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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는 행위가 결혼식 분위기를 해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언플러그드 웨딩(unpluggedwedding)’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에서 영어로 ‘unpluggedwedding’을 검색하면 약 5,800개의 게시물이 뜬다. 공개된 사진은 결혼식 장면이 아닌 카메라와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의 사진이 대부분이다. ‘언플러그드 웨딩’은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로 결혼식 현장의 사진을 찍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에 하객들은 집에 돌아가서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을 공유할 수가 없다. 일부 신혼부부들이 이러한 결혼 방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결혼식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것보다 그 자체로 즐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는 대학생 캐서린 헤이글(27·여) 씨는 “결혼식에 참석하면 하객들이 부부가 아닌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내 결혼식 때는 하객들이 휴대폰이 아닌 우리 부부에게 집중하고 온전히 축하해줬으면 좋겠다”고 언플러그드 웨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언플러그드 웨딩에 참석해본 적이 있다는 영국인 라이언 멘도자(31) 씨 역시 “어차피 사진은 전문 사진사가 찍어주고, 하객들은 축하해달라고 초대했지 사진을 찍어달라고 초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언플러그드 웨딩이라는 단어조차 아직 생소한 편이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에 ‘언플러그드 웨딩’을 한국어로 검색하면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지난 4월 결혼식을 올린 김모(31) 씨는 “결혼식을 마치고 메신저를 확인해 보니 참석자들이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단체 채팅방에 올렸고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사진을 보며 축하인사를 전해줬다”며 “주말에 시간을 내 결혼식에 참석해주는 하객들에게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불편함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하객들이 찍어준 사진이 자연스럽다며 하객들의 휴대폰 사용을 오히려 권장하는 결혼식도 있었다. 지난해에 결혼식을 올린 이모(29·여) 씨는 “전문사진업체에서 찍어준 사진을 받아보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틀에 박혀 자연스러운 모습도 없다”며 “친구들이 찍어준 사진들이 자연스러워 오히려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하객들이 가족이나 친척, 회사 등 단체 단위로 결혼식에 참석하는 문화인 우리나라에서는 언플러그드 웨딩이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오미화 듀오웨드 본부장은 “한국에서 결혼식 중에 전자 기기를 사용하지 말고 사진도 찍지 말라는 요청을 한다면 하객들은 매우 당황스러울 것”이라면서 “하객들 입장에서는 결혼 당사자들을 축하해주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것인데 무례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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