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고 켈리포니아주 로스안젤렌스 공항에 내렸다. 새벽이었다. 딸과 사위가 마중 나와 있었다. 우리는 청신한 새벽 공기를 헤가르며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는 토렌스에 있는 집으로 달렸다. 토렌스가 켈리포니아주에서 노후생활 1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애들은 나에게 토렌스에서 노후생활을 보낼 것을 권장 하였다. 나는 웃기만 하였다. 이미 몇 번째로 되는 토렌스에서의 낯선 미국생활을 나는 경험했기 때문이다.
토랜스의 자택과 교통
토랜스의 자택은 대부분이 별장식 전원주택이다. 주택 앞뒤로 펼쳐진 잔디밭, 과일과 꽃나무들, 겨울과 여름이 따로 없는, 사시장철 상쾌한 바닷바람을 품고 찬란하게 웃어주는 햇빛과 가슴을 씻어주는 청신한 공기…대자연이 준 혜택들이다. 이 터전이 얼마나 오랜 세월 평화롭게 살아왔는지 이곳의 가옥들은 대부분 오륙십년씩 된 연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한 견고함과 정교함으로 풍채를 자랑하고들 있었다. 집안의 가전제품들은 물론 인테리어들도 여전한 현대 감각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뉴욕이나 워싱톤 같이 아파트가 빼곡한 대형 도시를 내어 놓고는 이렇게 별장식 전원주택에 사는 땅이 넓고 인구가 적은 곳에서는 집집마다, 사람마다 모두 자가용을 몰고 다니니 운전을 못하는 사람은 참으로 많은 불편함을 감내해야한다. 지하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버스도 어쩌다 한번씩 있지만 영어가 능통치 못한 나 같은 경우에는 불안해 탈수가 없다. 친구들이 커피숍에 한번 모이는데도 모두 자가용을 몰고 가 모인다
나의 친구 하나가 역시 켈리포니아 주에 있는 딸네 집에서 시민권을 신청해 놓고 살고 있는데 내가 왔다는 소리를 듣고 한번 놀려오려 오랜 시간 벼루었지만 자식들이 차로 둬시간 실어다 줘야 하는 바쁜 일상에 제대로 여유를 만들 수 없어 계속 안타까운 전화만 오고 있었다. 끝네는 내가 딸과 함께 차를 타고 하루 품을 놓고 찾아갔다. 친구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그 친구는 외로워 재미없다며 괜히 시민권을 신청했다고 속상해 하였다. 솔직히 말해 나의 남편도 이 익숙하지 않은 환경이 적응되지 않아 여행을 가지 않는 날이면 집에서 럭키(개 )와 노는 것이 취미다. 몇 발자국이면 지하철에 도달할 수 있고 거미줄 같은 지하철을 타기만 하면 나이가 얼마가 되어도 어디든 갈 수 있는 서울의 교통을 생각해 보니 그곳에서 나라의 노후연금이 아무리 돈둑해도 살고 싶지 않았다.
켈리포니아 주의 인 앤 아웃버거(In-N-Out)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보면 이탈리아는 피자, 프랑스는 바케트, 일본은 초밥, 미국은 햄버거 등으로 꼽을 수 있다. 켈리포니아주에 가면 미국 전역으로 유명한 맥도날도를 앞지른 인 앤 아웃버거란 것이 있다. 이 버거는 켈리포니아주 어바인에 본사를 두고 서부 5개 주에 매장을 운영하는 즉석식 매장 연쇄점이다. 미국에만 존재하며 메뉴판에 오로지 버거와 프렌치 프라이, 그리고 음료뿐인 인 앤 아웃버거가 그처럼 문전 성사를 이루며 명성높이 성공한 비결은 바로 다른 페스트푸드와는 다른 신선함과 정직함-상업도덕성에 있다고 한다. 그들은 냉동이 아닌 냉장 패티를 사용하며 프랜치 프라이 역시 즉석에서 통감자를 썰어 튀겨내고 가격까지 아주 합리적이다. 신선한 재료의 유통을 위해 해외 매장은 한군데도 두지 않는다고 한다. 생고기의 질감과 육즙이 그대로 느껴지는 갓 구은 패티, 그리고 신선한 채소들의 조합, 아일렌드 소스와 쫀득하게 녹아내리는 치즈 한 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밀가루 음식을 완전 싫어하는 내가 켈리포니아주에 가면 꼭 이 버거를 사먹는 메니아가 되었으니 참으로 웃기는 일이다.
