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마타틀란 시 [인터넷 갈무리]
마을주민들, 만류하는 경찰도 쫓아내고 '집단광기' 표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에서 마을 주민들이 40대 남성을 도둑으로 '오인'해 구타하고 산채로 화형에 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숨진 피해자는 트럭 운전기사로서 사고 지역에 간 것으로 밝혀졌다.
4일(현지시간) 엑셀시오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 주 산티아고 마타틀란 시에서 마을 주민들이 엔리케 멘도사(40)라는 남성을 심하게 구타한 뒤 불에 태워 죽였다.
사건 당일 마을 주민들은 거리를 배회하는 멘도사와 동료를 빈집털이 도둑으로 의심했다. 마을에 위험이 닥쳤음을 알리는 경보가 발령됐고 멘도사는 몰려든 주민들에게 붙잡힌 뒤 경찰서로 끌려갔다. 그러나 경찰은 체포 근거가 확실치 않다며 그를 방면했다.
화가 난 주민들은 다시 한 번 교회 종을 울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600명의 주민이 시청 앞에 모였고 결백을 호소하는 멘도사를 무참히 구타한 뒤 살아 있는 그를 불에 태웠다.
마을 주민에 의한 '즉결심판'이 이뤄지기 전에 주 경찰과 시 당국 관계자들이 현장에 도착, 주민들을 만류했지만, 주민들로부터 공격 위협을 받고 쫓겨났다.
마을 주민들은 이튿날 "그간 많은 절도 사건이 있었지만 아무도 어떤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범죄를 막기 위한 유일한 권리를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2주 전에 마을 주민들이 도둑으로 의심되는 2명을 붙잡아 경찰서로 인계했으나 경찰이 혐의점이 없다며 석방하는 바람에 마을 주민들이 화가 난 상태였다.
멘도사의 신원은 나중에 그의 부인이 경찰에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그는 상하기 쉬운 물품을 운반하는 트럭 운전사로 멕시코에 거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멘도사의 부인은 "트럭 운전사라서 일 때문에 오악사카에 간 것"이라고 말했다.
오악사카 주의 주도인 오악사카 시에서 동쪽으로 47㎞ 떨어진 산티아고 마타틀란은 용설란의 액을 발효시켜 만든 멕시코의 증류주인 메스칼의 본고장으로 1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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