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흙탕물 차오르는 상황에서… 꼭 껴안고 마지막 길 함께한 老부부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7월27일 09시14분    조회:489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몸 불편한 남편 떠날수 없어… 
西일본 폭우 안타까운 희생
7일 일본 오카야마현 구라시키시에 쏟아진 폭우로 집 안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와중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남편 니시하라 도시노부 씨를 지켜주었던 아내 니시하라 아키코 씨. 유족 제공
 
‘오후 3시 20분.’

폭우가 덮쳤던 7월 7일. 벽시계는 여기에 멈춰 있었다. 남편이 취미로 만들었던 나무 그릇은 흙 속에 묻혀 있었다. 아내가 이웃들과 차를 마시던 방은 다다미가 넘어간 채로 무너져 있었다. 이들이 살던 단층집 천장까지 흙이 묻어 있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단란했던 80대 노부부의 공간이었다. 

올해 스물다섯 살의 손자에게는 몇 달 전까지 할머니가 끓여주는 차를 마시러 가던 곳이었다. 사건 발생 다음 날, 구조 보트를 타고 현장을 찾은 손자는 말을 잇지 못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부엌으로 들어간 손자의 앞에는 할아버지를 두 손으로 꼭 껴안은 할머니가 있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시신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식탁 옆에서 마지막까지 함께한 두 사람이었다. 손자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 

○ 남편을 꼭 껴안은 아내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서일본 지역에 쏟아진 폭우는 21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7일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히로시마(廣島)와 함께 큰 피해를 입은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시 마비(眞備)정 근처에서 흐르던 1급 하천 다카하시(高梁)강의 지류인 오다(小田)천 제방이 붕괴된 것도 이날 낮이었다. 넘쳐흐르는 물은 인근 4600채의 집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물이 차오르고 있다. 구청에 전화가 안 된다.” 

주요기사

오후 1시 20분경 니시하라 아키코(西原明子·84) 씨는 자신의 집에서 약 25km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둘째 아들(54)에게 황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둘째 아들의 안부 전화에 “괜찮아. 집에 물이 차오르는 일은 없을 거야”라고 말했던 아키코 씨였다. 어머니의 다급한 전화를 받은 둘째 아들은 관공서와 경찰 등에 구조를 요청했다.  

흙탕물은 집 안으로 들어와 삽시간에 가재도구를 삼켰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아키코 씨는 몸이 불편한 남편 니시하라 도시노부(西原俊信·86) 씨를 식탁 위로 올렸다. 남편을 살리기 위해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 올린 것이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남편이 쓰러질까 봐 아내는 식탁 옆에서 남편을 두 손으로 감싸며 지탱했다.

“빨리 와서 우리 좀 살려줘.” 

둘째 아들의 구조를 받지 못한 아키코 씨는 이번엔 더 먼 곳에 사는 장남(58)에게 전화를 걸어 소리쳤다. 오후 3시경 현장에 가고 싶었지만 이미 잠겨버린 마을에 들어갈 수 없었던 두 아들은 정신 나간 듯 구조 요청을 했다. 하지만 그것이 부모님과의 마지막 통화가 됐다. 몸이 성치 않은 남편을 끌어안은 아내, 그런 아내의 품에 안겨 있는 남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서일본 폭우로 침수됐던 니시하라 부부의 집을 정리하고 있는 차남(오른쪽)과 손자. 아사히신문 제공
○ 남편 곁을 떠나지 않은 아내 

이 노부부의 사연은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을 통해 일본 전역에 알려졌다. 두 아들이 결혼해 나간 뒤 노부부는 구라시키시 마비정에 집을 얻어 살았다. 대형 철강 업체에서 퇴직한 남편 니시하라 씨는 목각 작품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다도(茶道)가 취미인 아내는 이웃들을 초대해 함께 차를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2년 전 남편은 식도암 수술로 입원한 뒤부터 다리 근력이 나빠졌다. 지팡이를 짚고도 잘 걸을 수 없어 아내의 부축을 받으며 지내야 했다. 망막에도 문제가 생겨 시력도 점차 잃게 됐다. 남편에 대한 아키코 씨의 극진함은 변함이 없었다. 

