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지문도, 얼굴도 없는 살인범···걸음걸이로 잡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12월10일 08시56분    조회:139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본지 이태윤 기자가 얼굴을 가리고 가상 범행시나리오에 맞춰 걷고 있다. [중앙포토]
범행 현장에서 얼굴이 드러나지 않고 유전자(DNA)를 남기지 않은 범인을 과연 검거할 수 있을까. 

지난 6일 서울 중구의 한 도로. 미리 주차해둔 차량에 기자가 다가섰다. 두꺼운 목도리로 얼굴을 대부분 가렸다. 가상 범행 시나리오에 맞춰 차량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왔다. 해당 장면은 폐쇄회로(CC)TV와 비슷한 각도로 맞춰 설치된 카메라로 촬영했다. 기자가 빠른 걸음으로 걷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지만, 얼굴은 목도리에 가려져 알아보기 힘들었다. 

이 영상을 경찰청과 협력해 용의자의 보행을 분석하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의 동작분석실 ‘디딤’으로 가지고 갔다. 연구원들은 먼저 기자의 키를 측정한 뒤 실제 걸음걸이 분석에 돌입했다. 동그란 알루미늄 소재의 표지자(Marker) 29개를 기자의 머리, 골반, 종아리, 무릎 등에 부착했다. 평소 걸음걸이로 10m의 거리를 반복해 걸었다. 분석실의 설치된 동작인식 카메라 9대가 기자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분석 프로그램에 전송했다. 

분석실의 컴퓨터 화면에는 어느덧 기자의 ‘3D 인체 모형’이 구현됐다. 연구원들이 모형을 시상면(측면), 관상면(정면), 횡단면(윗면)의 시점으로 나눠 각각 보폭과 근육, 관절의 움직임 등을 세밀하게 분석했다.
 
동작분석실 유미선 연구원은 “사람마다 어깨와 골반 사이의 거리, 보폭, 보행 시 각 관절의 움직임 등 걸음걸이가 모두 미세하게 다르다”며 “이를 수치화한 뒤에 CCTV 등에 포착된 용의자의 걸음걸이와 비교하면 동일인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동작분석실 연구원들이 컴퓨터 화면에 구현된 기자의 인체 모형을 분석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실제 동작분석실에서 분석한 걸음걸이와 앞서 촬영한 가상범행 영상 속 기자의 걸음걸이를 대조해보니 신장, 보폭, 관절의 움직임이 90% 이상 일치했다. 유 연구원은 “팔자걸음, 안짱걸음 등 용의자의 걸음걸이가 특이하다면 더 신속하게 분석을 완료할 수 있다”고 했다.
 
원세훈 자택 화염병 투척 사건 때 처음 도입
이처럼 사람의 걸음걸이를 분석해 범인을 밝혀내는 과학수사 기법을 법보행분석(Forensic Gait Analysis)이라고 한다. 경찰은 대다수 범죄를 용의자의 DNA나 얼굴을 포착해 해결하는데, 범죄 현장에 얼굴과 DNA가 남지 않으면 ‘최후 수단’으로 법보행을 수사에 활용한다.
 
법보행이 국내 수사에 처음 도입된 것은 2013년이었다. 그해 5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자택에 누군가 화염병을 투척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CCTV에는 피의자의 얼굴 대신 걸음걸이만 포착됐다. 경찰에선 영국의 법보행 전문가인 헤이든 켈리 박사를 초청해 피의자의 걸음걸이를 분석했고, 이를 토대로 용의자를 확인해 구속영장도 발부받았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담당자의 실수로 CCTV 원본을 재촬영해 분석한 영상과 원본 영상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아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하지만 경찰에선 법보행이 향후 수사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 2014년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에서는 14년 26건, 17년 31건, 올해 10월 기준 17건 등 총 140건의 보행을 분석해 일선 수사팀에 제공해 범인 검거를 도왔다.
 
