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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음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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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물려주고 말도 물려주리
2016년 03월 30일 08시 58분  조회:1202  추천:1  작성자: 정음문화칼럼
병신년(丙申年) 정월에 우리 가족은 새 생명을 맞이하게 된다. 곧 아빠가 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참으로 묘하다. 신생아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편 기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알수 없는 긴장감으로 살짝 떨리기도 하다. 집사람의 임신소식을 접한 순간부터 내 피를 물려받은 아기에 대한 아름다운 상상이 머리속에서 맴돈다. 그러던 어느날 내 머리속에 문득 스쳐지나는 생각! 북경에서 태여나게 될 내 자식은 앞으로 우리 말을 할수 있을가? 지난세기 50-60년대 또는 70-80년대에 대도시에 터전을 마련한 조선족의 1세대, 2세대 엘리트들이 가장 가슴아파한 일이 바로 자식들이 우리 말을 못한다는것이였다. 우리 말을 못하니 자연히 우리 문화와도 멀어지게 되였다는것이다.

조선족의 모어는 둘!

모어(母语)란 어머니의 말이란 뜻으로 자기 민족어를 가리킬뿐아니라 어릴 때부터 접하면서 배우는 하나 또는 여러가지 언어를 가리킨다. 이중언어 화자인 우리 조선족의 모어는 하나가 아닌 둘, 바로 조선어와 한어이다. 북경이나 상해, 청도 등 대도시에서 태여나 자랄 우리 후대들이 한어를 못할 걱정은 없겠지만 민족학교가 없고 언어환경이 없는 관내(关内) 도시들에서 조선어교육이 심히 걱정된다. 오늘날 젊은 세대들은관내 도시로 대거진출했을뿐아니라 해외, 특히는 한국으로 많이 진출해있다. 한국에서 취직하여 살면서 자식을 낳아 한국에서 키우고 공부시키는 사례가 점점 많아진다. 이들의 고민거리는 후세들이 한어를 잃어가고 중국문화에 대한 리해를 잃어가는것이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고유의 민족언어를 잃어가는것도 가슴아픈 일이지만 150년의 이민력사를 통해 이룩한 다른 하나의 모어-한어를 잃어가는것도 마찬가지로 마음 아픈 일이다. 

언어는 문화이자 힘!

지난세기 80-90년대, 우리 고향에서는 한때 조선어무용론이 대두하여 아이를 한족 학교에 보내는것이 류행이였다. 한어를 못하면 주류사회진출이 힘들다는 리유에서였다. 이들 부모의 마음은 충분히 리해가 되지만 한어를 못하는 리유가 조선어를 배우기때문이라는 사유는 버려야 한다. 같은 시간에 한어 한가지를 공부하는 사람에 비해 조선어와 한어 두가지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한어가 딸리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조선어를 포기할것이 아니라 한어공부시간을 더 늘렸어야 마땅할것이다.

언어학자들의 다년간의 연구에 의하면 이중언어 또는 다중언어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그렇지 못한 아이에 비해 장기적으로 볼 때 언어능력이 훨씬 뛰여나다고 한다. 유아기에 가정에서의 이중언어 또는 다중언어 사용이 아기에게 언어적혼란을 초래할수 있다는 주장도 간혹 있지만 그러한 혼란기를 겪고나면 아기의 대뇌에는 2개 또는 여러 개의 언어계통이 형성되여 일후 기타 외국어를 배우는 능력이 훨씬 향상된다고 한다. 

미국의 이민자들도 초기에는 미국 주류사회 진출을 위한다는 리유로 모국어교육을 회피했다. 미국의 인구통계를 보아도 1980년에는 11%의 가정에서만 영어외의 기타 언어를 사용했다. 그러나 2007년의 통계에 의하면 평소에 집에서 두가지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는 가정이 배로 늘어나 20%에 이르렀다. 

