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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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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망신
2014년 12월 17일 08시 48분  조회:3159  추천:10  작성자: 김태호

개는 기나긴 세월 충성과 의리를 보여준 우리 인간들과는 아주 우호적인 동물이다. 생활이 풍요로와진 요즘 개는 인간의 생활권에 더욱 깊이 침투하였을뿐만 아니라 그 위상도 한층 높아졌다. 어느 사이인가 애완견으로부터 반려견으로까지 승격하였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개와 관련된 말은 좋은 말보다도 비웃음이나 욕이 될때가 훨씬 많다. 우리 말에서 어두에 개자가 붙으면 그 의미는 아주 추해진다. 개자식,개소리,개수작,개량심,개판… 등 이루헤아릴수없이 많다.

인간들은 엄청나게 큰 망신을 개망신이라고 한다. 인간의 개망신중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21세기에 진입한지도 한참되는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있는 개망신행위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로상방뇨(路上放尿)이다. 특히는 남성들에게서 흔히 볼수 있는 저질적인 행위이다.

요즘 남성들은 무슨 까닭인지 남의 눈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길을 가다가도 아무곳에서나 방뇨한다. 녀성들이야 있건말건 아무 상관없다. 맞은켠에서 녀성이 걸어오는것이 보이면 지나가기를 기다리거나 혹은 피하기라도 할것이지 아예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제볼 일을 본다. 주춤거리거나 멈칫하는체도 하지 않고 아주 태연자약하다. 돈많은 부자들이라고 낫다는 법은 없다. 벤츠나 BMW 등 고급차를 몰고다니는 부자들도 주행하다가 길가에 아무렇게나 차를 세워놓고 행인들을 무시한채 냅다 방뇨한다. 인간으로서의 매너가 추호도 없다. 유치원에서 손주들을 맞아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손주들이 소변을 보겠다고 하면 유치원출입구이든 공공뻐스정류소이든 가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소변보게 한다. 우리가 자라던 어린시절때만해도 어른들은 렴치를 알고 남의 눈을 의식하면서 눈에 띄지않는 곳을 일부러 찾아서 해결했는데 요즘 남자들은 청천백일하에서 또한 만인의 주목속에서도 뻔뻔스럽게 용변을 보니 그 한심한 정도가 과연 말이 아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면 정신문명도 그에 따라 자연진보하게 돼있다. 그런데 유독 중국인만은 그게 잘 안된다는것이 참 이상한 일이다. 중국도 이만하면 경제적인 부를 창출했으니까 정신문명도 그에 상응한 진보를 가져올법도 하겠으나 현실은 아직 그렇지못하다. 오히려 어떤면에서는 퇴보했다는 느낌이 들때도 많다. 2014년 4월 중국인 관광객부부가 향항도심에서 제멋대로 아이의 소변을 누인 사건으로 향항시민들은“대륙인들은 공중도덕을 무시한다”며 격렬한 론쟁을 벌였고 거세게 항의했으며 이제부터는 대륙관광객을 가려서 받자고 향항당국에 강력히 건의했다. 그러자 대륙인들은 부끄러워할 대신“향항인들이 대륙인들을 깔본다”며 뻔뻔스럽게 맞장을 떴다. 몇해전에는 량심있는 한 조선족퇴직교원이 손님들로 북적이는 연길뻐스역옆에서 로상방뇨하는 파렴치한 젊은 남자들의 행위를 저지시키다가 방뇨자들로부터 물매를 맞고 횡사하는 끔직한 사건이 발생했다. 적반하장이요 천인공노할 일이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수가 있는가!

개는 령리하다지만 필경 짐승이니까 그러려니 할수도 있겠지만 좋은 글을 읽고 평생교육을 받았다는 인간들이 현대문명과는 동떨어진 파렴치한 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으니 이거야말로 통탄할 일이다.

개들이 되려 우리 인간들을 비웃을지도 모른다. 인간들이 스스로를 만물의 령장이라고 자랑하기에 앞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나 한번 느낄줄 알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사람을 욕할때 개자식이라 하지말고 사람자식이라 해야할것이며 수치스럽게 톡톡히 당하는 망신을 개망신이라 하지말고 사람망신이라 해야할것이다. “부끄러워 해라!”. 로신선생이 지하에서 다시 한번 대성질호할것 같다.
 
연변일보 2014-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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