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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소감】 고대그리스 비너스형 수석 한점 줏고서
2006년 06월 01일 00시 00분  조회:4116  추천:109  작성자: 두만강수석회

【명석소감】

고대그리스 비너스형 수석 한점 줏고서

리 함

이 세상 수석인들에게는 석복이란것이 있고 사람에 따라 석복이 다르다고도 하지만 나란 놈은 수석과 천생연분이 있는것 같다. 석복이 따른다는 말인데 생각지도 않고 탐석행도 아닌 평봉산아래 옛 유적지에서 고대희랍, 즉 그리스로 통하는 비너스형 수석 한점을 주었으니 석복이 있긴 있는 모양이다.

이달 5월 16일은 몽골 동부지역과 화북지역 열파의 영향으로 온 연변이 때이르게 찾아든 무더위로 시달리던 두번째 날이다. 무더위가 싫어 두문불출하고 글이나 쓰려는데 오전 8시반경에 석우 김학송씨 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평봉산 아래 있다는 진달래밭으로 가보지 않겠느냐는 청탁전화였다. 글이나 쓰련다고 잘라버렸더니 한참후 다시 전화벨소리가 들리였다. 역시 김학송씨의 전화이고 연변텔레비 문예부의 요긴한 사항이라고 한다.

《아 참 들볶는다니깐. 별수 없지.》
《언녕 그래야지!》

둘은 허물없이 찧고 받았다. 같은 문인인데다가 하나는 두만강문인수석회의 부회장이요, 하나는 사무국장인 석우관계이니 서로 간격이 필요없었다. 결국 뒤따른 기자취재차에 앉아 연길시 의란진 대암촌 서남쪽에 펼쳐진 평봉산아래 진달래밭으로 출발하고말았다.

취재차에서 수인사를 나누고보니 취재팀일행은 연변텔레비 문예부의 주금파씨와 리상호씨 그리고 텔레비 얼굴인 아나운서 김춘희씨였다. 일전에 화룡시 서성진 명암촌에서 펼쳐진 진달래축제를 축으로 진달래축제전문프로를 준비중인데 무언가 모자라는것 같아 우리 조선족시인이 진달래밭에서 시를 읇으며 아나운서와 주고받는 장면 30초짜리를 찍는다는 그들이였다. 시인으로 뽑힌것이 김학송석우요, 시인이다.

알고보면 일은 묘하게만 돌아간다. 지난 겨울에 연우산악회 평봉산산행시 고구려 옛 장성 돌성벽을 발견한후 평봉산과 대암일대를 수없이 다녀왔다. 샅샅이 답사했다는 말이 되겠다. 와중에 소택지에 바위돌로 덮힌 옛 물동자리를 발견했는데 연변의 새로운 풍경구여서 5월 7일 5월의 황금주기간에 가족여행을 나서보았다 워낙 연변 1중에서 공부하는 쌍둥이 딸 생일날인 5월 4일에 떠나려다가 겹쳐드는 행사로 5월 7일에야 겨우 시간을 냈는데 이날 상상외로 평봉산 남쪽아래 구간에서 보기 드문 대면적의 야외진달래동산을 발견하게 되였다.

일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평봉산에 다니는 10년 경력의 산행인들도 모르는 진달래동산이여서 산행인이고 석우들인 두만강문인수석회의 중견 인물들과 터놓았더니 가보자고 야단들이다. 그중에서도 원 연변방송텔레비 총국국장이고 현임 자치주 심계국국장, 연변두만강문인수석회 회장인 리흥국씨가 더욱 극성이다. 그래서 5월 11일, 리흥국씨의 알선으로 리흥국, 김대현(원 연변방송국 부주필), 김철학(시인, 연변시조시사 사장), 필자 등 넷은 리흥국씨의 전용차에 앉아 대암 서남쪽의 진달래동산을 돌아보았다. 사진촬영에 조예가 깊은 리흥국씨는 숱한 진달래사진을 찍어냈다.

5월 15일에 다시 진달래동산의 안내자로 나섰다. 그러던 5월 16일에는 또 김학송시인한테 붙들려 텔레비기자들과 동행하게 된것이다.

생각밖으로 기자취재차는 울퉁불퉁한 구릉길을 들추며 평봉산 남쪽 말 무덤산 아래에까지 갈수 있었다. 정차지에서 동북쪽 따라 조금 내려가면 진달래밭인데 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초원 방목지에는 화산체 옛 막돌들이 가득 널리였다.

