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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찰, 고급 승용차 절도범 CCTV 영상 공개
폐쇄회로에 잡힌 BMW 차량을 훔치고 있는 도둑들의 모습. 사진 데일리메일 동영상 갈무리.
무선 키에서 나오는 신호를 교란해 60초 만에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급 승용차를 훔쳐 달아나는 차량 절도 사건이 영국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절도범들은 신호 교란 장비를 써서 차량에 손도 대지 않고 고급 승용차를 훔친 것으로 파악된다.
영국 언론 메트로는 영국 경찰이 지난 9월 24일 오후 9시께 웨스트미들랜드 주(州) 솔리헐의 엘름돈 지역에서 있었던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절도 장면 폐쇄회로(CC) TV 영상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영국 경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얼굴을 가린 두 명의 남성은 피해자의 주택 앞에 자신들이 타고 온 차를 세운 뒤 각자 손에 ‘릴레이 박스’라는 장비를 들고 접근한다. 릴레이 박스는 집 안에 있는 차량의 무선 키에서 나오는 전파를 수신기에 전달해 차량이 이 수신기가 마치 열쇠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일종의 신호 교란 기기다.
송신 장비를 든 범인이 주택의 벽 또는 창 쪽으로 다가서고, 다른 한 명은 차량의 뒷좌석 근처에서 수신기를 들고 서 있다. 송신 장비를 든 범인이 집 근처에서 뭔가를 탐색하듯 이리저리 움직인 지 불과 20여 초가 지나자 차량의 앞문이 열리고 수신기를 들고 있던 사람이 차에 탑승한다. 이들은 이후 잠시 도로로 나가 다른 차량이 접근 중인지 확인한다. 이후 다시 주택에 접근해 이번에는 차량의 시동 신호를 교란해서 시동을 건 뒤 유유히 훔친 차량을 몰고 자리를 뜬다. 전체 범행에 걸린 시간은 불과 60초 안팎이다.
메트로는 영상 속 범인들과 같이 벽이나 창문을 사이에 두고도 전달되는 무선 자동차 키의 특성을 이용하는 범죄가 최근 연달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메트로는 최근 북런던에서만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고급 승용차를 훔친 네 건의 범죄가 있었으며, 이 가운데 BMW 차량을 훔친 두 명이 차량의 엔진 소리를 듣고 깬 차주의 신고로 검거된 바 있다고 보도했다.
메일온라인은 지난달 29일 이러한 범행 장비가 일반적인 검색 엔진으로 찾을 수 없는 ‘다크웹’에서 수천 파운드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좀 더 쉽게 구할 수 있는 보편적인 장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5월 메일온라인은 비슷한 장비가 약 37만 원에 아마존이나 이베이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메일온라인이 전한 ‘핵알***(HackR****)’이라는 장비는 차량의 사용자가 무선 키를 사용할 때 이 신호를 가로채 컴퓨터에 저장하는 장비다. 이 장비는 30피트(약 9m) 떨어진 곳에서도 무선 신호를 가로챌 수 있어 절도범이 은신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르기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일온라인은 또 이 장비를 사용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어 이를 그대로 따라 한 결과 랜드로버-레인지로버의 최고급 모델인 레인지로버 보그를 2분 만에 해킹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쪽은 해당 사건에 대한 기술적 의문과 한국에서의 대처 상황에 대해 묻는 <한겨레>의 질문에 ‘입장이 없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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