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바티칸 최고위급 성직자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인 조지 펠 호주 추기경(76)이 수십년 전 아동 성범죄 혐의로 기소됐다고 2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가 보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끊임없는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범죄와 관련해 무관용 원칙을 표명하고 관련자들을 대거 성직 자격을 박탈하는 등 강한 입장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호주 빅토리아주 셰인 패튼 경찰청 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지 펠 추기경이) 여러 건의 역사적인 성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언론은 이 중 최소 1건에는 성폭행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현재 바티칸에 머무르고있는 펠 추기경에게 다음 달 18일에 열리는 멜버른 치안법원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펠 추기경의 아동 성범죄 의혹은 그가 시드니 대교구장으로 있던 2002년 처음 불거졌으며 지난해부터 아동 성범죄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지난해 7월 ABC방송은 펠 추기경의 지난 20년간 성범죄를 폭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그가 수십년 전 여러차례 남자아이들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십년 전 동료 신부가 성추행을 저지른 사실을 묵인하고 심지어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펠 추기경이 기소되자 시드니 카톨릭 대교구 대변인은 즉각 성명서를 내고 "공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단호하게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펠 추기경은 교황청 경제사무국의 수장을 맡고 있다. 교황청의 재정 상황을 감독하고 예산을 짜는 등 '사실상 바티칸 2인자'라고 불릴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로 알려져있다. 교황청 개혁을 위한 8인 위원회의 일원이기도 한 그는 교황의 측근으로도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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