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아이들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만 고혈압의 1~3% 정도는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만 3세 이후 모든 소아에게 정기적인 혈압측정을 권장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혈압 하면 나이가 지긋한 중장년층을 떠올린다. 하지만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성인만큼 발병률이 높지는 않지만 고혈압의 1~3% 정도는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그렇다면 아이들도 성인과 비슷한 방법으로 고혈압을 관리하면 되는 걸까?
■소아청소년 고혈압의 원인은?
고혈압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일차성 고혈압과 원인질환이 분명한 이차성고혈압으로 나뉜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원인질환에 따른 이차성고혈압이 많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보통 사춘기 이전에는 신장질환에 따른 고혈압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선향 교수는 “이밖에 갑상샘항진증, 당뇨병 등 내분비질환이나 신경계질환, 스트레스, 불안도 고혈압을 일으킨다”며 “뚜렷한 원인이 없는 일차성 고혈압은 과체중이나 비만, 고혈압 가족력을 가진 아이들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 고혈압의 판단기준은?
소아의 경우 같은 나이, 성별, 키에 따라 수축기 또는 이완기혈압의 백분위 수를 기준으로 해서 고혈압을 판단한다. 백분위수는 측정치를 순서대로 나열한 값으로 가장 작은 값을 1백분위 수, 가장 큰 값을 100백분위 수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17년 미국심장협회와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표한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정상혈압은 수축기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 백분위 수 미만 ▲90~95 백분위 수는 상승혈압 ▲95백분위 수 이상을 고혈압으로 정의한다.
만 13세 이상부터는 성인과 같은 기준을 적용, ▲정상혈압은 120/80mmHg 미만 ▲상승혈압은 120~129/<80mmHg ▲고혈압은 130/80mmHg 이상으로 본다.<br>
■혈압 측정법은 성인과 다를까?
아이들의 혈압은 시기를 달리해 3번 이상 측정한 후 혈압이 높은지 반복적으로 확인해야한다. 혈압대의 너비도 중요하다. 너무 좁은 혈압대를 쓰면 실제보다 혈압이 높게, 너무 넓은 것을 쓰면 실제보다 낮게 나올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권장하는 적당한 혈압대의 크기는 너비 9cm, 길이 18cm, 최대상완둘레 22cm다.
이선향 교수는 “진동혈압계를 사용하면 청진법보다 혈압치가 5~10mmHg 정도 높게 나오고 병원에서는 마음이 불안해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게 나오는 경우(백의고혈압)도 있기 때문에 평소 집에서 측정한 혈압과 비교하거나 휴대혈압감시장치로 일정한 시간에 혈압을 재서 감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도 평생 약 먹어야할까?
고혈압은 꾸준한 약물치료가 중요하다고 알려졌다. 소아고혈압은 보통 원인질환에 의한 이차성고혈압이 많기 때문에 질환을 치료하면 혈압약을 먹지 않고도 정상혈압을 유지할 수 있다.
사춘기 이후 청소년은 성인에서 흔한 일차성고혈압인 경우가 많은데 이때도 다른 위험인자나 장기손상이 없으면서 생활습관 개선이 잘 이뤄진다면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혈압약을 중단할 수도 있다.
■어릴 때 고혈압이면 커서도 고혈압일까?
최근 소아청소년 비만환자가 늘면서 고혈압의 발병연령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선향 교수는 “소아청소년 고혈압은 증상이 심하지 않아 방치되곤 하는데 성인 고혈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 정확한 진단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고혈압을 일으키는 전신질환이 있다면 이를 먼저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나트륨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을 고루 섭취하는 등 식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단 성장기인 만큼 부모는 주치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합한 식단을 안내받아 아이에게 제공하는 것이 좋다.
출처: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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