법보행은 강력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로도 활용됐다. 2015년 대구 금호강 살인사건이 대표적이다. 박모(32)씨가 보험금을 노려 고향 친구 윤모씨를 살해한 사건인데, 살인 현장에는 박씨의 DNA 등 직접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인근 CCTV에서 윤씨와 함께 걸어가는 남성이 포착됐고, 화질이 나빠 얼굴은 분간할 수 없었지만 휘어진 다리와 팔자걸음이 확인됐다. 경찰은 화면 속 걸음걸이와 박씨의 실제 걸음걸이를 대조해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고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됐다. 2016년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CCTV 등에 금호강 살인사건 용의자의 모습.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법보행 전문가협의체 위원인 이상형 동국대일산병원 교수는 “경찰청과 함께 CCTV 화면 왜곡을 보정해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도록 하거나, 각종 보행 연구데이터를 확장하는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며 “전국에 설치된 수백만 대의 CCTV가 모두 범인의 걸음을 포착하는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ㆍ이태윤 기자 9key@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출처:네이버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6505
  • 분양 7시간 만에 분양인 손에 내던져진 몰티즈, 구토 증상 보이다 숨져 분양 가게 "동물 학대 소송 진행" vs 분양인 "왜 내게 책임 묻나" 몰티즈 집어 던지는 분양인[강릉 한 애견분양 가게 제공] (강릉=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강원도 강릉의 한 애견분양 가게에서 분양받은 반려견이 식분증(배설물을 먹는 증상...
  • 2019-02-11
  • 인도의 한 남성이 자기 동의도 없이 자기를 낳았다는 이유로 부모를 고소하겠다고 밝혀 화제다. 최근 인도 NDTV에 따르면 이런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부모를 고소하겠다고 나선 이는 뭄바이에 사는 27세의 라파엘 사무엘(27ㆍ사진). 사무엘은 이른바 '인구억제주의자(antinatalist)'로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한...
  • 2019-02-11
  • 40대 남성 승객이 술에 취해 60대 여성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달아났다가 사건 발생 16시간 만에 자수했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김모(40·남·회사원)씨를 조사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4시 30분경 남양주시 호평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 2019-02-11
  • 광시좡족자치구(广西壮族自治区) 류저우시(柳州市) 싼장 둥족 자치현(三江侗族 自治县) 린시진(林溪镇) 청양촌(程阳村)에서 둥족 신부의 ‘친정 나들이’가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중신망(中新网)에 따르면 100명에 가까운 사람이 물고기, 찹쌀떡, 찹쌀, 곡주 등 선물이 담긴 대바구니를 메고 신부의 집으...
  • 2019-02-11
  • 춘절(春节, 음력 설 )에 춘련(春联, 새 봄을 맞아 좋은 일만 생기라는 뜻으로 대문이나 기둥에 써 붙이는 주련)을 붙이는 것은 중국의 오랜 전통이다. 자동차, 트랙터, 자전거 등에 춘련을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음력 정월 초하루 자신의 벤츠 승용차에 춘련을 붙인 한 남성은 벌점을 부과 받고 벌금을 물었다.&nbs...
  • 2019-02-11
  • 음주운전 단속을 피해 도주하던 승용차가 바다에 빠져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9일 포항해경이 동내빈항 바다에 빠진 승용차 탑승자 구조하고 있다. /포항해경 제공 9일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음주운전과 위험운전으로 동승자를 숨지게 한 혐의(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로 운전자 정모(25)씨를 입건했다고 밝혔...
  • 2019-02-09
  • [서울신문] 대전 유성구 상대동 한 아파트 9층 베란다에 A(30)씨가 매달려 있는 것을 119구조대원이 구조하고 있다. 연합뉴스대전 유성구 상대동 한 아파트 9층 베란다에 A(30)씨가 매달려 있는 것을 119구조대원이 구조하고 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해 아파트 1층에 에어 매트를 설치했다...
  • 2019-02-08
  • 21년 전 미국에서 한국인 여성과 10살 된 아들이 각각 숨진 채 발견된 일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신원 파악조차 할 수 없었는데 사건을 포기하지 않은 경찰이 새롭게 유전자 확인을 하면서 모자의 억울한 죽음이 밝혀지게 됐습니다. 송인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고속도로 인근 덤불 숲. 지난 199...
  • 2019-02-07
