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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절을 아십니까
장연하
소학교 2학년에 다니는 막내아들애가 나한테 묻는다.
"엄마, 선생님이 세요? 기자가 세요?" 갑자기 들이대는 아들애의 엉뚱한 질문에 내가 "왜? 엄마가 선생이였으면 좋겠어?"라고 묻자 아들애는 인차 "예"하고 대답한다.
옆에 앉는 친구의 어머니가 선생님인게 무척 부러운 모양이다. 아직 세상물정을 모르는 아들애의 말이지만 속으로는 좀 섭섭하다. 엄마의 글이 실린 신문을 보아도 뭐가 뭔지 잘 모르는 9살짜리 아들애한테는 경찰이나 의사, 그리고 선생님이 훨씬 더 멋있게 보이는가 보다. 하기사 선생님들한테 교사절이 있듯이 우리 기자들한테도 기자절이 있건만 9회째를 맞는 기자절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속상한것은 갓 입사한 햇내기 기자들이 취재하러 나갔다가 랭대를 받고 어깨가 축 처져서 들어올때이다.
또 아직도 작은 도시의 소수민족신문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편견과 몰상식으로 오는 처사에 상처를 받고 기자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끼고 신문사를 떠나는 후배들을 볼때면 더더욱 가슴이 아프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가장 격변기를 겪었던 우리 세대, 그래서 많은 동기들이 신문사를 떠났고 기자가 아닌 다른 직업을 선택하기도 하였다. 일과 직업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떠난이도 있지만 따져보면 그런 경우보다 돈과 권력, 명예때문에 떠난이들이 많았다.
얄팍한 로임봉투때문에 "소박한"생활을 할수밖에 없었던 우리세대한테는 가장 값싼 건두부볶음이 "기자채"라는 딱지가 붙어다녔고 신문사동료들과의 회식도 작은 식료품가게에서 값싼 맥주를 마시며 조촐하게 치렀어도 우리는 하냥 기사와 신문을 론하며 열변을 토하였고 즐거운 웃음속에서 우리의 래일을 약속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또다시 두 발로 뛰였고 동분서주하며 매일매일 사람들에게 옳바른 정보를 줄수 있는 글들을 써가면서 기자라는 직업에 말할수 없는 희열을 느끼기도 하였다.
오늘도 나는 간혹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분들이 "기자선생님"이라고 깍듯이 부를때마다 세상사와 세상사람들의 문제를 포괄하여 매일 새로운 글을 쓰는 기자라는 직업이 얼마나 신성한것인지 실감하며 신들메를 다시 조이고 또다시 열심히 뛰여다녔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서 후배기자들의 처진 어깨를 다독여주며 힘내라고 격려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기자는 광장히 존경받는 직업이다. 그들이 신문사에서 받는 보수는 박하지만 돈과는 관계없이 사회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 똑똑한 사람들, 정의를 쫓는 사람들이라는 직업관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도 2000년부터 매년 11월 8일을 기자절로 명명하면서 우리 기자들한테도 스스로의 명절이 있게 되였다. 그만큼 사회에 대한 기자의 사명감과 의무감이 얼마나 중요한것인지 우리들은 잘 알고있다. 기자란 가장 대중들의 가까이에서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 힘든 이야기, 옳바른 정보를 줄수 있는 존재임을 실감하며 좋은 기자가 되고 존경받는 기자가 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뛰여야 함을 우리들은 잘 알고있다.
우리는 기자로서의 프로의식과 공정한 태도, 기본을 지키고 친분에 휩쓸리지 않는 취재, 사실과 의견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솔직함 그리고 글장이로서의 자부심이 담긴 글솜씨를 갖추고 독자들을 계몽한다는 엘리트로서의 사명을 다함으로써 기자라는 직업의 보람을 느낄것이다.
언젠가는 기자라는 직업이 진정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을것이고 기자절도 분명 기자들의 명절만이 아닌 대중들도 함께 축복하고 즐기는 명절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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