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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청(難聽)이 있으면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장문영 교수(사진)는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묵인희 교수와 함께 난청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그동안 여러 역학적 연구들을 통해 난청과 알츠하이머 치매 사이의 상관관계가 제시돼 왔으나 둘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메커니즘이 규명되지 않아 이를 설명하는 생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장 교수팀은 난청이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정상 청력인 동물 모델(rat)과 난청이 있는 동물 모델에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amyloid-β·Aβ)’를 투여했다.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인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 손상은 유발하지 않으나 뇌가 위험 인자에 취약해질 정도로 소량만 투여했다.
모두 4개 그룹(정상 청력그룹, 정상청력에 Aβ투여그룹, 난청그룹, 난청에 Aβ투여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한 뒤 뇌 영역 특이 인지기능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난청이 있으면서 Aβ투여를 한 그룹에서만 ‘해마’가 관여하는 인지기능이 다른 그룹에 비해 30~85%가량 유의하게 떨어졌다. 나머지 세 그룹에서는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 해마는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뇌의 핵심 영역이다. 또 이 그룹의 경우 나머지 세 그룹보다 해마의 시냅스(신경세포인 뉴런간 연결) 수치가 다른 그룹에 비해 30~40%가량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난청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인자로 작용함을 보여 주었으며, 난청이 해마의 시냅스를 뇌 손상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기전임을 확인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장 교수는 “나이, 가족력 등 이미 치매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인자들과 달리 난청은 보청기, 인공와우 등을 통해 조절이 가능하다”며 “이는 위험인자 조절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을 늦추고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난청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4억7000만 명에 달하며, 65세 이상 노인의 3분의 1에서 난청을 호소하고 있지만, 실제로 보청기를 착용하는 사람은 약 11%에 불과하다”며 “치매의 위험 인자로서 난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청각 재활을 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뇌행동 연구(BehaviouralBrainResearch)’ 온라인판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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