집을 정리하러 온 둘째 아들은 동네 주민들에게 사고 당일 아침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웃들이 “피난소로 가자”고 했지만 아키코 씨는 “남편 눈이 잘 안 보인다. 집이 더 편하다. 피난소에는 불편해서 안 갈 것”이라며 남편 곁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아들은 부모의 장례를 마쳤다. 노부부의 흔적이 남아있는 집도 청소했다. 청소를 마친 장남은 이렇게 말했다.

“두 분은 점점 차오르는 흙탕물이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그래도 어머니는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늘 사이가 좋았던 부모님은 끝까지 행복한 인생을 사신 것 같습니다.”

동아일보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505
  • 광주 경찰의 강압 수사 논란이 불거졌던 '광주 데이트 폭력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는 CCTV 영상이 3일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공개됐다.  광주 데이트 폭력 사건은 지난해 10월 28일 새벽, 여자친구를 납치해 차 안에 감금하고 성폭행까지 한 혐의로 한 30대 남성이 긴급체포...
  • 2019-07-04
  • 자신이 운영하는 유소년 야구교실의 고교생들에게 스테로이드 제제를 불법 투약해 논란을 일으킨 인물은 전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35·사진)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2007년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해 2017년까지 한화이글스와 롯데자이언츠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그는 밀수입 등 출처가 불명확한 약물을 학생들에...
  • 2019-07-04
  • 지난해 11월 어머니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김성관(37)의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지난 1월에는 대법원이 김성관의 아내 정모(34)씨에 대해 징역 8년을 확정하면서 일가족을 비극으로 몰아넣은 부부의 죗값이 결정됐다.  돈이 궁했던 김성관은 사기 행각까지 벌이다가 고소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때마다 가족에게 손을...
  • 2019-07-04
  • 생후 7개월 된 딸을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부모 A(21·왼쪽)씨와 B(18)양이 지난달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학익동 미추홀경찰서를 나와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인천에서 생후 7개월 된 딸을 집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부모에게 살인죄가 적용됐다.  3일...
  • 2019-07-03
  • 욕하고 걷어차···'친절한 유정씨'의 돌변, 집만 오면 악마였다 고유정이 청주 아파트 거뮤니티에 남긴 글. 초록색 작성자가 고유정이며, 아래는 관리소장의 답글. 맨 오른쪽은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오는 4일 공개할 고유정의 과거사진. [중앙포토] [JTBC 방송 캡처] 고...
  • 2019-07-03
  •   미국 고등학생의 다이어트 성공기가 CNN의 주목을 받았다. 오하이오주 캔턴시 소재 맥킨리고등학교 3학년 마이클 왓슨(18)은 입학 당시 몸무게가 150㎏이 넘는 고도 비만이었다. 체중 탓에 놀림감이 되기 일쑤였고 학교생활은 우울하기만 했다. 하루는 반 친구가 얼굴에 뭐가 묻었다고 해서 턱을 어루만졌더니 &ldq...
  • 2019-07-03
  • 미 플로리다주 브래든턴 인근 코키나 해변을 산책하다 물웅덩이에서 넘어져 다리에 2cm가량의 상처를 입은 린 플레밍(77)이라는 여성이 사망했다.    이 여성은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상처 부위 통증이 심해지자 이틀 후 응급실로 옮겨져 항생제와 파상풍 주사를 맞았으나 상처를 입은 지 약 2주 만에 ...
  • 2019-07-03
  • 영국 런던의 한 주택가에 비행기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떨어져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1일(현지시간) 더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0분께 런던 남부 클래펌 지역의 한 주택 정원에 '쿵'하는 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한 남자가 떨어졌다. 떨어진 자리가 움푹 파일 정도로 충격은 컸으...
  • 2019-07-03
  • 가족과 함께 해변을 찾았던 미국의 한 여성이 살 먹는 박테리아에 감염돼 결국 사망했다.  30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 등은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린 플레밍이 지난 27일 괴사성 근막염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2주 전, 플레밍은 가족들과 함께 플로리다의 한 해변을 찾았다.  물에 들어갔다 나...
