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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동 아무리 위대해도 신격화는 안돼
정인갑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하여 ‘모택동’의 글을 사회의 면, 주로 관광코스에서 나타나는 부정 현상에만 국한시키려 하였다. 허나 많은 독자들이 ‘모택동’ 글에 결여된 정치-문화 면의 내용을 더욱 절박히 바라고있다. 하여 이 글을 쓰지만 이런 중대한 화제에 대하여 중문학전공인 필자의 능력으로서는 만족스러운 답복을 주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학이나 사회학에 유능한 어느 분께서 앞으로 ‘모택동’이란 이 특수한 인물을 제재로 박사논문 같은 걸작을 내놨으면 하는 바람이다.
얼마전 필자는 북경대학의 한 학자와 자리를 같이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 자리에서 소산에서 경험한 ‘모택동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부정적인 견해를 토로하였더니 그 학자는 ‘모택동은 신격화하할만 하다. 북경대학 도서관 자리를 버리고 정강산 산속, 장정의 설산 소택지(沼泽地), 연안동굴에서 누더기옷 입고 못먹으며 반평생을 바친 모택동을 일반 사람으로 볼 수 있단 말인가? 미친 사람이 아니면 신이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모택동을 신격화하는데는 정치, 사상, 사회, 민심 등 여러면에서 보편적인 기초가 있으며 앞으로 이런 사조가 점점 더 심각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에 그 원인을 대충 캐 본다.
1. 모택동은 확실히 신격화할 만큼 위대한 사람이다. 모택동은 <신민주주의론>을 대표로 하는 일련의 저서로 신민주주의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창립한 장본인이다. 뿐만 아니라 반평생을 분투하여 자기의 정치 이념을 몸소 실천하여 에누리없이 성공하였다. 晩年에 착오(무산계급독재하의 부단혁명론)를 범했지만 그의 업적을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심지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다. 실로 신격화할만 정도로 위대한 사람이다.
2. 모택동에 대한 숭배는 현체제에 이롭다. 1978년부터 개혁개방을 창도한 중공은 두 가지 걸림돌에 부딪쳤다. 하나는 모택동사상을 수호한다며 개혁개방을 반대하는 좌적인 세력이고 다른하나는 정치개혁을 하여 자본주의로 가야 한다는 우적인 세력이다. 人事 문제에서는 모택동-호남 파워와 등소평-사천파워간의 투쟁이기도 하였다. 즉 두가지 정치 견해간의 이념싸움과 두개 정치파워간의 권력투쟁이 한데 엉킨 복잡한 국면이었다.
이 복잡한 모순을 무력적 방법과 평화적 방법을 병용하여 다행히 해결하였다. 1976년 4인방 구속과 1989년 천안문 단식농성의 해결은 무력적 방법이고 화국봉과 호요방을 실각시킨것은 평화적 방법이겠다. 1989년의 천안문 사태는 영문 없이 실각된 호요방에게 사면복권을 해주자는 슬로건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전반 투쟁중에서 모택동은 아주 민감한 존재였다. 너무 긍정하면 모택동-호남 파워를 제거하며 개혁개방하는데 불리하고, 너무 부정하면 사회주의체제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 개혁개방이 대성과를 거둠에 따라 좌적인 걸림돌은 완전히 없어졌다. 그러나 정치개혁을 실행하여 자본주의 체제로 가자는, 특히 공산당 일당독제를 부정하려는 우적인 세력의 걸림돌은 지금도 의연히 존재하며 중국공산당을 위협하고있다.
이런 정치형세하에 모택동을 긍정, 찬양, 숭배하고, 심지어 신격화하는 것은 체제 유지에 아주 이롭다. 개혁개방의 초기에 중공중앙은 홍두문건(红头文件)을 반포하여 개인숭배를 엄금하고 영수의 초상화 현괘(悬挂)까지도 엄금하였지만 사실은 모택동과 화국봉의 영향력 제거가 주요 목적이었다. 지금은 중국 도처에서 모택동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 모택동 초상화뿐만아니라 모택동 조각상도 마음대로 만들어 팔아도 당국에서 제지시키지 않는다. 물론 모택동을 신격화하는 것도 방임할 것은 당연하다.