매번 버거를 사먹고 나올 때 면 문에 걸린 인 앤 아웃버거의 표지간판 –노란 화살표를 보며 생각에 잠긴다. 왜 아웃이라 했을까? 아이폰 애플이 사과 표지에 기어이 한입 물어버린 표시를 지금도 이해하고 있지 못하듯 이것도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주말 브런치(Brun ch)와 韮菜盒子(부추속전병)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사위가 오늘같은 주말엔 브런치를 한단다. 즉 아침 식사와 점심식사를 대신하여 그 중간 시간에 먹는 식사란다. 한국에도 젊은 층에는 이런 식사가 있는데 속어로 아점이라 간칭하고 들 있다.
우리가 근사한 브런치를 하러 차를 몰고 간곳은 팬케이크 하우스였다. 9시반 이었는데 차가 식당 정원에 들어서면서부터 눈에 들어오는 것은 주차장을 다 채운 차량들과 정원에서 서성이며 대기하고 있는 엄청 많은 사람들이었다. 11시가 거의 다 되여서야 식당 안에 들어서는데 역시 실내를 꽉 채운 손님들이었다.
오물렛, 팬케익, 버터 베이글, 쵸클렛베이글 그 외에도 이름모를…무한리필의 가종 음료, 큰접시에 수북수북 담은 양이 얼마나 많은지 미국사람들의 비만을 생각해 보았다. 그들의 주말 아침 식습관을 보여주는 낯선 풍경이었다.
주말아침 느슨히 일어나 식당서 맛나는 식사를 끝마치고 소풍과 주말 여행을 떠난단다.
그 다음 주말이었다. 남편이 말했다. 그 버런치인지 뭔지 그만 둡시다 시간도 너무 낭비고 우리입맛엔 별로야-
그래서 나는 좀 일찍 일어나 애들이 좋아하는 부추속 전병을 해 주기로 했다. 계란을 볶아 부추와 버무려 속을 만들었다. 뒤를 이어 나온 남편이 자기도 돕겠다며 반죽은 자기 몫이란다. 내가 속을 다 만들고 남편이 만들어 놓은 밀가루 반죽을 찾는데 뒤늦게 나온 딸애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이건 팬케이크 가루인데?--
뭐? 남편도 나도 모두 깜작 놀랐다. 밀가루 봉지가 몇 개 가지런히 줄져 있는 중에서 봉투가 뜯기여 있는 것을 이미 쓰던것이라 여겨 무작정 꺼내어 반죽을 한 것이다. 하긴 하단에 작은 영문 표시가 있었고 팬케이크 그림까지 그려져 있었다. 뒤따라 나온 사위가 눈치있게 장인 편을 들어준다. 괜찮아요 더 맛일수도 있어요-
만들어 놓고 보니 케이크처럼 잔득 부풀어져 있는 모양새가 빵도 아니고 부추속 전병은 더욱 아니었다. 맛? 달짝지근하니 부추의 상큼한맛도 도망가고 또 부추 땜에 케이크의 고소한맛도 전무!…
손주놈 무작정 젓가락 놓아버리고 딸과 사위는 슬금슬금 눈치 보며 무작정 입에 구겨넣는데 일 저지른 내 남편만 맛있다고 허세를 부리며 먹고 있다. 휴, 웃을가, 화낼까?
환경의 변화는 이렇게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도 한다.
미국의 ₵ 99 점포
미국에는 재래시장이라는 것이 없고 보통 마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코스트코(CosTco)에 가서 장을 보고 필요한 용품들을 산다. 그런데 알다시피 코스트코의 물건들이란 것은 가격이 비교적 합리적이고 질도 보장이 되지만 큰 포장을 그대로 사야하는 특점이 있어 한번 차를 몰고 가서 이것저것 준비하다보면 어느새 차안이 그득해진다. 그만큼 한 번에 묵 돈이 들어간다는 소리다. 이것은 중하층 생활권과 영세민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 그들은 어떻게 자기들에게 알맞은 쇼핑을 하고 있을까?
