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둥관(東莞) 한국인 완구 공장의 여자 사장이 중국 근로자더러 꿇어앉아 빌게 했다가 언론 플레이에 걸려 큰 봉변당한 사례가 있다. 한국 기업의 이러한 관리 방법이 한국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중국에서 잘 먹히지 않을 것은 당연하다.
사실 한국 기업의 상기 두 가지 근성은 한국 본토에서 아주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고 해외로 진출한 회사는 좀 낫다고 한다. 본지인의 강렬한 반발 때문에 다소 고쳐진 셈이겠다.
문제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조선족 종업원을 어떻게 대하는가 이다. 반영을 들어보면 한족은 퍽 느슨하게 대해주고, 조선족은 각박하게 대한다는 것이다. ‘노 사원이 신입 사원을 괄시하고’‘제때에 퇴근시키지 않는’버릇을 중국 조선족에게는 변태 없이 써먹는다는 것이다.
아마 ‘조선족은 한국인이니까’하며 신경을 안 쓸 것이지만 이것은 큰 착각이다. 조선족의 기질은 세대별로 다르다. 이민 1~3세는 한국인 기질이고, 4세는 한국인 기질, 중국인(한족) 기질이 반반이고, 5세 후부터는 중국인 기질이다. 같은 세대라고 하여도 조선족 집중 지역에서 왔으면 한국인 기질이 좀 더 강할 것이고 산재 지역에서 왔으면 좀 약할 것이다.
가령 한국팀과 중국팀 간에 축구 경기가 벌어졌다고 하자. 그러면 조선족 1~3세는 한국이 이기기를 바라고, 4세는 한국이 이기기를 바라는 자와 중국이 이기기를 바라는 자가 반반이고 5세 이후부터는 물론 중국이 이기기를 바란다.
그러면 각 세대를 어떻게 구분하는가? 초창기 1850년대에 이주한 가족과 말기 1940년대에 이주한 가족의 세대는 퍽 다르겠지만 재 중국 조선족의 주축이 1911~1920년에 이민한 사람이므로 대충 60세 좌우면 3세, 38세 좌우면 4세, 16세 좌우면 5세로 보면 비교적 타당할 것이다.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조선족의 대부분을 반 중국인 기질이거나 완전한 중국인 기질의 사람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사람을 ‘같은 한국인이니까’하며 완전히 한국인의 예의나 습관으로 대하면 적합하지 않다.
같이 일하는 한족에게는 “샤우왕, 레이러바, 시우시이훌바(小王, 累了吧, 休息一會兒吧―왕군, 힘겹지? 좀 쉬며하자)”, “어러바, 츠완판짜이깐바(餓了吧, 吃完飯再幹吧―배고프지? 식사 후 하자)”라고 하고 조선족에게는 “귀때기에 피도 안 마른 자식 쉴 궁리부터?”“젖 비린내나는 새끼 밥부터 챙길 생각?”라는 식으로 차별 대우를 하면 조선족이 얼마나 서럽겠는가! 이것 역시 조선족과 한국인간의 갈등의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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