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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의 소망 (장연하)
2009년 01월 07일 08시 08분  조회:3230  추천:60  작성자: 장연하
기축년의 소망


장연하 연변일보 기자



기축년 새해가 밝아온다.

매일 아침이면 태양은 어김없이 동쪽하늘에서 찬란하게 떠오른다. 하지만 2009년 1월 1일 새해 아침에 떠오른 태양은 어제의 그것과는 분명 다르다.  모든이의 소망과 각오를 한가득 전해들은  유난히 크고 눈부신 태양앞에서 우리는 옷깃을 여미며  또 한살이라는 나이를 먹기때문이다.

그 태양을 맞이하기 위해 이른 새벽 어둠을 헤치고 모아산정상에 오르는 사람들,  매서운 눈보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장백산에 오르는 사람들, 하다못해 자기 층집 옥상에라도 오른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렇게 모두의 기대속에 새해는 밝았다.

가만히 귀 기울여보면 첫눈 내리는 소리가 금방이라도 들려올것같은 하얀 새 달력우에 우리는 바다내음이 풍겨오는 푸른 잉크를 찍어 소망이라고 써본다. 년로하신 어머니는 올해에는 혼기를 넘긴 아들이 장가를 가는것이 소원이고 대학입시를 앞두고 자식 뒤바라지를 하는 어머니는 자식이 올해 좋은 대학에 가는것이 가장 큰 소원일것이다. 30대의 직장인은 사회에서 자리잡고 긍정받는것이 소원이고 40대, 50대 가장은 건강하고  가정이 화목한것이  가장 큰 소원일것이다. 한 회사. 한 직장,  한 도시의 일인자로 중임을 맡고있는 책임자들은 내 주위의 평화와 안정, 번영과 발전이 가장 큰 올해 소원일것이다.

년말 년초 가족들과 지인들로부터 받은 덕담으로 이미 새해를 살아갈 에너지는 차고 넘치고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해 동안 건강해야 해",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소망하는 일 모두 이루길", "어제보다 더 많이 웃으면서 살아가는 오늘이 되길 바래". 이보다 더 힘이 나는 말들이 세상 어디에 있을가! 핸드폰문자로 받은 고마운 덕담들을  지우지 않고 보관함에 담아둔다. 그리고  이 소중한 덕담들을 가슴 깊이 새겨둔다. 올 한해를 살아가면서  삶에 지치거나 라태해질 때마다 들춰보며 힘을 얻고 웃으면서  래일을 맞이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올해는 모두가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인만큼 소의 해가 주는 의미는 남다른것  같다.

어릴적, 소는 늘 함께 하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였다. 식사때가 되면 아버지는 가마솥에 소죽을 끓이고 어머니는 부엌에서 가족의 식사를 준비했다. 그리고 소에게 먼저 여물을 주고나서야 가족이 식사를 했다. 그만큼 소는 농사짓는 사람들에게는 전부의 재산이라 할만큼 소중하고 귀한 우리 집 식구였다.

봄이 되면 들녘으로 나가 논밭을 갈며 여름, 가을 내내 성실히 자기 일을 해내던 그 믿음직스럽던 모습,  붉은 석양빛을 받으며 동생을 태우고 집으로 귀가하던 소가 “움머어”하며 구성지게 울어대던 모습은 또 얼마나 귀맛을 돋구었던가.

올해가 소띠해여서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는  소의 끈기와 성실함으로, 소의 근면과 우직함으로 이 난국을 극복할수 있는 힘을 부여받았으면 한다.  느리지만 뚜벅뚜벅 소걸음으로 자신있게 가다 보면 모든 힘든 시기도  견뎌내고 좋은 결실도 맺을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우리곁에는 늘 힘이 되여주는 가족이 있고 함께 하는 동료가 있으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여주는 회사가 있고 정부가 있다. 지치고 힘들더라도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어주며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올해의 새해 아침에도 어김없이  자신의 소망을 새로운 계획으로 다짐해본다. 그리고 그 계획들을 하나하나 실천해가며 올해가 부디 패배자로 남지 않는 기축년 한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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