미국이란 나라를 돌아다니다보면 군데군데 ₵99 stcr 이라는 점포를 흔히 보게 된다. 즉 미화99불 점포이다. 매 상품 가격대가 99불이란 뜻이다. 물론 한국에도 천원점포가 가끔 선을 보인다. 그러나 그 천원이라는 것은 극히 범위가 좁은 일상 용 잡화에 그친다. 미국의 이 점포는 완전 다르다. 상품 구성내용을 보면 쌀, 밀가루, 각종 야채 먹거리, 일용잡회, 청소용품, 문구와 간단완구, 과일 각종 장식용품, 생화…등등 거의 백화점이다. 물론 쌀 같은 큰 포장은 99불은 아니어도 다른 점포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판매한다. 생활에 필요한 것이 거의 다 있다. 어떻게 이렇게 저렴할 수가 있는가? 각종 산품은 성수기호수 출하시 저가격으로 매입하여 일시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정부가 이런 특별한 도매밴드를 지원하여 빈곤층과 영세민들에게 공급하도록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불황의 미국 서민들에게 아주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나의 남편도 툭탁하면 자전거를 타고 그 점포로 달려가서 마침마침 금방 들어온 물건들을 사들고 와서는 기분이 좋아 집에 들어서기 바쁘게 큰 소리로 외친다 - 야 이것봐, 이렇게 좋은게 99불밖에 아니라니! 코스코 구매밖에 모르는 애들은 머리를 갸우뚱하고 눈을 크게 뜬다. 과일 같은건 한창 성수기 때는 정말 그저 가져오는 감이 든다. 한국에서 팔고 잇는 체리- 즉 미국앵두이다. 시장에 들어가 보면 체리 파는 앞에는 항상 그 비상한 효능을 잔뜩 써 붙혀 놓았다. 몸에 그렇게 좋다니 소풍가는 손주놈에게 5천원 어치를 사 줬다. 그런데 정말 생각보다도 너무 조금이었다. 비싸다는 생각에 더는 사먹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번에 99불 점포에 툭탁하면 달려가 실컷 먹어 보며 입맛을 해갈 하였다.
미국에서의 아동“보호”
그날 아침엔 애들을 데리고 레고랜드에 놀려 갈 차비를 하고 있었다. 도착거리 까지가 3시간 정도인데 아침 일찍 떠나야 길이 막히지 않는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난 손주놈의 정서가 아주 저락되어있었다. 빨리 준비하여 일찍 떠나야 하는데 밥도 안 먹고 짜증만 낸다. 엄마 아빠가 한마디씩 하자 점점 더 짜증을 부린다. 옆에 있던 아빠가 한쪽으로 데려가 뭐라고 한마디 훈계하는 것 같았다. -나 안갈거야! 그리곤 후다닥 밖으로 뛰쳐나갔다. 차에 시동을 걸며 아무리 얼리고 불러도 그럴수록 거리 저쪽으로 더 멀리 달아난다. 저 엄마 아빠가 할 수없이 차를 몰고 따라라가며 빨리 올라타라고 아무리 얼리며 재촉해도 No! -죤, 우린 간다- 아들 이름을 화나게 부르며 그들은 떠나버렸다. 떠나는 차를 본 다음에야 손주놈은 슬슬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얼마를 지났을까? 떠난 줄 만 알았던 차가 어디서 한 바퀴 돌고 반대 방향으로 해서 집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아들을 마주해 들어오고 있다. 집 앞에서 보니 저 엄마가 차에서 내려 뭐라고 한참 설득 중이다. 아바도 내려와 설득 중이다. -아빠 엄마는 날 사랑하지 않아!- 큰소리로 외치는 죤의 목소리가 들렸다.- 널 사랑하지 않으면 이렇게 되돌아 왔겠니? 제 에미의 거의 울부짖는 소리다! 멀리서 듣고 있는 나는 화가 치밀어 죽을 지경이다. 저런 놈은 그저 팽개치고 갔다 와서 단단히 버릇을 고쳐줘야 해! 끝내 애를 차에 태워 떠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나는 한탄하였다. 그래서 저녁에 그들이 돌아오자마자 한소리 하였다. 그러자 딸이 차분히 이야기를 꺼냈다.
그의 친구 중국인의 얘기란다.
한번은 그 친구가 너무 화가나 10살 된 아들의 뺨을 쳤단다. 밖으로 뛰쳐나가며 엉엉 우는 아들애의 모습을 본 이웃(미국인)이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 정원에 경찰 둘이 들어 닥친 것을 본 아들이 중국말로 저 엄마에게 –아무일도 없었다고 해요-하고 짧은 부탁을 했다. 그리곤 경찰이 왜 우느냐? 너의 부모가 너를 때렸느냐? 등의 질문을 했다. 아이는 유창한 영어로 단호히 대답했다- 아니요, 그저 가끔 이렇게 떼질 한번씩 해요!- 그래도 경찰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다시 두 부모를 세워놓고 질문하였다-글쎄요, 제가 왜 가끔 소리쳐 우는지 우리도 알아봐야겠어요.
