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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가 세계 최초로 '현금 없는(Cash-free)' 국가가 될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덴마크의 식당과 주유소·옷가게에서 모바일·신용카드 결제만 허용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최근 발의됐다.
결제의 85%가 신용카드로 이뤄지고, 국민의 절반 가량이 모바일 결제를 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덴마크 정부는 '현금 없는 경제'를 통해 탈세의 온상인 지하경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현행법상 덴마크 기업체와 상점은 현금을 받아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젠 이 '강제 조항'을 삭제하고 상점에서 모바일·신용카드 결제만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다. 지난 6일 발의된 이 법안은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법적 저항은 적다고 덴마크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국회에서 최종 통과되면 내년 1월부터 덴마크의 식당과 주유소·옷가게에선 현금 결제가 사라진다. 단, 공공 서비스 성격이 강한 우체국과 병원·치과에선 여전히 덴마크 화폐인 크로네를 받는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현금 없는 상점'을 위해 덴마크 최대 슈퍼마켓인 단스케 슈퍼마켓은 모바일 결제 앱 '모바일 페이'만으로 쇼핑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중이다.
왜 덴마크는 '현금 없는' 국가를 지향할까. 비얀 코리돈 덴마크 재무부 장관은 "그동안 상점에선 현금을 지키기 위해 보안업체를 고용했고 가게에 강도가 들까봐 불안에 떨었다"며 "하지만 현금이 없으면 강도피해가 적고 잔돈 거슬러주는 시간도 절약된다"고 말했다. 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도 '현금 없는 국가' 대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2013년 스웨덴의 한 은행에선 강도가 은행에 침입했지만 현찰이 없어 빈 손으로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다. 탈세와 암시장을 억제하는 데 비(非) 현금 결제가 유용하다는 것도 큰 이유다. 바리스타로 일하는 소렌 옌슨(27)은 "카드 결제가 더 편리하고 위생적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연구진에 따르면 지폐에서 3000종류의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현금 없는 국가가 가능한 이유는 신용카드, 모바일 결제 등 비(非)현찰 결제 시장이 성숙했기 때문이다. 2012년 덴마크 전체 결제액 중 84.2%가 은행 카드로 이뤄졌다. 인구(560만명)중 200만 명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쓴다. 생로병사와 관련된 대부분의 지출을 국가에서 미리 부담해 실생활에서 현금 쓸 일이 거의 없다는 설명도 있다.
덴마크 국립은행은 내년부터 자국 내 화폐 생산을 중단하고 신규 화폐 발행은 외국에 위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1억 덴마크 크로네(약 183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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