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지구 합친 뒤 분리" 새 가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리태백이 놀던 달아." 날씨가 좋은 밤이면 언제나 볼수 있는 친숙한 달. 하지만 아직도 인류는 달의 기원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있다. 한가위를 환하게 밝혀주는 달, 대체 어떻게 만들어진것일가.
1969년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달에서 암석을 가지고 지구로 돌아오기전까지 달의 생성에 관해서는 세가지 학설이 존재했다. 지구와 함께 달이 만들어졌다는 "동반생성설", 지구의 빠른 자전으로 태평양에 있던 지역 일부가 부풀어올라 우주로 떨어져나가 달이 됐다는 "분리설", 지구 주변을 지나던 달이 지구 중력에 의해 끌려들어 지금의 위치에 머물게 됐다는 "포획설" 등이였다.
하지만 아폴로 11호가 채취한 암석을 분석한 결과 지구와 달의 산소 동위원소(원자번호가 같지만 질량 수가 다른 원소)가 동일하다는것이 밝혀졌다. 또한 달의 밀도는 3.3그람/립방센치메터인데 이는 지구 맨틀이 큰 충격에 의해 녹았을 때의 평균 밀도와 비슷했다. 과학자들은 이를 토대로 새로운 가설을 만들었다. 현재 가장 큰 힘을 얻고있는 "대충돌설"이 바로 그것이다.
대충돌설에 따르면 태양이 만들어지고 원시 지구가 막 생겨났을 때인 45억년전, 화성 크기의 거대한 행성이 지구와 충돌했다. 워낙 큰 충돌이라 지구의 지각밑에 있는 맨틀이 로출됐고 지구의 자전으로 발생하는 힘에 의해 우주로 뿜어져나갔다. 우주로 퍼진 이 물질들이 중력에 의해 지구 주변을 돌다가 뭉치면서 지금의 달이 만들어졌다는것이 대충돌설이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원시 지구에 행성을 충돌시켰을 때 달이 생성됨을 확인하기도 했다"며 "인간이 갖고있는 증거로 얻을수 있는 가장 신뢰성있는 학설"이라고 설명했다.
수십년간 대충돌설이 힘을 얻고있다가 최근 새로운 가설이 힘을 얻고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시카고대 연구진은 대충돌설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대충돌설에 따르면 원시지구와 행성의 충돌 뒤 무거운 원소는 지구에 남고 가벼운 원소는 지구밖으로 탈출해 달이 만들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달과 지구의 맨틀에 있는 무거운 원소인 티타늄과 철의 성분은 거의 비슷하다. 연구진은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한 론문을 통해 지구와 행성이 충돌해 하나로 합쳐진 뒤 일부가 떨어져나가 달이 됐다는 새로운 리론을 발표했다. 원시지구는 현재 지구와 달리 빠른 속도로 자전을 했다. 행성과 충돌해 하나로 합쳐진 지구가 빠른 자전으로 인해 발생한 힘에 의해 일부가 떨어져나가 달이 됐다는것이다.
학계에서는 이번 가설이 대충돌설의 단점을 보완할수 있는 리론으로 보고있다. 대충돌설에 따르면 지구와 부딪친 행성의 성분도 달과 지구에서 발견돼야 하는데 기존 리론으로는 새로운 행성의 성분이 어떤것인지 설명할수 없었다.
지구와 가장 가까이 있는 달이지만 이처럼 기원조차 명확하게 알수 없는것은 과학자들이 조사할수 있는 월석(月石ㆍ달 표면의 암석)이 부족한것이 가장 큰 리유로 꼽힌다.
아폴로 11호가 달에서 382킬로그람에 달하는 월석을 가져와 이를 전세계 연구진에 나눠 달의 기원을 추적해왔지만 아직도 뚜렷한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있다.
아폴로 11호가 착륙한 곳은 과학적인 중요성보다 리착륙의 안전을 위해 적도 부근의 평평한 지역을 선택했기때문이다. 따라서 인류는 아직 달의 뒤부분이나 분화구 근방에 있는 월석을 만져보지 못했다.
최선임연구원은 "현재의 리론은 달과 지구가 갖고있는 암석의 성분비를 조사해 내린것으로 불완전한 부분이 있을수 있다"며 "인류가 더 많은 월석을 쥐고 연구를 하게 된다면 달의 기원은 차차 밝혀지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달의 기원을 파악하는것은 지구를 더 잘 리해할수 있는 길이 될것"이라고 덧붙였다.
매경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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