그들도 알고 있었다. 원인을 막론하고 부모라도 애를 때렸다고 승인하면 경찰에 붙들려가 조사를 받고 억류당하고 벌금 한다. 좀 더 심각하다 생각하면 부모의 자격이 없다고 국가에 맡겼다 다른 집에 입양 시킨다. 그렇게 경찰이 아무 단서 없이 떠나긴 했어도 3달동안 계속 그 집 주위를 연행하며 감시했고 가끔은 집에 까지 들려 냉장고까지 열어보며 애를 제대로 먹이고 있는 집인가, 가만히 학대하지 않는가 등등을 확인해 보더란 것이다.
또 한 번은 초등학교의 담임이 학생들에게 집에서 학생들 샤워할 때 누가 도와주는가를 테스터 하였다고 한다. 애들은 모두 솔직한 대답을 하였다. 그 중 12살 난 여학생이 자기는 엄마가 없어 아빠가 도와서 씻어준다고 하였다. 선생님은 조용히 그 나이면 혼자 얼마든지 씻을 수 있지 않느냐 했더니 아빠가 마음을 못 놓는다고 하였다. 그 후 얼마 안 되여 그 아이는 다른 집으로 입양 되였다고 한다. 그리고 아빠도 몇 번을 경찰의 호출에 곤혹을 먹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애를 차에 태워 쇼핑하러 가서 차안에서 애가 자고 있어 잠간이면 되지싶어 쇼핑몰에 들어섰다가 경찰에 발각 되는 날이면 벌금당하고 애를 빼앗기고 …이런 일이 어렵지 않게 발생한단다. 참 우리에겐 생소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쓰레기 분리수거
미국의 쓰레기 분리수거도 참 우리를 놀랍게 한다.
공원이나 공공장소 어디에나 커다란 뚜껑달린 철물 쓰레기통이 있는데 재활용, 일반쓰레기, 음식물쓰레기 할 것 없이 무조건 한통에 다 쏟아 버리는 것이다.
가정주택에는 대형 플라스틱 쓰레기통이 3개씩 되는데 검정(일반스레기), 회색(종이류), 파랑(정원 정리에서 나온 나무,풀) 등으로 분리 되어 있긴 한 것 같은데 그것을 꼭 지키는 감시 시스템도 없고 말하는 사람도 없으며 그저 쟈율에 맡기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도 작은 것은 싱크대 하수구 입구에서 직접 분쇄되여 흘러가고 큰 것은 아무 쓰레기통에나 쏟아 버린다. 도처에서 넘쳐나는 일회용품들도 가차 없이 아무 쓰레기통에나 마구 던져진다. 재활이란걸 모른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시청 환경 관리국에서 대형트럭이 와서 집집마다의 그 큰 13 갤런의 쓰레기통을 커다란 집게손이 번쩍 들어 짐차에 꺼꾸러 푹푹 쏟아버린다. 특히는 얼마나 큰 가구나 물건들도 내여놓으면 언제인지 모르게 다 실어가 버린다. 한국에선 큰 가구 가전제품 등 은 동 사무에서 딱지를 사다 일일이 붙여야 하고 재활용품과 음식물 쓰레기는 신경을 써 엄밀히 분리한다. 더욱 골치 아픈 것은 보통 생활에서 패기 되어 나오는 큰 트렁크나 바퀴 달린 큰 장바구니 같은 것들은 쓰레기봉투에도 들어가지 않고 도대체 어디에다 분리할 수가 있는지 알 수가 없어 구석구석 무단투기가 되어버리는 경우다. 이렇게 생각하면 미국은 정말 아주 편안해서 무단투기라는 딱지는 절대 없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다시 한 번 냉정히 생각해 본다.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규제하고 각 나라의 환경보존을 주장하는 선진국-미국, 그들은 인구가 적고 넓은땅, 풍족한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우월성을 이용해 이 모든 쓰레기를 대부분 재활 필요 없이 불모지에 화학 처리해 매몰시킨다. 화학처리 과정의 이산화탄소의 배출은? 세상에 넘쳐나는 플라스틱 제품들이 일회용으로 다 소각되어 버리다니! 자원이 풍족하고 인력이 비싼 그 나라에서는 재활하는 과정이 더 큰 경제적 손실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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