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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반한 감정,이제 그만
문민
며칠 전 모 공영방송 9시뉴스에서 중국인들의 반한감정이 도를 넘는다는 보도를 보면서 언론이 너무나도 감정적으로 보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최근 북경에서 치러진 올림픽경기장에서 중국인 관중들이 한국경기에 대한 야유를 꼬집어 전체 중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나쁜 감정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는데 가뜩이나 감정적인 한국인들의 반중감정을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 국민으로 산다고 반한감정에서 피해 갈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민족의 같은 핏줄이라는 이유 때문에 어려서부터 ‘가오리빵즈(高麗棒子)’라는 욕을 자주 들었던 것 같다.
만주 벌판에 이주 간 동포들은 ‘뭉치면 산다’라는 일념으로 마을 단위로 집단거주하면서 벼농사를 지었다.
그러나 가을 추수를 할 때만 되면 이웃 한족들의 ‘약탈’로 동포들은 늘 불안에 떨었다. 한족들은 주로 밭농사를 하는데 가뭄이 심한 해에는 벼 도적이 더 창궐했다. 그때마다 집단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에 오면 다시는 ‘가오리빵즈’라는 욕을 들을 일이 없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디어를 통해 본 일부 중국인들의 행태는 여전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미꾸라지가 한마리가 온 강물을 흐린다’고 몇몇 몰상식하고 소양 없는 국민들 때문에 중국의 이미지만 추락할 뿐이다.
문제는 그들의 이성적이 못하고 소양 없는 언행에 같은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은 자존심을 지키지 못하는 처사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반중감정은 쉽게 느낄 수 있다.
같은 서해에서 잡은 해산물을 중국에서 수입했다는 이유로 ‘맛 없다’고 하든가 국내산보다 품질이 못하다고 하면서 ‘싸구려’ 취급한다.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인 역시 싸구려 취급받기는 마찬가지다. 주로 3D업종에서만 근무하는 중국인근로자들은 직장 내에서 성격이 급한 한국인 동료직원이나 상사들로부터 반말 듣는 것은 다반사이고 임금체불, 직장 내 폭행을 종종 당하곤 한다. 한국말을 잘 모르는 중국인을 향해 ‘떼놈, 때놈’, ‘짱께’라고 해도 무슨 영문인지 모른다.
중국과 한국은 유구한 역사를 함께 해온 이웃 나라이다. 현대에 와서 한국전쟁 후 40여년동안 양국의 관계가 얼어 있다가 92년에 수교해 이제 겨우 16년이 지났다. 그동안 쌓였던 불신과 오해를 깨끗이 씻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반중감정, 반한감정 지극히 성숙하지 못한 국민의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서로에 대한 반감이 클수록 서로에 상처만 주게 된다.
‘가오리빵즈’라는 욕을 듣기 싫어 한국에 온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오리빵즈’라고 욕을 먹으면서도, 한국에 오고 싶어도 올수 없었을 때보다 현재 중국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의 숫자는 늘어났으며,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인 숫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서로가 득이 되고, 서로가 좋으니까 교류가 잦아진 것이 아닐까. 그 과정에서 좋은 만남 좋을 일들이 많았고 좋은 감정도 많았을 텐데, 이제 좋은 감정으로만 얘기하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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