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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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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에서의 사색
2016년 05월 10일 09시 50분  조회:1127  추천:0  작성자: 강효삼

       (흑룡강신문=하얼빈) 말로만 자주 듣던 한국 서울의 대림동에서 난생 처음 보름이라는 시간을 체류했다.백문이 불여일견이라더니 특별이 한족과 조선족들이 많이 집거하여 대림동은 명실공히 서울안의 중국거리나 다름없었다.

  그리하여 스스럼없이 들리는 중국어,함경도,평안도,경상도 말씨가 한데 뒤섞여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그리고 중국음식점, 중국상점, 직업소개소, 환전소 등 한국사람보다는 중국조선족과 한족을 상대로 하는 크고 작은 간판들 속엔 심지어 사천의 마라탕에 동북타래떡과 만두를 판다는 간판도 있었다.그밖에 노래방 또한 곳곳에 연변사람들을 위한 연변노래방도 있었다.. 대림동은 매우 자유스런 거리다. 법과 질서를 위반하지 않으면 소신껏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거리다. 어느 계선까지 동그라미를 쳐놓고 그 속에서는 중국사람으로 살아보라는 것인가?

  들리는 말에 대림동은 경찰들도 관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선지 아무데나 뱉아놓은 가래침과 되는대로 널린 담배꽁초가 여기 저기 자주 눈에 띄웠다.좀은 부끄럽고 유감스러웠다.집에서 새는 바가지 나가서도 새는 격인가? 중국에서 하던 습관을 못버린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대림의 낮은 이렇다 하고 밤은 어떠할까? 살펴보기 위해 토요일과 일요일날 일부러 대림거리를 산책하였다. 지금은 한국행이 아주 편리하여 가족이 나가 함께 생활하는 가정이 많다고 들었는데 가족을 떠난 외로움과 그리움이 그래도 해소된 것은 아닌지 휴식날 밤 외출이 빈번했다. 곳곳에서 남성들이 술마시고 좋은 기분에 큰 소리로 떠드는 장면과 남녀들이 한데 몰려 다니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전에 불법체류 단속을 할때야 어디 이런 풍경이 있었을가? 이런 기회에 친구들끼리 술을 마시며 직장에서, 회사에서, 건설현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확 풀어버리는 것 같아 좀은 무질서해 보였지만 이해가 되었다. 이것은 또한 아무리 같은 민족이라고 해도 오랜 세월 다른 체제에서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했기에 이질적인 차이 때문에 다년간 한국인들 속에 있지만 그들 세계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원인과도 관련이 있다.그러니 한국에 살면서도 부득히 같은 문화권에서 오래 생활해온 조선족끼리 내왕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에 와 가족별로 사는 사람이 날로 많아져 생일도, 잔치도, 환갑연도 심지어는 어린아이 돌잔치까지 한국에서 가진다고 한다.그리고 동창회, 향우회 등 동아리들이 따로 있어 그렇게 자주 만나 스트레스를 풀면서 우의를 돈독히 하는 것은 좋은데 소비가 늘어나고 술자리가 잦다고 한다.부조돈만해도 대국의 기질이 있어 통크게 10만원, 20만원,서울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인의 생활패턴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점차 중국에서 생활할때의 그 생활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다.그러므로 돈은 많이 벌지만 별로 남지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저런 허점이 있는 와중에도 이제 출입국정책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의 왕래가 매우 쉬워졌고 합법적인 체류자가 많아 거리를 다니는 사람 역시 자유스러웠으며 불안이나 공포감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 반가왔다.이제 한국행은 조선족에게 거의 자유왕래라 해도 되지 않을까? 거의 7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가 있다니 조선족인구의 3분의1 이상이 한국에 정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제 한국땅은 서울을 위주로 어디가나 중국조선족이 섞여있는 곳으로 되고 있다.

  전엔 월세나 고시원 등에서 거주했다면 이젠 점차 전셋집,더 나아가서 형편이 좋은 사람들은 아예 아파트나 빌라같은 개인주택을 사고 눌러앉은 것이다. 대림동에서 필자가 요해한데 의하면 한국에 가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고향에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 젊은 계층들이 더욱 그러한데 만일 그렇다면 조선족의 미래는? 백여년 지켜온 우리의 민족공동체는 어떻게 될 것인가? 뒤를 이어나갈 후계자가 없다면.그래서 누군가는 조선족의 한국에로의 이민설도 나오는데 그렇게 되면 조선족이 한국국적이 되어 한국에 마음놓고 정착할 수 있는 것인가? 그러다가 중국이 한국보다 더욱 좋아진다면 어떻게 할것인가? 그러지 않아도 요즈음 한국에 국적을 올린 사람중에 후회하는 사람이 있다.어떤 사람은 국적을 올렸다가 거액의 돈을 밀어넣고서야 한국국적을 취소하고 중국국적을 다시 회복했다고 한다.

  한국행은 날이갈수록 세대차이와 계층차이를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행위들의 뒷받침은 바로 같은 민족이지만 국적이 다름으로 하여 받게 되는 차별에서 느끼는 자괴감으로 중국 조선족은 지금 한국에서 오랫동안 정착하면서 한국문화에 많이 적응하여 자신이 외국인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평등하게 대하기를 바라지만 이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같다. 조선족들의 욕망과 달리 한국인은 엄연히 한국인이고 조선족은 조선족이면서 달리 붙여진 이름은 " 중국동포"아니면 "중국인"이다. 이번 20대 국회위원선거에서 당선 희망자들이 웃움을 지으며 선거공약을 발표하고 심지어 국민 앞에서 도와달라고 엎드려 절을 하지만 어느 여당,야당 할 것 없이 어느 누구의 당선 희망자들도 재외동포에 대한 언약은 한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그만큼 한국정치인들의 심목 중에는 확실이 조선족은 없는 것이다.물론 선거기간이여서 투표를 할 수 없기 때문일 것으로 이해가 된다.공연히 "이민법이요.국회위원이 나와야"한다고 말하지만 그런 좋은 말 잘못믿었다가는 "떡줄놈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격이 될 수도 있다.

  조선족은 어디까지나 중국의 조선족이다.그래서 정녕 우리는 누구인가 물음을 수시로 제기하게 되는 곳이 바로 서울의 중국거리-대림동이다.오랜 세월이 흘러가면 처음 우리가 한국땅에 발을 디딜때 낯설듯이 이제 중국에 돌아오면 중국이 낯설어질 것이다. 더구나 점차 중국의 정치제도, 사회생활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참여하지 않으면서 중국을 모르는데서 삶에 많은 불편이 제기될 것이다. 특히 가장 걱정되는 것은 자라는 아이들이다.그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교육을 받는다. 그러므로 중국인이지만 중국어를 모른다. 중국어를 모르고 중국에 와서 어떻게 적응할 수 있는가? 때문에 시계추처럼 반복하다보면 우리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닐 것이다.

  우리는 어찌해도 중국의 조선족으로 중국의 물을 먹고 자랐기에 중국문화의 영향이 깊이 베여 중국에 살 수밖에 없는 중국사람이다.물론 중국사람으로 산다고 하여 자기민족 정체성을 잃고 살아서는 안된다. 소수민족에 대한 정책이 좋은 나라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동질성을 지키면서 앞서가는 민족으로 살아야 할 것이다.

흑룡강신문 2016-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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