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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칼럼/수필(살며 생각하며)
오래동안 한회사에서 일반 직원으로 부터 시작해 한발자국 한발자국 열심히 실적을 쌓아가며 회사의 중견으로 일해왔던 친구가 드디여 회사의 주요 책임자로 발탁됐다. 그런데 회사의 주요 책임자로 발탁되고나서 그에게는 밤잠을 설치게 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바로 아래 사람들과의 인관관계였다.
오래동안 친구로 동사자로 가깝게 지냈던 선배나 후배들이 사업에 태만하고 제대로 일을 해나가지 못해도 딱 꼬집어 지적하기 어렵단다. 책임자가 되더니 갑자기 변했다는 말을 들을 가 걱정되기도 하고 지금껏 잘 쌓아온 회사사람들과의 인간관계가 깨질가 두려워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선 이런 책임자의 심리를 "굿가이 콤플렉스"라고 하기도 한다. 즉 좋은 사람이 되여야 한다는 강박관념때문에 상대의 마음에 거슬릴만한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것을 말한다. 이런 콤플렉스에 걸린 사람들이 하냥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바로 "좋은게 좋은거다"이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이런 "굿가이 콤플렉스"에 걸린 책임자들을 종종 볼수가 있다. 이런 책임자들이 부하직원과의 갈등 상황과 마주했을 때 하는 행동은 "무시"이다. 상대를 무시하는게 아니라 갈등이 없다고 생각하는것이다. 아래 사람들에 대해 불만은 있는데 말은 하지 않고 나를 골치 아프게 하는 상대를 외면해 버리는것이다.
그런데 이런 책임자에 밑에서 일하는 부하직원들은 잠시는 "사람 좋은 지도자"를 만나 편하고 좋을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는 불행하다는것을 뒤늦게 깨닫게 될것이다. 왜냐하면 오래동안 이런 책임자밑에서 일하다보면 성장할 기회를 박탈당하기 때문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결국 사람은 자극을 통해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사람좋은 책임자"밑에서 일하다 보면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나의 약점은 무엇인지 알수도 없고 어제도 오늘도 래일도 그냥 그렇게 두리뭉실하게 별 변화없이 흘러가고 말것이다. 나에게 쓴소리 한마디 안하고 나의 약점도 그냥 "무시"하는 책임자아래서 몇년을 함께 일하다보면 딱히 무엇을 배울수도 없고 눈에 띄이는 성장도 할수 없다. 마치 부모의 무관심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훌륭하게 성장할수 없는 리치와 같은 것이다.
필자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갓 사회에 발을 들여났을 때만 해도 회사마다 "호랑이 상사" "엄한 선배"들이 많아 자기 앞의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눈물이 찔끔 나도록 "욕"도 먹고 자존심이 밑바닥 날 정도로 혼나기도 했다. 그럴때마다 그런 상사, 선배가 너무 밉고 싫어 회사를 당장 그만 두고싶다는 생각도 종종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흐른뒤 제일 고맙고 감사하고 잊지 못할 분들이 그런 "호랑이 상사","엄한 선배"들이라는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그런 상사와 선배들 아래에서 일할 때 자극도 많이 받고 오기도 생겨 더 열심히 일했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획기적인 성장을 했던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쓴소리"를 하고 "채찍"을 안기고 "자극"을 주는 "호랑이 상사", "엄한 선배"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있다. 해마다 있는 지도자평의에서 "호랑이 상사", "엄한 선배"는 자칫 "인간관계가 좋지 않다"는 평을 받을수도 있다는 우려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 어떤 회사의 책임자들은 아래 사람들에게 시켜 골치 아플것 같은 일은 아예 자신이 직접 떠메고 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마음"은 편하겠지만 철인이 아닌 이상 언제까지 모든 일을 자신이 다 할수 없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부하직원들이다. 이런 책임자와 일하는 부하직원은 더없이 편할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몸"만 편하고 머리는 그냥 제자리 걸음을 할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개성과 강점, 창의성마저 잃어버리고 뒤늦은 후회로 몸살을 앓을것이다.
유럽국가들에서는 리더십의 첫째가는 덕목을 "무조건적인 솔직함"으로 꼽고있다. 비록 내가 인기를 잃더라도, 나의 지시로 인해 부서간의 갈등이 생길지라도 리더라면 할말은 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부하직원들에게 자극을 주지 못하는 상사는 리더가 아니다. 그냥 같은 직장에 다니는 형, 누나, 오빠, 언니일 뿐이다.부하직원들에게 당근도 주면서 채찍질도 하고 "쓴소리"도 하면서 자극을 주는 책임자야 말로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리더가 아닌가 싶다.
연변일보 201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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