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끝자락에 잠깐 서늘한 기운이 돌자 무더기로 피여난 련꽃을 보고싶어서 핸들을 잡았다. 26일 11시 즈음 다달은 곳이 바로 훈춘 련꽃 호수공원, 거개는 방천려행코스에 끼워져 세트로 구경시켜주는 조금은 멀고 외진 이곳을 굳이 찾아갔다.
◆1억년 태고의 신비를 고스란이 묻혀온 두만강홍련
훈춘련꽃호수공원에서 자라고 있는 련꽃은 일명 ‘두만강홍련’으로 불리는 진분홍빛의 야생 련꽃이다. 1억 3천 5백만년의 력사를 지니고 있는 이 련꽃 품종으로 훈춘련꽃호수공원은 우리 나라에서 야생련꽃이 가장 잘 보존된 기지 중 하나, 중국야생련꽃 연구기지로 발돋음되기도 했다. 규모 역시 주내 련꽃호수 중에서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 동서 폭이 480메터, 남북 최장 길이가 1000메터, 호수 면적이 총 48만평방메터에 달한단다.
공사중인 주차장 한켠에 차를 세워놓고 입장료 없이 들어갔다. 입구부터 별다른 ‘서프라이즈’없이 련꽃호수가 한눈에 안겨왔다. 호수면을 꽉 채웠을거란 예상을 깨고 호수를 빙둘러 가장자리에 련꽃이 고리모양으로 피여났다. 도착한 시간이 때마침 점심때라 산밑 가장자리에 피여난 련꽃들도 해빛을 그대로 받아 빛갈이 우렷했다. 다만 이따금씩 불어오는 호수바람에 뒤번져지는 련잎이 흰빛을 반사하며 꽃송이를 감추기도 했다가 진한 초록 뒤에 숨은 련꽃의 분홍빛을 되돌려주기를 번복했다.
그러나 련꽃에 가까이 다가가기는 어려웠다. 호수 량쪽으로 나무잔도 입구가 보였지만 오래돼 보수가 필요한 탓인지 관광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고 가운데 세워진 2층짜리 조망대도 관광객들의 입장을 허락하지 않았다. 인당 30원짜리 떼목에 탑승해야만 호수 깊숙한 곳의 련꽃을 가까운 거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패턴, 속보이는 공원 측의 허술한 운영에 << 이건 아닌데…>>라고 뇌였으나 또 인위적인 련꽃 훼손이 얼마나 심해서 그랬을가 하는 ‘측은 지심’도 새록새록 갈마들었다. 그 ‘덕’에 땡볕아래 저희들끼리만 찬한하게 피여있는 절정의 초입에 들어선 련꽃을 먼발치에서라도 오롯이 구경할 수 있었다.
◆주내의 또 다른 가봄직한 련꽃명소들
우리 고장에는 사실 련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적지 않다. 다소 비슷하거나 겹쳐져보이는 경관일 수 있지만 나름이 장단점이 있어 추려보았다.
우선은 지난 23일에 련꽃축제를 시작한 돈화시 륙정산풍경구에 위치한 성련지이다. 16만평방메터의 면적을 자랑하는 성련지에는 3종, 2횡 5갈래 나무잔도가 건설돼 있어 가까운 거리에서 련꽃을 감상할 수 있다. 촬영애호가들에겐 다양한 촬영 각도가 제공되는 셈이다. 단점이라면 값비싼 구경이라는 점이다. 륙정산 풍경구에 입장해야만 감상이 가능하니 단순한 련꽃 감상을 위해서라면 저어된다.
돈화시 안명호진에는 또 한군데 야생련꽃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15만평방메터를 자랑하는 련꽃포다. 야생련꽃을 구경하는외 다양한 어종이 양식되고 있어 낚시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다만 연길에서는 190킬로메터, 돈화에서도 50여킬로메터 떨어져있어 접근성이 그닥 훌륭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안명호진에는 거의 관광객들 투숙을 위해 마련된 리조트마다 련꽃늪이 마련돼있다.
연길시민들에게 최고의 접근성을 갖춘 련꽃 감상지는 뭐니 뭐니 해도 연길공원 련꽃늪일 것이다. 연길공원 남북 두 련꽃늪에는 홍련과 수련 두 품종의 련꽃 3만그루가 재배되여있으며 지금 현재 흐드러지게 피여나 시민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려행메모
훈춘 련꽃호수공원 가는 길:
연길에서 거의 160킬로메터, 부담스럽다면 훈춘까지 고속철도로 이동했다가 렌트카로 움직이는 방법을 선택해도 좋다. S201 도로로 권하통상구에 닿은 후 다시 권방선을 타고 20킬로메터 좌우 가면 길 왼쪽편에 련꽃호공원 간판이 보인다.
렌트카: 훈춘에는 다양한 렌트카회사가 있으며 고속철도역에까지 마중나온다. 기자는 현대 베르나를 1일 170원에 임대했다.
입장료: 입장료는 없으며 인당 30원짜리 관광용 떼목이 운영되고 있다.
연변일보 글·사진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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