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분만하여 아기를 낳는 방법에는 자연출산과 절개출산 두 가지가 있다. 그중 절개 출산은 산모의 배를 가르고 아기를 꺼내는 방법이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절개출산율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절개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원도이며 2003년 하반기에 43.6%로 집계됐다. 산모나 태아의 안전을 위하여 절개출산을 취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주팔자(四柱八字)의 조립을 위하여 절개출산을 취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필자는 후자의 절개출산을 극히 부정하는 견해를 피력하고자 한다.
우선 의학전문가나 사회학자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절개출산의 방법으로 태여난 아기는 성장하는 과정에 그의 의지(意志)가 자연출산의 방법으로 태여난 아기보다 약하다고 한다. 이는 분만으로 인한 인생 최초의 고통 없이 출생한 사람의 약점이며 그 영향이 평생에 미친다고 한다.
다음, 사주팔자는 무엇인가? 태어날 때의 년, 월, 일, 시 4가지에 각각 두 글자씩 붙는 간지(干支) 여덟 자의 조립이다. 즉 태어날 때 우주, 태양, 지구, 달간의 상대 위치에 불과하다. 산명가(算命家)나 오행가는 사주팔자에 따라 인생의 운이 혹은 좋다, 혹은 나쁘다 판단한다.
그래 상기의 위치가 인생의 운을 결정한단 말인가! 이는 추호의 과학적 근거도 없는 미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생일±15일 안에 시간을 맞추어 산모의 배에 칼을 대어 아기를 빼내니 얼마나 우매하며 통탄할 일인가!
만약 동전을 던져 정면이냐 반면이냐에 따라 출생한 아기의 운이 결정된다고 하면 믿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사위를 던져 어느 면이냐에 따라 운이 결정된다면 맞고 틀리는 확률이 각각 1/6 이어 아리송해지므로 다소 믿으려 할지 모른다. 나아가 산 가지 12개( --형 6개, ―형 6개) 중 6개씩 뽑은 64괘는 맞고 틀리는 확률이 1/64 이므로 신비한 베일에 싸여 사람을 우롱하기 더 편리해진다. 이것이 바로 점치는 교과서 <주역>이다. 주사위를 던지건, 괘를 뽑건 그 본질은 동전을 던지는 것과 완전히 같다.
중국인은 2천 년 전부터 산명가나 오행가의 말을 부정하는 경향이 강했다. 근세에는 이런 행위를 허위과학 또는 현대미신으로 보며 이런 내용의 책을 출판하지도 않는다. 물론 사주를 감안하여 절개출산하는 자는 더욱 없다.
한국은 국민의 평균 문화 수준이 중국보다 훨씬 높고, 경제적으로도 선진국에 접근하며 또한 반세기 이상 미국 선진 문화의 영향을 받아 많은 면에서 중국보다 앞섰다. 중국이 따라 배워야 할 점이 많다.
그런데 적지 않은 사람이 이런 미신을 믿으며 많은 학자까지 동원되어 사주팔자의 책을 펴내고 있다. 심지어 이런 미신에 매도돼 산모의 배를 가르고 아기를 빼내기까지 한다. 문명민족의 이미지와 너무나 걸맞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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