글로벌 사회에서 언어는 곧 능력이고 힘이다. 글로벌 비지니스시대에 조선족은 두가지 모어의 우세로 13억 중국인외에 5천만에 달하는 해외 화교들과 언어적소통 또는 문화적뉴대감을 느낄수 있고 또 근 1억에 달하는 조선민족과 언어적소통 또는 문화적뉴대감을 지닐수 있다. 소수민족의 모어능력 향상은 국가발전전략에 부응하는것으로 된다. “일대일로(一带一路)” 발전전략과 관련하여 조선족, 몽골족, 로씨야족 등 30여개 과경소수민족이 관여된다. 조선족은 실크로드경제벨트를 통해 동으로 조선, 한국과 련결되고, 씨비리철도를 통해 유라시아대륙의 구쏘련지역의 고려인들과도 련결이 되므로 무한한 비지니스기회를 창출할수 있다. 

새로운 모어교육모델 개발 필요!

전통적인 모어교육모델은 바로 가정교육모델이다. 가족내에서 공용어외에 모어사용을 일상화하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하는것이다. 대도시에서 우리 조선족 아이들의 조선어교육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할머니에 의해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서부터 가정내의 모어환경유지가 쉽지 않다. 더우기 집에 아이를 돌봐주는 로인이 안계시고 부모들도 직장일이 바빠 가정에서의 모어교육에 신경을 못쓰는 경우도 비일비재이다. 

전통적인 가정교육모델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모어교육모델 개발도 시급하다. 대도시의 많은 젊은 학부모들은 방학이면 아이를 고향에 돌려보내 조선어공부를 하도록 한다. 한국에 귀화한 조선족부모들은 아예 아이를 조기류학생신분으로 중국에 돌려보내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게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를 연수/류학교육모델이라 할수 있겠다. 

그리고 북경, 상해, 청도 등지에서는 주말학교 교육모델을 적극 시도하고있다. 한국에서도 여러 다문화지원센터들에서 주말학교의 형식으로 조선족청소년들을 상대로 한어교육을 지원하고있다. 그러나 주말학교운영에 필요한 자금 및 교실, 교사 해결이 쉽지 않다. 

상기 교육모델들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온라인 교육모델에 대한 주목이 시급하다. 개방형 온라인 강좌라 불리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교육이 미래 교육의 방향이란 평판을 받고있다. 코세라(Coursera) 등 대형 개방형 온라인강좌플랫폼에는 무료언어교육강좌들이 많지만 조선족어린이들의 특성에 맞는 조선어교육 또는 한어교육 강좌가 부족하다. 조선족청소년들을 위한 온라인모어교육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이는 정부의 지원과 학계의 노력을 통해 충분히 실행할수 있는 일이다. 

글로벌시대에 세계화로 통하는 길은 민족적인 유산이라 생각한다. 민족문화를 지켜가는 길은 곧바로 민족언어를 고수하는것이 아닐가? 곧 태여날 아이에게 피를 물려주고 말도 물려주고싶다.

[김청룡 략력]
소속: 중앙민족대학 조선언어문학부
전공: 언어학, 조선어
학력: 한국 경희대학 국어국문과 언어학 박사
  한국 서울대학 국문학과 언어학 석사
  중앙민족대학 조선언어문학부 언어학 석사
  중앙민족대학 조선언어문학부 언어학 학사
경력:중앙민족대학 조선언어문학부 강사, 석사생 지도교수(2012.9 – 현재)
  한국 고려대학 민족문화연구원 연구원(2011.8 - 2012.8)
  한국 대진대학 교양학부 외국인 전임교수(2011.3 – 2012.8)
  한국 호원대학 국제교육원 강사(2010.3 – 2010.7)
  중앙민족어문번역국 조리번역(2002.8 – 2005.3)

주요 론저: 
저서로는《韩中待遇词汇对比研究》(2014, 한국, 박문사)、역저로는 《韩国风俗画》(2015, 商务印书馆)등.
《浅析韩餐菜名的结构类型-以显性要素与隐性要素为例》(2015)、《韩中待遇词汇语域关系对比分析》(2014)、《基于语料库翻译学的韩汉有标识被动句的翻译研究小议》(2014)、《韩国语自我待遇词汇语义类型分析》(2014)、《韩国语汉字词与汉语的人称词缀对比分析》(2012)、《刍议中国国内韩国语教育改善方案》(2010)등 10 여편 론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

출처 인민넷  2016-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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