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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새벽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의 한 장례식장에서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장례식과 결혼식이 동시에 진행됐다. 쉬 싀난은 이날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양 리우의 장례식을 치렀다. 그런데 관 속의 리우는 웨딩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싀난과 리우는 이날 뒤늦은 결혼식을 올렸다.
이 부부의 사연은 지난 23일 중국 동남조보(東南朝報)에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07년 대학 동기로 처음 만났다. 싀난은 대학시절 방황하다가 리우와 만나 사랑에 빠져 삶의 희망을 찾았다. 그렇게 6년간 서로를 의지하며 사랑을 키워온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8월 13일 혼인신고를 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아내가 갑작스럽게 고통을 호소했다. 오른쪽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다 이듬해 2월에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유방암 진단을 내렸다. 당시 아내의 나이는 28세였다.
결국 이들은 결혼식을 미루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싀난에 따르면 아내는 힘든 항암치료 도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또 아내는 다른 암 환자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투병 생활을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2년간의 항암 치료 끝에 아내는 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미뤄두었던 결혼식을 준비하고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완치 판정 1년 만에 아내의 암이 재발했다. 이들은 더 악화된 암을 치료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지만 상태를 호전시키진 못 했다. 결국 지난 6일 아내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일주일 뒤 세상을 떠났다.
아내가 사망한 다음 날 싀난은 우연히 아내의 온라인 쇼핑 장바구니 목록을 보게 됐다. 그 안에는 결혼식에 입을 웨딩드레스가 있었다. 투병 중에도 결혼식을 기다렸던 아내의 모습을 떠올리던 싀난은 아내가 장바구니에 담아둔 웨딩드레스를 바로 주문했다.
아내의 장례식이 있던 지난 20일 싀난은 아내의 시신에 웨딩드레스를 입히고 장례식과 결혼식을 동시에 진행했다. 그날 아내는 관 속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수백 송이의 장미꽃에 둘러싸여 싀난과 결혼식을 올렸다.
싀난은 이날 “오랜 소원을 뒤늦게 들어줬다. 이제는 해줄 수 있는 게 아내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뿐”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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