것이다. 서양문화 특히 헐리우드영화로 대표되는 미국문화의 영향임은 더 말할것도 없다. 그런데 곧이어 남계는 중국남자들은 《워 아이 니》라는 사랑표현을 람용하지 않는 대신 한번 결혼하면 쉽게 리혼하지 않는데, 즉 백년해로가 아직까지도 중국에서는 기성세대의 보편적인 사랑의 가치로 되여있지만 《어쩌면 숙녀들에게 저토록 친절할수 있을가》라고 감탄할 정도로 하루에도 수십번씩《아이 러브 유》를 곱씹어대는 미국남자들은 결혼후 쉽게 리혼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니까 이제 TV나 영화를 통해 헐리우드문화에 물젖어가고있는 상황에서는 중국남자들의 《워 아이 니》라는 표현이 잦아질수록 리혼률도 높아질수밖에 없다는것이 남계의 견해이다. 리혼률의 상승은 곧 불행한 아이의 양산을 의미한다. 그리고 《부모들의 사랑으로 커야할 어린시절, 가장 친밀했던 보호자들의 관계해체로부터 받은 상처는 평생을 두고 아픔을 줄수 있다.》(《사랑의 사회학》에서) 여기서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하는 사실을 보게 된다.

1999년에 연변조선족의 리혼률은 2:1에 이르러 미국을 릉가했다는것이다. 그리고 이런 리혼률의 급상승은 한국인과의 위장결혼, 시골 젊은이들 특히 처녀들의 도시진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더욱 우려를 금할수 없게 한다.

남녀의 성적매력은 3년정도밖에 유지하지 못한다는 보고가 있듯이 결혼제도와 사랑의 자유는 언제나 모순된다. 따라서 결혼제도는 사실상 사랑의 자유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가족과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라 할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도하에서 리혼도 마다하지 않고 사랑의 자유를 추구하는것은 대개가 리기주의나 향락주의때문이라고 볼수밖에는 없는것이다. 사랑의 자유를 위해 발굴(?)해낸 또다른 방법이 외도라고 남계는 말한다. 그러나 불륜은 사랑을 말초적이고 단순한 성접촉으로 전락시킨다. 그렇다면 《사랑은 없고 포르노만 남은 사회에서 우리는 행복을 계속 희망할수 있을가.》라는 질문은 너무나도 절실한것이다.

남계가 현대인의 도덕적타락을 꼬집으면서 가장 많이 지적한 내용은 리혼문제이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 조선족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나서고있는 리혼률의 급격한 상승현상과도 관련되겠지만 보다 더 중요한것은 그러한 리혼률 급상승의 리면에 무책임한 현대인의 리기주의나 향락주의가 도사리고있다고 생각했기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한 무책임함이나 리기주의가 한두사람의 개인의 문제라면 몰라도 그것이 심각한 사회적문제로 부상했을 때는 전반 사회의 가치관이나 도덕적기준이 해체될 우려가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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