  • 2019-07-03
  • 충남 천안의 한 병원 병실에서 40대 아들과 70대 아버지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아들은 이 병원에서 20년 가까이 치료를 받아왔으며, 아버지는 이 아들을 돌봐왔다. 천안동남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전 5시30분쯤 천안시 동남구 천안의료원의 한 병실에 입원해 있던 A씨(45)와 아버지 B씨(76)가 함께 숨져 있는 것을 간호...
  • 2019-07-03
  • 일가족 몰살 현장 확인한 친인척들. [EPA=연합뉴스]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온 남편이 처자식과 처가 식구 총 9명을 한꺼번에 살해하는 범죄가 파키스탄에서 일어났다.  로이터 통신은 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경찰은 아내와 두 명의 자녀, 장모, 처형·처제, 처조카 등 모두 9명에게 총을 쏜 뒤 불을 질러 살해한...
  • 2019-07-02
  • 배스킨라빈스가 새로운 광고의 어린이 성상품화 논란과 관련해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소셜미디어(SNS) 상에서는 해당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28일 새로운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어린이 모델 엘라 그로스가 진한 메이크업을 하고 민...
  • 2019-07-02
  • 동기 병사에게 대소변을 입에 넣게 강요한 육군 일병이 최근 군 헌병대에 구속됐습니다. 육군본부는 강원도 화천 소재 육군 7사단 예하 A 일병을 지난주 폭행과 상해, 협박과 강요 등의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군 당국의 조사결과, A 병사는 지난 4월 초 같은 부대 소속 동기생인 B 병사와 함...
  • 2019-07-02
  • "피의자, 명예살인 주장하며 뉘우치지도 않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온 남편이 처자식과 처가 식구 등 모두 9명을 한꺼번에 살해하는 범죄가 파키스탄에서 일어났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경찰은 아내와 두 명의 자녀, 장모, 처형·처제, 처조카 등 모...
  • 2019-07-02
  • 미국의 한 낚시꾼이 ‘저주받은 반지’를 꼬리에 달고 있는 물고기를 잡은 사연이 화제다.  27일(현지시간) 미국 UPI 통신에 따르면, 일리노이주에 사는 짐 넬리건(Jim Nelligan)은 지난 21일 오전 친구와 함께 미시간 호수 워키건 지역에서 낚시를 하다가 특별한 물고기를 잡았다.  그가 잡은 물고기...
  • 2019-07-02
  • 인천에서 생후 1개월 된 강아지가 뜨거운 물이 든 비닐봉지에 담긴 채 버려졌다. 전신화상을 입은 강아지는 치료 도중 죽고 말았다. 경찰은 강아지 학대 정황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 1일 인천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학대가 의심되는 강아지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지난달 11일...
  • 2019-07-02
  •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1일 재판에 넘겨지면서 범행 당시의 상황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간 진행된 검찰·경찰의 수사 결과와 폐쇄회로TV(CCTV) 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전남편이 살해된 전후의 상황을 재구성했다.  사건은 피해자 강모(36)씨가 지난 5월 25일 아들(5)을 만나러 ...
  • 2019-07-02
  • 범행동기·수법 규명에는 실패…검찰 "검색내역·구입물품 등으로 계획범행 판단" 살인, 사체손괴·은닉 혐의 적용…"음식물에 수면제 섞어 범행에 사용"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전지혜 백나용 기자 =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고유정(36)이 재판에 넘겨졌다. '고...
  • 2019-07-01
  • [서울신문 나우뉴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칼에 찔리는 부상을 입은 뒤 결국 숨진 여성의 뱃속에서 아기가 구조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해외 언론의 지난달 30일 보도에 따르면 켈리 마리(26)라는 이름의 여성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9일, 런던 남부 크로이든에서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남성 2명의 피습을 ...
  • 2019-07-01
  • 지난 7일, 미국 조지아주 커밍스의 숲속에서 비닐봉지에 담긴 채 유기된 신생아가 발견됐다. 26일 현지 경찰은 아이를 구조할 당시 영상을 공개하며 아이 부모에 대한 정보를 아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 부모에 대한 실마리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지역 주민 앨런 라거츠는 7일 10대 딸들과 근처를 지나던 도중...
  • 2019-07-01
‹처음  이전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