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운전대를 잡았죠. 당신은 그러면 안 됩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어느 술집 화장실. 술 취한 손님을 앞에 둔 거울 속 남성의 고백이 이어진다. 짧게 민 머리에 푸른색 옷. 안경을 쓴 그는 도대체 누구며, 왜 화장실 거울 속에서 손님들에게 말을 거는 걸까?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거울 속 남성은 크리스 카우딜라다.
크리스는 2010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 존스 카운티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중 40대 남성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사망한 남성은 경찰관이며, 네 자녀를 둔 아버지로 알려졌다.
“무슨 술을 마셨습니까?”
크리스가 물었다.
“위스키요” 또는 “위스키 사워요” 등의 손님들 답변이 이어진다.
“좋은 술이네요”라고 답한 크리스. 이내 그의 목소리 톤이 달라졌다. 크리스는 자신이 음주운전 중 한 사람을 숨지게 해 징역 15년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라며, 당신만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손님들을 말렸다. 뜻밖의 이야기에 손님들이 놀란 것도 당연한 일이다.
물론 크리스가 실시간으로 손님들과 대화하는 건 아니다.
수감 중인 죄수가 외부와 소통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상은 사전 제작으로, 손님이 화장실에 들어와 거울을 볼 경우 센서에 의해 작동한다.
미국의 한 광고회사가 음주운전 방지를 위한 여러 사회 비영리단체를 대신해 영상을 만들었다.
제작과정에서 광고사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에게 초점을 맞추자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비영리 단체 관계자는 “안될 이유 없다”며 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지난 1980년에 음주운전 가해차량 때문에 열세 살 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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