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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촬영회' 미투 확산…'촬영 빌미로 성추행'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5월21일 08시34분    조회:2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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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여성모델, 노출 상태로 남성 다수와 진행… 반강제적 촬영 동의나 미성년자 모델 촬영도 빈번]

/사진=픽사베이유튜버 양예원씨(24)가 "모델 촬영 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이후 사진계에 공기처럼 존재해온 '비공개 촬영회' 문화가 재조명받고 있다. '비공개 촬영회'에서 모델 촬영을 빌미로 일어나는 성범죄 사건에 대한 폭로도 잇따르면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사진계에 따르면 비공개 촬영회는 2000년대 초반부터 동호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주로 남성 10여명이 스튜디오를 빌려 20대 초반 여성 모델 한 명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말은 촬영회지만 대부분 누드 혹은 포르노 수준의 사진을 찍는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동호인 A씨는 "'비공개' 촬영회는 비공개인 만큼 모델이 최소 란제리를 입는 정도로 노출한다. 모델에게 팬티 대신 스타킹만 입히거나, 성기에 손을 갖다 대게 한 뒤 사진을 찍는 등 '하드'한 비공개 촬영회도 많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동호인들 사이에선 이 같은 '하드' 콘셉트의 비공개 촬영회를 자주 진행하는 스튜디오 목록이 공유되며, 이런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촬영회는 매번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구체적 촬영 진행 행태를 설명하지 않은 채 반 강제적으로 모델에게 촬영 동의를 받거나, 미성년자를 모델로 모집하는 일도 만연하다는 것.

양예원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동영상을 올려 3년 전 집단 성추행과 성희롱, 협박을 당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3년 전 한 스튜디오에 피팅모델로 지원했다가 '비공개 촬영회'에서 원치 않는 누드 촬영과 성희롱·협박을 당했고, 최근 성인사이트를 통해 사진이 유포돼 고통을 겪고 있다고 폭로했다. 배우지망생 이소윤씨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양씨와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지난 18일에는 미성년자 모델도 페이스북을 통해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유예림양(17)은 "모델 촬영 빌미로 성추행한 사건의 다른 피해자다. 저도 용기를 얻어 이야기해본다"고 입을 열었다. 유양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월 모델구인 사이트 등에 이력서를 올려 두고 일을 찾던 중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스튜디오로부터 '일반 사진회' '포트폴리오' 모델을 찾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유양은 "스튜디오 실장이 '노출은 어디까지 가능하냐' 등을 물어 '미성년자이기도 하고 노출은 힘들다'고 답하니 강요하지 않는다고 안심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촬영에서 유양은 속옷이 다 보일 정도의 옷을 입어야 했고, 실장은 "속옷을 벗어달라" "가슴이 예쁘다" 등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 포즈를 잡아준다며 유양의 신체를 만지기도 했다. 유양은 매일 수치스럽다면서, 사진이 유포될까 힘든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엔 서울 송파경찰서가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피팅 모델 면접을 보러 온 미성년자 소녀들을 상대로 노출사진을 찍게 한 뒤 이를 유포, 돈을 번다는 정보를 입수해 현장에서 관계자들을 검거한 바 있다.

양씨의 폭로를 계기로 '비공개 촬영회'와 성폭력간 연관성이 다시금 알려지면서 사진계 악문화를 뿌리 뽑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유****'씨가 "사진계 비공개 촬영회 속 악문화를 고발한다"며 함께 올린 게시물들. 비공개 촬영회에 참여할 참가자를 모집하는 내용이다. /사진= 페북 캡처'유****'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계정은 "사진계 비공개 촬영회 속 악문화를 고발한다"며 '#미투(metoo)' '#위드유(withyoo)' '#사진계내_성폭력' 해시태그와 함께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은 "'모델이 신었던 스타킹은 촬영회 참석하신 회원님들께 전부 나눠드립니다' '얼굴x몸 풀 노출' 등 비슷한 글들을 비공개 촬영회와 관련해 조금만 검색해도 찾아볼 수 있다"며 "수요가 없었다면 이번 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희생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글은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하면서 이를 사진으로 남기는 악취미를 가진 이 사람들은 2000년대 초부터 2018년 내일 모레 촬영회까지 사진계 속에서 잘 살고 있다"며 "촬영회 수요에 맞춰 모델을 공급하기 위해 피팅모델 알바 구인광고 등 다양한 수법을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메라는 권력이 될 수 없다"며 "여성 모델은 부위별로 가격이 측정되어지는 상품이 아니다. 여성의 몸은 성상품화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촉구했다. 

경찰도 이번 사건과 여타 유사 사건들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8일 '여성악성범죄 집중단속 100일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사건이 1호 사건이다. 경찰은 이 사건을 마포경찰서 여성청소년 수사 2개 팀으로 꾸려진 '전담수사팀'에 배당하고 경찰청 수사 1개 팀을 더해 합동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현재 피의자를 출국금지하고 주거지와 스튜디오 등의 압수수색을 마쳤다. 곧 피의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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