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이 추위를 이겨내는 똑똑한 방법
조글로미디어(ZOGLO) 2017년12월6일 18시45분    조회:3226
동물들은 정말 겨울에 춥지 않을까?

기러기나 고니,원앙들을 보면 그 아무리 찬바람이 몰아쳐도 차가운 물 위에서 유유히 동동 떠다니고,심지어 온몸을 담근 채 자맥질까지 한다.겨울철새나 흔한 텃세인 참새까지,새들이 겨울잠을 자는 일 따위는 없다.

사람에게도 동물에게도 겨울은 고난과 시련의 계절이다.
그럼 그 연약하고 작은 것들이 어떻게 겨울을 이길까?무슨 특수한 장치나 능력이라도 있단 말인가?새들을 많이 부검해 보았지만 그런 기관들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오히려 새의 깃털은 날기엔 제격이지만 다른 동물의 털에 비하면 매우 엉성한 듯 보이고, 배 부위에 나 있는 연한 솜털은 잡으면 한 움큼씩 쉽게 뽑혀 버린다.그럼 피부라도 두꺼워야겠지만 오히려 습자지처럼 얇아서 핏줄이 훤히 드러나 보일 정도다.그나마 새들은 평균 체온이40도이상으로 높다. 그래서 먹을 것만 잘 먹으면 그 높은 체온을 이용해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또한 다리에는 열 교환 기능이 있어 차가운 발끝으로 갈수록 피가 차가워지고 다시 위로 올라갈수록 데워지기를 반복하여 얼음 한복판에 서 있어도 얼음판도 녹지 않고 발바닥도 동상에 걸리지 않는다.하지만 그것도 발에만 국한되는 일이다.

몸에 특별한 것이 없다면 역시행동거지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할성싶다.겨울에 달라지는 동물들의 대표적인 행동은첫째,군집.운거 생활이다.겨울잠을 자는 뱀,너구리,오소리들은 아주 한 덩어리로 뭉쳐있다.일본원숭이나 사슴 무리도 서로 꼭 껴안거나 옆구리와 옆구리를 맞대고 혹한의 겨울밤을 함께 보낸다.

기니피그의 사촌 '마라' 두 마리. 옆구리와 옆구리를 꼭 맞대고 혹한의 겨울밤을 보내는 동물들도 있다.
하지만 남극의 펭귄들을 제외한 일반 새들에게서는 이 정도의 밀착 행동이 보이진 않는다. 다만새들도 겨울에는 철새들의 운무처럼 흩어져있던 무리들이 커다란 군집을 형성한다.이것은 추위를 이기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려니와,결혼 의식이기도 하다.또한 이때만큼은 불필요한 동작이나 모험적인 행동,특히 새끼 낳은 것 같은 위험천만한 일은 극히 자제한다.단, 곰은 이때 꼭 새끼를 낳지만 이 새끼는 정말 손바닥만 하여 어미만 크게 움직이지 않으면 서로에게 거의 부담을 지우지 않는다.

특이하게도 곰은 겨울에 새끼를 낳지만, 철새들은 겨울에 이런 위험천만한 일은 극히 자제한다.

두 번째는 몸의 움츠림이다.왜가리나 백로는 목이30cm이상으로 길다.그런데 쉴 때 보면 마치 목이 없는 동물 같다.날 때는 ‘ㄱ’ 자로 꺾는다.펠리컨이나 고니는 목을 뒤로 젖혀 날개 사이에 깊숙이 파묻는다. 두 발마저 배에 깔고 않으면 마치 하얀 공처럼 변한다.시골 분들은 이런 고니의 쉬는 모습을 보고 이들을‘바구니 새’라고도 부른다.

펠리컨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목을 뒤로 젖혀 날개 사이에 깊숙이 파묻어 '공 모양'으로 몸을 움직인다.
일본원숭이들은옛날 할아버지들이 두루마기 소매 속에 손을 넣은 것처럼 가슴 앞에 두 손을 깍지 끼고 허리를 수그리며 아장아장 걷는다.그리고 잠 잘 때나 쉴 때는 두 발과 두 손을 한데 꼭 모으고 고개를 가슴 쪽으로 푹 숙인다. 마치 뭔가 깊이 반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추위를 이겨내는 그들만의 간결한 생존비법이다.

세 번째는 움직임의 최소화이다.오직 추위를 방어하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는 것이다.겨울밤 새들이 자고 있는 전시장에 몰래 들어가 보면 어떤 새는 높은 나뭇가지에 올라가 있지만 대부분의 새들은 긴 횃대에 나란히 앉아서 졸고 있다.보통 때는 가까이 다가가면‘퍼드득’날아가기 바쁜데 겨울밤에는 웬만해서는 잘 날아가려 하지를 않는다.삵,족제비 같은 것들이 겨울밤의 이득을 보기 위해 그토록 농가 주위를 배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양이도 주로 밤에 비둘기 사냥을 하기 때문에 아침에 가보면 날개 깃들이 여기저기 무더기로 널려있다.

황조롱이(위)와 부엉이. 겨울에 동물들은 추위를 방어하고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웬만하면 움직이지 않는다.

