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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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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마음 (외 3수)
2014년 03월 11일 16시 30분  조회:1063  추천:1  작성자: 강효삼

십자길에 앉아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하얀 로인 한분

지금 로인이 앉아있는 곳으로

두갈래 길이 나 있다

죽음과 삶의 길이

로인은 가고싶지 않다

그래도 죽음의 길로는

로인은 부득부득

앉아버틴다 제자리를 뭉개며

얼마를 더 버티려고

정녕 고집부리지 마시고 어서 가시라해도

로인은 거절하며 오히려 자신의 낡은 철학을 푼다

ㅡ날 그대로 두게

죽음을 앞에 둔 늙은일수록 더 살고싶다네.

영춘화

봄 오는 발자국 먼저 귀 기울여 듣고

줄레줄레 어깨겯고 기다린다

온다는 기별 없이 봄은 아직 저 먼 백설우에서

늦잠을 자고있는데

어느새 번쩍 튕기는 환영의 눈빛

한바탕 자는 세월을 들깨우며

와락와락 꽃몽우리 터치는 소리

꽃이 피네 순진한 소녀의 달거리인양 빨간 꽃들

백설우에 포르르 주저앉으면 이게 바로 봄날의 꽃잎들

뿌리 없이도 활짝 피는 영춘화

서로가 마주치는 눈빛속엔 봄의 의미가 들어있어.

유 혹

속살을 간지럽히여

엄지손가락 내들고 칭찬하는

해살의 얇은 유혹 견디다 못해

그만 가슴을 활 열어준 겨울처녀

해살과 한데 뒹굴며 동침하더니

봄을 출산하였네

쩝쩔한 양수를 쏟으며.

진달래 련가

애틋한 그리움의 사연들로 하여

서러운 리별의 눈물로 하여

일찍 왔다 일찍 가는가

가지 말라 오래 붙잡고싶은 꽃이여

너를 안고 한백년 돌리

ㅡ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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