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형 병원에서 수술환자에게 다른 혈액형의 피를 수혈해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피해자 가족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진모(여·77) 할머니는 부산 진구의 한 대형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병원측이 수술 과정에서 B형인 할머니에게 A형 피를 수혈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혈액은 자체 면역반응을 한다. 혈액형이 'B'형인 환자에게 A형 혈액을 수혈하면 혈관 안에서 피가 엉겨 혈전이 만들어진다. 혈전 덩어리들은 혈관을 막고 장기까지 손상시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번 사고는 수술 전 미리 냉장고에 넣어 둔 혈액을 꺼내는 과정에서 간호사가 다른 환자에게 쓸 혈액을 가져오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가 A형 혈액형의 피 200㎖가 수혈될 때까지 수술실에 있던 의료진 중 누구도 혈액이 잘못됐는지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진씨의 가족들은 "수술 3시간 후, 담당 의사로부터 환자가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는 말을 들었다"며 "혈액형이 B형인 어머니에게 수술 과정에서 실수로 A형을 수혈했다는게 담당 의사의 설명이었다"고 말했다.
병원도 잘못을 시인했다. 수술에 참여했던 한 의료진은 26일 “우리 병원의 잘못을 인정한다”며 "여러 파트에서 걸러져야하는 문제가 어디에서도 걸러지지 못했기 때문에 이건 한 개인의 책임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술 이후 의식을 잃었던 진씨는 이틀 만인 지난 25일 의식을 찾았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기능이 떨어져 혈액투석을 받는 위독한 상황이다.
진씨의 가족들은 병원측의 과실 책임을 물어 수술을 집도한 의료진과 병원 관계자를 경찰에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네티즌들은 병원측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 "끔찍한 사고"라며 "어떻게 병원을 믿고 생명을 맡길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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