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레토 증후군'을 앓고 있는 9살 소년 잭 올다크레스. 사진=데일리메일
전신 피부가 벗겨지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9살 소년이 외신에 소개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8일(현지시간) ‘니트레토 증후군’에 걸린 영국 소년 잭 올다크레스의 사연을 전했다. 니트레토 증후군은 선천적으로 피부 표피가 계속 벗겨져 전신이 ‘비늘’에 뒤덮인 것처럼 보이고, 온몸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염증성 질환이다. 피부에 보호장치가 없어 탈수나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잭은 2008년 8월 영국 중부에 있는 ‘넌이턴’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잭이 태어났을 때 온몸이 붉게 달아올라 있는 걸 보고 처음에는 외상에 의한 상처라고 생각했다. 뱃속에 있던 잭의 다리와 머리의 위치가 정상적이지 않아 임신 35주차에 제왕절개로 그를 출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잭의 피부는 점점 더 붉어졌고 피부 겉면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잭은 태어나자마자 온몸이 붉게 달아오르고 피부 겉면이 벗겨지기 시작해 고통스러워했다. 사진=데일리메일
부부는 잭이 태어난 지 5주 뒤 버밍엄에 있는 어린이 전문병원으로 옮기고 나서야 정확한 병명을 알게 됐다. 엄마 줄리(45)는 “병명을 듣고 나서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다. 우리는 5주간 모든 것을 부정하며 살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잭의 모든 것을 사랑하지만 그의 상태를 받아들이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니트레토 증후군은 유전적 문제로 발생한다. 잭도 잘못된 유전자 변이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아빠 대니(39)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우리는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고 지금도 그렇다”며 “우리가 ‘매개체’가 됐을 줄은 정말 몰랐다”고 설명했다. 태어나자마자 집중치료실로 옮겨졌던 잭은 6개월이 지나서야 부모와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집으로 온 후에도 다시 6개월간 바이러스 감염 위험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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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엄마 줄리. 사진=데일리메일
잭의 부모는 “가족이 함께 아침 식사를 하는 평범한 일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잭은 아침에 90분, 저녁에 3시간 동안 미지근한 물에 몸을 담그고 아주 천천히 목욕을 해야 한다. 줄리와 대니는 잭의 온몸에 각질처럼 붙어있는 표피를 아주 천천히 떼어낸다.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목욕이 끝난 뒤에는 수분 유지를 위해 전신에 ‘파라핀 연고’를 두텁게 바른다. 대니는 “학교에 가는 것과 같은 평범한 일상을 위해 잭은 치료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함께 식사를 하는 평범한 가족생활도 전혀 누릴 수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잭의 가족을 힘들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다. 올해 초 갔던 레스토랑에서 가족은 심각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가족이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잭을 가리키며 비웃기 시작한 한 남성 때문이었다. 대니는 “잭이 자라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며 “모자나 후드로 얼굴을 가리고 밖을 나선다”고 말했다.
부부는 최근 기금 모금을 시작했다. 잭의 목욕시간을 줄여줄 ‘마이크로 실크 버블’ 욕조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욕조에서 나오는 아주 미세한 거품이 잭의 피부를 따뜻하게 유지시켜주고 각질 제거를 돕는 기능을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욕조는 3시간이나 되는 목욕시간 동안 따뜻한 물로 몇 번 갈아줘야 하기때문에 잭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어렵다. 대니는 “이 욕조가 잭의 삶을 바꿀 수 있다”며 “목욕시간이 평소의 절반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에 학교에 가기 전에 함께 아침을 먹는 등 가족의 삶을 되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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