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로 상처를 입을 때는 아프지만 그 상처때문에 남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때는 자못 흐뭇하다.
1학년때 있은 일이다. 어느날 아빠와 삼촌이 컴퓨터를 사왔다. 나는 텔레비죤이거나 책에서 보아오던 컴퓨터를 보자 너무도 신기해 그 주위를 서성거렸다. 그러다 그만 인터넷설비를 가설하려고 준비해둔 나사못에 엄지발가락이 찍혔다. 따금해나는 순간 엄지발가락에서 새빨간 피가 흘러나왔다. 그 피를 보는 순간 나는 너무도 무서워 “와!”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웬일인지 피를 보니 더 아픈 것만 같았다. 그렇게 숨이 넘어가는 소리를 지르며 “엉, 엉” 울어대자 정주칸에서 설거지를 하던 엄마가 부랴부랴 달려나왔다. 엄마는 내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아빠를 마구 꾸중하더니 가제천으로 내 발가락의 상처를 잘 싸맨 뒤 밴드를 붙여주는 것이였다. 그러자 아빠는 내 발가락이 아프지 않은가 “호호” 불어주었고 깍쟁이인 삼촌마저 맛있는걸 사먹으라며 “통이 크게” 호주머니에서 십원짜리 한장을 꺼내주는 것이였다.
내 잘못으로 입은 상처인데도 어른들이 다른 때보다 더 관심해주니 나는 좀 이상해졌다. 그날 인터넷을 설치하자바람 나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영화도 먼저 볼수 있어 흐뭇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상처를 입지 않기로 결심했다. 남이 아픈것이 아니고 내가 아프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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