  • 소셜미디어에선 '저항하는 진짜영웅'으로 불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성이 같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서 놀림을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져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초대된 11세 소년 조슈아 트럼프가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잠이 든 사진이...
  • 2019-02-07
  • [제작 이태호 일러스트] /사진=연합뉴스 이별을 통보한 내연녀를 둔기로 수차례 내리쳐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70대가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7일 부산지법 형사 7부(김종수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72)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2017년 6월 전처와 이혼한 A씨는 지...
  • 2019-02-07
  • 광주 북부경찰서/뉴스1 © News1 DB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 = 광주 북부경찰서는 7일 지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특수상해미수)로 A씨(41)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일 오전 0시1분쯤 광주 북구 한 주택에서 B씨(50)의 가슴에 흉기로 두 차례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씨...
  • 2019-02-07
  • [서울신문 나우뉴스] 아들, 며느리가 12만 위안(약 2000만원)을 받고 팔아 넘긴 ‘친손자’를 1년 넘게 찾아 헤맨 끝에 찾아낸 할아버지의 안타까운 사연이 화제다. 지난 2015년 중국 쓰촨성(四川)에서 출생한 푸 군(5)은 4세가 되던 지난 2018년 1월 친부모로부터 안면도 없는 낯선 가정에 판매된 아픈 사연을 가...
  • 2019-02-07
  • 성당 미사에 참석한 '가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홍콩에 거주하는 필리핀인들이 많이 찾는 한 성당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흉내 낸 인사들이 등장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3일...
  • 2019-02-03
  • 20대 여성이 휴가 중에 길고양이를 쓰다듬었다가 박테리아에 감염돼 사지가 마비되는 병에 걸린 뒤 14개월만에 회복했다고 2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사우스포트 출신의 젬마 버치(24)는 지난 2014년 7월 포르투갈 알부페이라로 휴가를 떠났다. 휴가지에서 길고양이를 발견한...
  • 2019-02-01
  •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대전에 사는 두 아이의 엄마인 김춘희씨가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져 지난 27일 간장과 양쪽 신장을 기증하고 숨졌다고 31일 밝혔다. 향년 42세.  기증원에 따르면 김씨의 아들(16)은 지난해 심장이식을 받은 수혜자였다. 그런데 엄마인 김씨가 갑작스런 사고로 뇌사 상태가 됐고, 그 가족들이 장...
  • 2019-02-01
  • 전북 고창의 한 아파트에서 80대 노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다. 31일 고창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고창군 고창읍 한 아파트에서 A씨(85)와 부인 B씨(81·여) 시신을 아파트 관리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관리인은 “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A씨 자녀의 부탁을 받아 아파트를 찾은 것으...
  • 2019-02-01
  • 생애 첫 개인전을 연 환경 미화원이 있어 화제를 모았다.  29일 중국 매체 왕이신문(网易新闻)에 따르면 지난 28일 산시성(陕西省) 시안시(西安市) 다옌타(大雁塔) 서쪽에 위치한 시장에서 54세 환경 미화원 가오야쥔(高亚军)이 생애 첫 개인전을 열었다.  자신의 손을 붓으로 삼아 그림을 그린 가오 씨는 그림을...
  • 2019-02-01
  • 평소 지병을 앓던 아내가 자택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졌는데도 119에 신고조차 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검찰에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단순 변사로 내사 종결될 뻔한 사건이 검찰의 끈질긴 수사 지휘와 보강 수사로 실체가 드러났다. 인천지검 형사4부(정종화 부장검사)는 유기...
  • 2019-01-31
  • 화재 난 아파트서 떨어지는 아기 받아낸 우유 배달원 - CGTN/유튜브 캡처한 우유 배달원이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생후 4개월 된 아기를 구해내 누리꾼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중국 국영방송사 CGTN 등 외신은 이날 중국 헤이룽장성의 한 주택단지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활약한 우유 배달원 리...
  • 2019-01-31
  • 인도 오디샤주에서 ‘마녀사냥’이 벌어진 가운데 마을 사람들이 피해자들의 시신이 버려진 우물을 열고 있다 인도에서 또다시 ‘마녀사냥’이 벌어졌다. 영국 BBC는 30일(현지시간) 인도에서 ‘마녀’로 몰려 습격을 당한 여성과 아이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 2019-01-31
‹처음  이전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