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서 나타나는 일부 증상만으로 섣부르게 질환을 짐작하는 것은 위험하다. 잘못된 판단으로 초기 대처가 늦어져 병이 악화되거나 무심코 넘기다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가운데 신경질환의 경우 유사한 증세로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병이 생긴 부위가 아니라 엉뚱하게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부위에 증상이 나타나기 ��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검진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손의 힘이 둔해진다면? 경추척수증 의심
목뼈 속을 지나는 중추신경인 척수가 지나는 통로를 척수관이라고 하는데, 퇴행성으로 인해 척수관이 좁아져 척수를 압박하는 질환을 경추척수증이라고 한다. 경추척수증은 뇌에서 팔, 다리로 가는 신경다발이 압박을 받기 때문에 손과 하지의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손과 팔의 근력 저하인데, 손에 힘이 더해지지 않아 젓가락질이나 단추 채우기 등이 어려워진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빠르게 하지 못한다면 경추척수증으로 인한 마비가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추척수증은 무조건 빨리 치료를 해야 한다. 신경이 손상되면 언제 회복될지 예측할 수 없어 수술을 해도 최소 6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회복되거나 영구적인 증상이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이 눌려 몸의 마비가 진행되는 경추척수증의 경우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손저림의 증상이 뇌졸중이나 목디스크 증상으로 오인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마비와 두통, 구토 등이 나타나는 뇌졸중과 달리 경추척수증은 서서히 몸의 움직임이 둔해진다. 신경이 눌려 몸의 마비가 진행되는 경추척수증의 경우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 확진 어려운 이상근증후군
©게티이미지뱅크(피알와이드) |
허리에서 다리로 이어져 있는 척추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 다리까지 아프고 저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하지방사통이 나타나면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으로 알고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을 때가 있다. 엉덩이와 다리를 연결하는 고관절을 단단하게 붙잡아 주는 중요한 근육인 이상근에 문제가 생긴 경우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상근 밑으로 허리뼈에서 나와 다리까지 이어지는 좌골신경이 지나는데, 이상근이 딱딱하게 굳고 염증이 생기거나 부종이 생기는 등 변화가 생기면서 좌골신경을 누르거나 자극하면 통증이 생기는 질병이 이상근 증후군이다. 이상근증후군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엉덩이부터 허벅지 뒤쪽으로 내려가면서 통증이 뻗치는 증상은 허리디스크와 매우 흡사하다.
만약 엉덩이 통증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고, 엉덩이를 손으로 눌렀을 때나 오래 앉아있다 일어났을 때, 허리를 굽혔을 때 통증이 심해지면 이상근증후군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무릎을 세우고 바닥에 누운 상태로 아픈 다리를 아프지 않은 다리위로 올려 교차시킨 후 아래 위치한 다리의 허벅지를 잡고 가슴 쪽으로 충분히 당겨주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심하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상근증후군은 원인이 불분명한 데다
MRI 검사로도 이상증상을 발견하기 어렵고, 다른 검사법도 없어 진단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 윤기성 원장은 “통증의 양상과 임상경험을 통해 이상근증후군을 의심하고 치료를 하면서 진단한다”며 “염증 완화나 근육을 부드럽게 하는 약물을 이상근에 주사했을 때 증상이 호전되면 이상근증후군으로 확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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