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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국에 남겨진 광복군의 아들, 쌍둥이 형님 보고싶어"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2월18일 06시21분    조회: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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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광복군 대원이셨던 친부모님을 찾고 싶었어. 하지만 성함을 모르니 찾을 길이 없었지."

1947년 5월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 외곽 두취(杜曲)진의 한 마을에서 쌍둥이 남자 아기가 태어났다.

두취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군대인 한국광복군 2지대의 주둔지였다. 아기들의 부모는 광복군의 한국인 대원 부부였다.

쌍둥이 중 둘째는 마을 주민인 자오(趙)씨 집에 양자로 보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모는 쌍둥이 형만을 데리고 고국으로 떠났다.

시안에 있는 한국광복군 2지대 기념공원의 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는 자오성린(趙生林·72) 씨가 알고 있는 자신의 출생 이야기다.

자오씨는 2014년 한국광복군 2지대 기념공원이 문을 열 때부터 '문지기'로 일하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광복군 2지대 기념공원에서 만난 자오씨는 "어렸을 때는 몰랐는데 10살이 좀 넘을 무렵 마을 사람들과 가족들이 나의 친부모님이 어떤 분인지 얘기를 해 주셨다"며 "친부모님을 찾고 싶었는데 이제는 어렵겠지"라며 체념하듯 말했다.

평생을 시안 외곽의 두취진에서 주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자오씨는 전형적인 중국의 촌로(村老)가 되어 있었다.

호적상으로는 중국 국적이지만 '사실상 한국인'이어서 출신 배경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젊은 시절 일자리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많이 겪는 등 삶이 순탄치는 못했다고 한다.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뤄지면서 그도 한국의 친부모님을 찾으려 백방으로 노력했다.

출생 당시 자신과 쌍둥이 형을 받아낸 마을 산파 할머니와 양누나 등 당시 사정을 아는 이들로부터 자필 증언서를 받아 공증을 받아두기도 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부모님의 이름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탓에 한국에 있는 친부모나 다른 친지들을 찾을 길이 없었다고 한다.

자오씨는 "아버님 성이 이씨라고만 들었다"며 기자의 수첩에 한자 '李'자를 꾹꾹 눌러 적어주었다. 그러나 당시 마을 사람들도 부친의 정확한 이름과 모친의 성명은 모두 알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세월이 이렇게 지났으니 친부모님께서 살아 계시기 어려울 것 같고 쌍둥이 형님이 계신다면 보고 싶네"라고 말했다.

친부모님이 머물렀던 한국광복군 2지대 터를 지키고 살아가는 자오씨는 최근 이곳을 찾는 한국인들의 발걸음이 너무 뜸해졌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여기 찾아오는 한국인이 한 달이면 채 열 명이 채 될까 할 정도로 적어. 한국인들에게 이곳은 크게 의미 있는 곳일 텐데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찾아왔으면 좋겠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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