이 밖에도 사슴이나 북극곰같이 열심히 움직여서 열을 내는 동물들도 있고 물범이나 수달처럼 따뜻한 바위 위에서 몸을 데우는 무리들도 있다.우리가 배운 생물학 교과서에는 북극곰들이 두터운 털 때문에 추위에 끄떡없다고 하지만 그들도 추우면 물에 들어가지 않고 빙산에 가만히 앉아서 햇빛이 나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린다.우리가 옷만 걸치고선 추위를 이기지 못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교과서와 달리 북극곰도 마냥 추위에 강한 건 아니다. 바위에 앉아서 햇빛이 나오길 간절히 기다린다. 픽사베이
예외 없이 어떤 동물들에게나 겨울은 커다란 시련의 계절이며 이때 약한 유전자를 가진 동물들은 많이 소멸된다.이 고난을 이기기 위해서는 매우 치밀한 전략,전술이 필요하다.단지 차이라면 사람들이 화석연료를 태워 이를 이겨내는 반면 동물들은 극히 에너지 보존적이며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이를 극복하는 것뿐이다.야생동물들도 겨울밤이 춥기는 우리와 매한가지다.


글ㆍ사진 최종욱 야생동물 수의사

(‘아파트에서 기린을 만난다면’ 저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528
  • [서울신문 나우뉴스]음식과 생활 습관이 좋아지면 뇌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사회적인 환경’에도 영향을 받게 되며 특히 여성의 경우 더 크게 작용한다고 유럽의 학자들이 최근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를 통해 밝혔다. 이는 삶의 수준이 향상되면 남녀 모두 뇌의 인식 능력...
  • 2014-09-28
  • [서울신문 나우뉴스]적어도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바닷물의 반은 태양계 형성 시점보다 오래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과학진흥협회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과학전문저널 사이언스(Science)는 미국 미시건 대학 앤아버 캠퍼스·영국 엑서터 대학 연구진이 “지구상의 바닷물 중 적어도 50%는...
  • 2014-09-28
  • 콘솔게임 ‘헤일로4’에 등장하는 AI 코타나의 모습 [서울신문 나우뉴스]오는 2020년까지 대부분의 사람이 온라인상에 자신과 똑같은 존재 이른바 ‘디지털 쌍둥이’(digital twins)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미래학자 존 스마트가 전망했다고 미국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20일(현지시간) 보...
  • 2014-09-25
  • [서울신문 나우뉴스]아무 조건 없이 자신의 신체장기를 불쑥 기증하는 등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유독 강한 이타적인 사람은 이기적인 사람과 뇌 형태 자체가 다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조지타운대학 연구진이 이타적인 사람은 보통 또는 이기적인 사람과 뇌 활성화 패턴부터 크기까지 폭 넓은 차이점이 존재한다...
  • 2014-09-25
  • (아래 오른쪽) 지구 하늘과 유사한 ‘HAT-P-11’ 대기의 가상 이미지 지구에서 약 124광년 떨어져있는 해왕성 크기 외계행성에서 ‘수증기’ 존재가 확인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우주과학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은 메릴랜드 대학 연구진이 지구에서 124광년 거리에 존재하는 행성 &lsquo...
  • 2014-09-25
  • ▲태양에서 플레어와 CME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사진제공=NASA] 실시간 태양 변화, 지구에 끼치는 영향 커  태양은 주기적으로 폭발한다. 폭발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중 번쩍하고 섬광으로 나타나는 '플레어(flare)'와 '코로나질량방출(CME)'이 대표적이다. 태양 폭발은 때에 따라 지...
  • 2014-09-24
  •   최근, 한 누리꾼이 선양(瀋陽) 비행기 제조 공장에서 연구•개발 후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젠(殲)-31전투기의 시험 비행 사진을 유명한 모 군사 웹사이트에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젠-31전투기는 엔진 제트 노즐 수축장치의 색을 진한 색과 옅은 색 2가지로 구분했다. 인민망
  • 2014-09-22
  • [서울신문 나우뉴스]초기 지구는 뜨거운 마그마가 바다를 이루는 지옥 같은 환경이 아닌 온난한 기후의 성경 속 ‘에덴동산’ 같은 사람이 살만한 환경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월드리포트(Science world report)는 밴더빌트 대학 지질학 연구진이 &ldqu...
  • 2014-09-17
  • 가장 빛나는 천체 '퀘이사'…미스터리 20년 만에 풀려 은하 중심으 블랙홀이 주변의 별을 산산조각 내면서 삼키는 과정에서 퀘이사는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를 우주에 방출한다. 엄청난 양의 에너지 방출로 퀘이사는 우주에서 가장 밝게 빛나게 된다. 사진은 개념도. (사진 출처=NASA) 우주에서 가장 밝게 빛...
  • 2014-09-17
  • ▲로제타 탐사선이 혜성의 사진을 보내왔고 과학자들이 이를 토대로 혜성 지도를 완성했다.[사진제공=ESA] ESA, 로제타가 촬영한 사진으로 '혜성 지도' 만들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이제 시작이다. 로제타가 혜성 지도를 만들었다. 혜성은 다양한 얼굴을 지녔다. 혜성 지도는 로제타의 탐험에 기본이 된다. 혜...
  • 2014-09-17
‹처음  이전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