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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선 어떤 옷을 입어야 유리할까···뉴욕을 속인 ‘가짜 상속녀’의 법정 패션
조글로미디어(ZOGLO) 2019년4월1일 07시33분    조회: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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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는 어떤 옷을 입어야 유리할까요? 지난 해 뉴욕 사교계를 발칵 뒤집은 ‘가짜 상속녀’ 안나 소로킨이 미국 뉴욕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 재판을 받았습니다. 뉴욕주 대법원에 도착한 소로킨은 ‘안나 델비’라는 이름의 부유한 상속녀 연기를 하던 시절처럼 몸에 딱 맞는 검정 드레스를 걸치고 목에는 초커를 두른 채 커다란 안경을 쓰고 법정에 출석했죠.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재판을 맡은 판사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입을 옷 때문에 법정에 출석하기를 거절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변호인은 “피고가 때묻고 다림질되지 않은 죄수복 차림으로는 법정에 서기 싫다고 한다”고 말하면서 “옷 때문만이 아니라 새벽 4시부터 깨어 있어 어지럽고, 구치소 동료 재소자들이나 교도관들 때문에 힘들었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판사가 피고인에게 커피나 물을 제공하고 1시간의 휴식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피고인은 옷을 빼어입고 재판장에 등장했습니다. 그녀가 재판일마다 입은 옷들이 화제가 됐습니다. 패션지들이 무슨 무슨 브랜드다 주장하기도 하고, 피고측 변호인이 SPA 브랜드샵에 수백달러를 썼고, 재판을 위해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안나 소로킨은 스스로를 독일에서 온 부유한 상속녀라고 소개하며 뉴욕 사교계에 등장했습니다. 하루 숙박비가 수십만원인 고급 호텔에 머물며 팁으로 1달러짜리가 아닌 100달러짜리 지폐를 내밀었죠. 소호에 미술품을 전시하는 클럽을 만들겠다며 거액의 유럽계좌 인증샷을 보여주며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다녔습니다. 명품으로 치장한 그는 주변 친구들에게 늘 후했고, 제트기를 대절한 해외여행까지 제공했죠. 인스타그램에 올린 호화로운 생활 덕에 소셜인플루언서로도 부러움을 샀고요.

친구들은 종종 대신 신용카드를 그었습니다. 호텔은 비용결제가 늦어져도 기다렸죠. 은행은 그녀가 원하던 사업을 열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호화로운 생활을 할 정도까지는 대출도 해줬습니다. 화려한 옷차림과 거한 씀씀이를 믿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그는 사실 러시아 트럭 운전수의 딸이었습니다. 모로코 마라케시 호화여행을 따라갔다가 6만2000달러(약 7000만원)를 대신 지불한 잡지 에디터의 글에 이어 여러 언론이 그녀의 사기로 점철된 인생을 다뤘습니다.

소로킨이 법정 패션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겁니다. 먼저 죄수옷을 입고 있을수록 배심원들에게 유죄라는 인식을 주기 쉽다는 이야기가 있죠. 약 10개월간 27만5000달러(약 3억 1260만원)의 대형 절도와 서비스 절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소로킨은 무죄를 주장하며 형량 협상(유죄를 인정하면 형량을 줄여주는 협상)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사업만 시작하면 빚은 갚을 수 있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 또는 검찰 조사에 응하는 대기업 회장들은 휠체어에 앉아 지친 표정을 짓곤 합니다. 아마 건강 상의 문제를 주장하면 조금 나은 대우를 받을 거라는 기대가 있을 겁니다. 경찰 조사에 출석하던 어떤 아이돌 가수는 미용실에 들러 화장을 했다는 이유로 ‘반성의 기미가 안 보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죠. 

소로킨이 두르고 걸친 옷들은 재판에 어떤 결과를 미칠까요? 최소한 판사는 매우 불쾌해했던 것으로 보이지만요.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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