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통 무술인이 또다시 이종 격투기 선수에게 처참하게 패배해 강호 무림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중국 허베이성 랑팡시에서 지난 12일 이종 격투기 강사 쉬샤오둥(徐曉冬·40)과 중국 쿵후의 대가를 자처한 톈예(田野·56·사진)의 대결이 열렸다. 쉬샤오둥은 작년 5월 중국 쓰촨성의 한 체육관에서 태극권 한 문파의 장문인이라는 웨이레이(魏雷)를 20초도 안 돼 KO패 시킨 선수다. 당시 그는 "중국 전통 무술은 실전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며 중국 무술 각 문파 장문인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전통 무술을 지지하는 중국인들로부터 공분을 샀다. 쉬샤오둥에 분노했던 한 중국 재벌은 이번 대결에서 쉬샤오둥을 꺾는 데 3000만위안(약 50억원)의 상금을 내걸었고 지더라도 300만위안(약 5억원)을 주기로 했다.
대결은 이종 격투기의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링 위에서 경기가 시작되자 톈예가 주먹을 마구 휘둘렀지만 쉬샤오둥은 이를 가볍게 막았다. 쉬샤오둥이 니킥과 몇 번의 펀치로 반격했고, 30초도 채 되지 않아서 톈예는 코뼈가 부러졌다. 붕대를 붙이기 위해 잠깐 경기가 중단됐을 때 쉬샤오둥은 카메라 앞에서 지겹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조롱했다.
톈예가 얼굴에 붕대를 감고 경기가 재개됐지만 여전히 상대가 되지 않았다. 결국 2라운드 중반쯤 몸통에 강력한 니킥을 맞고 톈예는 일어나지 못하며 KO 패를 당했다. 톈예는 패한 후 "나는 무술인이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할 때 칼을 빼낼 것"이라고 했다. 쉬샤오둥은 재시합이 있냐는 질문에 "우리는 더 이상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거절했다.
이번 대결을 두고 온라인에서도 논쟁이 뜨겁다. 한 글쓴이는 유튜브에 '쉬샤오둥이 중국 무술가를 조롱한 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그를 꺾을 전통 무술가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했다. 다른 글쓴이는 '(쉬샤오둥이) 적어도 젊고 건강한 사람과 싸워야 했다. 노인과 싸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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