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이 가장 많이 듣는 조언 중 하나는 물을 많이 마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할까?
물은 우리 몸의 7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으며, 체내 노폐물을 씻어내는 것에서부터 체온 조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다.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의 지방간 프로그램의 임상 책임자이자 위장병 전문의 알버트 도(Albert Do)는 “인체 내에 있는 모든 세포, 신체 구획(body compartments), 체액이 어느 정도 수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몸은 물에 매우 의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장기 중 체내 물의 양을 관리하는 곳은 신장이다. 신장은 과도한 수분 섭취 상태에서 더 많은 소변을 만들고, 수분 섭취를 줄이는 기간 동안 소변 생성을 줄여준다. 몸은 물 부족 상태에 더 민감하고, 일반적으로 물 없이는 일주일 이상 생존할 수 없다.
물은 신체 시스템이 기능하게 하면서 생명을 유지하게 할 뿐만 아니라 건강한 몸무게를 얻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물이 체중을 줄여준다는 근거는?
그러나 물을 많이 마신다면 체중 감량이 가능해질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분명하지는 않다.
도 박사는 물과 체중 감량이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을 수 있지만, 물을 마시는 것이 체중 감량으로 바로 직결되는 지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로스엔젤레스에 본사를 둔 스포츠 식이요법 전문가이자 영양사인 신시아 새스는 물은 체중 감량 퍼즐의 한 조각에 불과하다고 본다. 즉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유일한 체중 감량 솔루션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새스는 “다만 물은 건강한 순환, 소화, 노폐물 제거를 포함한 신체 활동의 모든 과정에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는 것은 여러 방면에서 건강에 이롭다”라고 강조한다.
물 섭취는 음식 섭취를 줄여줄 수 있다.
2018년 10월 임상영양연구(Clinical Nutrition Research)에 발표된 한 소규모 연구는 식전에 물을 마시는 것이 칼로리 섭취를 자연적으로 감소시키며, 이는 건강한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피실험자가 식전에 물 1과 4분의 1컵을 마셨을 때, 물을 마시지 않은 그룹에 비해 음식을 적게 먹었다. 하지만, 이 연구는 15명의 참가자만 참여했는데, 모두 20세에서 30세 사이였기 때문에 더 많은 참가자와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도 박사는 “식사 1시간 전 안으로 물을 마시는 것은 식사 시간에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첨단 영양(Frontiers in Nutrition)’에 2016년 6월 발표된 연구 리뷰에서는 수분 섭취를 늘리면 ‘음식 섭취감소’를 통한 체중 감소가 촉진될 뿐만 아니라, 지방 분해(지방산을 배출하기 위한 지방과 다른 지질의 가수분해)의 증가로 신진대사가 빨라진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새스는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물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한 번으로는 효과가 미미하지만 장기간 축적될 경우 눈덩이처럼 그 영향이 커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적절한 수분 섭취량은?
도 박사는 물과 다이어트의 관계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체중 감량을 위해 권장되는 물의 양은 따로 없다고 지적한다. 물과 다이어트 사이의 관계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체중 감량에 권장되는 물의 양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루 충분 수분섭취량은 성인남성 2500~2600ml, 성인여성 2000~2100ml다. 이를 모두 물만으로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고, 과일 및 음료 등으로 섭취해도 된다.
체중 감량을 돕기 위한 물 마시기는?
식사 전에 물을 마신다면 식욕을 줄이고 과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물은 소화를 도울 수 있기 때문에, 식사 후에 약간의 물을 마시는 것을 고려해보자.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하루 종일 조금씩 수시로 마셔주는 것이 가장 좋다.
또 일부 음료는 이뇨 작용을 일으켜 오히려 몸에서 수분을 배출시키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어떻게 하면 수분 섭취를 증가시킬 수 있을까?
도 박사는 다른 건강한 생활습관처럼 일상생활 중 수분섭취를 위한 시간을 끼워 넣는 것이 수분 섭취를 생활습관으로 고수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한다. 즉 현재의 습관(예: 저녁에 양치질 후 물 한 컵 마시는 것)과 연결시키거나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알림을 설정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 다른 방법은 식단에 물을 함유한 음식을 추가하는 것일 수 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은 많은 과일과 채소가 수분 함량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박과 시금치를 수분함량 100%에 가까운 두 가지 음식이라고 지적했다.
새스는 물병을 휴대하고 물을 마시라는 메시지를 표시하도록 장치에 미리 알림을 설정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얼마나 많은 물을 마셔야 하는지 계산하고 수분 섭취를 추적하는 히드라레이트 스파크와 같은 스마트 물병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물에 맛을 더해 물을 마시도록 동기 부여할 것도 추전되는 방법이다. 레몬이나 라임, 신선한 민트, 잘게 썬 오이, 신선한 생강, 또는 약간 으깬 제철 과일 같은 것들을 물에 첨가해도 좋다.
물만 마시는 단식의 효과는?
새스는 일체의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물만 마시는 단식, 특히 “완전한 의료 감독 없이 혼자만 하는” 것은 결코 권장할만 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말하는 의료 감독이란, 체중 감량이 목표가 아니라 내시경 검사 등 의학적 목적으로 단식을 권하는 경우 등을 뜻한다.
여러 종류의 단식을 통해 일시적으로 체중이 감소할 수는 있으나, 이러한 형태의 식단이 장기적인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거의 없다. 그리고, 일시적 체중 감소가 단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잠재적인 장점일 수도 있지만, 단점의 목록은 매우 길다.
잠재적인 건강상의 부작용 들 중에는 신장 손상, 영양결핍, 실신, 뇌 안개(brain fog), 피로, 그리고 여성의 경우 호르몬 수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도 박사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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