3. 향수주의(乡愁主义) 전통문화의 반영. 중화민족은 이미 지나간 시대를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사상이 짙은 민족이다. 이는 정치상 현 제도를 부정하는 반동, 보수 및 복고가 아니라 사상상 옛 시대를 그리워하는 것이므로 필자는 이를 향수주의라고 이름짓는다. 그토록 미워하던 인민공적장개석(人民公敌蒋介石)도 지금은 그리 밉지 않은 사람이 됐고 장개석의 항일을 각색한 영화도 인민들이 꽤나 선호한다. 이는 모두 중화민족의 향수주의 전통문화의 반영이겠다. 가장 동경하는 시대가 상고시대--삼황오제 또는 하상주 삼대의 大同世界이다.
개혁개방한지 30년이 됐으니 이제는 이미 지나간 시대를 동경할 때도 된 셈이다. 특히 개혁개방중 큰 덕을 보지 못했거나 소외된 계층은 더욱 향수주의 사상에 빠지기 마련이다. 좀 못살긴 해도 부자, 빈자, 강자, 약자의 구별이 없고 부화, 타락, 부정, 부패도 적으며 잘 살아보려고 아글타글 바삐 돌지도 않았던 그 때가 그립다(허나 그때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다). 이런 와중에 그 시대의 창조자이며 대표인물인 모택동을 그리워하며 심지어 신격화 하게 된다.
4. 민족자존심 고양의 수요. 중국은 인류 4대문명고국 중의 하나이며 중화민족은 중화문명을 창조한 장본인이다. 그러나 2,000여년의 봉건제도의 桎梏 및 근대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으로 낙오했으며 심지어 동아병부로 전락되었다. 개혁개방은 중국의 위상을 높혔으며 중국은 바야흐로 세계 버금, 으뜸의 강국으로 뜨고있다. 하여 중화민족도 세계 버금, 으뜸 민족의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욕망이 점점 강해지고있으며 이를 위해 일련의 작업에 착수하고있다.
전형적인 예로 200여명의 학자로 된 팀으로 5년간이라는 노력을 거쳐 하상주단대공정(夏商周断代工程)에 착수하여 기원전 841년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신사(信史)를 기원전 2070년(하대 성립)까지 앞당겨 놓았다(그래도 기원전 2870년부터 시작되는 중동-이집트의 信史보다 800년이나 늦다). 또 이번 올림픽 개막식 출연에 4대발명에 중요한 비중을 두었다.
문제는 내놓을만한 인물이 없다. 4대발명도 발명자가 없다. 노벨상 수상자도 한사람도 없다(외국에 귀화한 화교는 있지만 별거). 문화인으로 겨우 공자를 내세우는 정도에 그친다, 정치인으로 진시황, 한무제, 당태종, 칭키스칸 등을 거론하려 해도 영국의 크롬웰, 러시아의 뻬쩨황제, 미국의 워싱턴대통령 등에 비교도 안된다. 모택동이야말로 세계 위인으로 떳떳히 내놓을만한 자격이 있다. 민족자존심 고양이란 저의(底意)가 깔려있는 한 모택동을 신격화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5. 중국 현 문화, 민주주의 수준의 반영. 중국에는 문맹, 반문맹이 2억이나 된다. 중국은 또한 민주주의 사상의 기초도 매우 박약한 나라다. 이런 인간일수록 개인숭배, 개인미신, 미신이 잘 먹힌다. 단적인 예로 법륜공 (法论功)과 ‘교주’ 리홍지 (李宏志)를 들수 있다. 군부대 문공단에 있던 리홍지가 제대후 사업해 돈을 벌수 없어 행여나 하여 태국에 시집간 누이를 찾아가 몇달 있다가 돌아와 법륜공을 내놓았다. 그의 감언리설(약 안 쓰고 병이 낳을수 있다는 말)에 유혹되어 불과 7년 사이에 ‘신자’ 몇천만명이나 운집하였다.
그러나, 모택동이 제아무리 위대하다고 하여도 그를 신격화하면 절대 안된다. 이는 과학에 대한 반동이고, 유물주의에 대한 반동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반동이다. 모택동신을 빙자해 금전을 챙기는 것은 또한 윤리상의 타락이다. 중국공산당은 절대 공식적으로 모택동의 신격화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모택동 자신도 구천하에서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1960~70 년대 중국에서 모택동을 신격화했기 때문에 망당망국(亡党亡国)할번 하였으며 우리는 이 교훈을 영원히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에도 보편적 의의가 있는 피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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