어느 찰나 나의 시선에는 땅에 박힌 우묵한 돌하나가 비껴들었다. 수석인의 눈길은 속일수 없었다. 파내고보니 고대그리스 조각품—비너스를 방불케 하는 수석 한점이다. 보라, 사람의 웃몸형 물형석인데 가슴부위가 움푹 패워들었다면 두팔이 떨어져나가고 머리가 잘라져버린 인체가 아닌가!


비너스수석을 원지에 두고 텔레비기자들을 안내하여 진달래밭에 갔지만 메새가 수풀을 그리워하듯이 나의 마음은 온통 비너스수석에 쏠린다. 귀로에서 김학송시인한테 자랑했더니 어서 가보잔다. 김학송씨도 보더니 괜찮은 수석이라며 언젠가 평봉산일대서 원 연변일보사 부주필 장정일씨가 줏고 애지중지하는 산석보다 낫다고 한다. 그 평이 감사하지만 학송씨는 이 수석이 고대원시 조각품형수석이라는것은 미처 보아내지 못한것 같았다.

고대그리스 비너스형 수석한점은 이렇게 우연한 구릉지에서 우연한 기회에 필자의 손에 쥐여졌다. 귀가후 말끔히 씻어보아도 천여년의 풍상속에서 굳어져버린 흙먼지를 지워버릴수는 없었다. 그래도 비너스형 수석임은 틀림이 없어 수반에 올려놓으니 그리스 옛 비너스로 안겨든다.

고대그리스 비너스란 무엇일가? 다행히 나라는 사람은 취미가 다양하여 인류의 라체예술사에 짙은 흥미를 가지고 20여년이나 지궂게 자료를 수집해온데서 이만한 라체예술지식은 갖추고있는터였다.


고대유럽을 망라한 국가들, 회화와 조각에 종사하거나 중시하는 국가들에서는 적라라한 인체가 예술의 중심제재를 이루고있었다. 회화의 극성시기에 라체류의 라상(裸像)은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받들렸으니 실상 헤아리고보면 라상은 고대그리스인들이 기원(서기)전 5세기에 창조한 일종 예술이다.

이런 의미에서 인류라체예술사에 눈길을 돌리면 고대그리스에 앞서 원시조각품들이 쏟아져나왔었다. 조잡해보이고 정예하지 못하기는 하나 원시조각품으로 알려지는 동산취여신상(东山咀女神像)이 그러하고 고대인도 원시조각품인 하라파남자조각상이 대표적 일례들이다. 의미있는것은 이 두 원시 조각품들은 각기 남녀상이기는 하나 머리가 없고 두팔이 없는것이라 하겠다.

아니 그뿐인가, 아니지. 고대그리스 력사속에 들어가보면 기원전 5세기의 에이스큐린비너스 녀신상에 두팔이 없고 고대그리스의 생육의 어머니 비너스도 머리가 없고 두팔이 없다. 고대그리스 로마시기 삼미신(三美神)도 머리가 없지 않으면 두팔이 없다. 이런 고대조각품들은 근근히 실례들뿐인데 고대그리스나 고대인도의 허다한 조각품들이 두팔과 머리가 없는것으로 나타난다. 고대인도 조각품인 나무신 약차녀는 두팔과 머리가 없을뿐만아니라 두 젖무덤마저도 패우며 잘리여나갔다.

인류라체예술사로 보는 고대조각품 사례들이다. 인류문명의 발원지인 고대그리스나 인도가 그러할진대 동방의 강국으로 불리운 고구려가 례외일가, 나는 필자의 고대그리스 비너스형 수석을 근 2000년전의 고구려 옥저시기로 소급해보면서 인간의 가공이 미친 수석이 아닐가도 느껴본다. 그만큼 고대그리스 비너스형 수석은 고대 옛 라체예술조각품을 똑 떼여닮았다. 보면 볼수록 신통하기만 하다. 이런 시공간을 뛰여넘는 환상과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기에 수석인은 수석에 울고 수석에 웃는걸가.

우연속에 필연이 있다고 우연과 필연의 결합물인 나의 수석—고대그리스 비너스형 수석 한점, 수석덕에 나는 오늘도 평봉산의 옛 수석을 감상하며 머나먼 원시사회에로까지 거스르는 인류의 라체예술사를 더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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