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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용 후 누워서 오른쪽으로 기울이면
서 있을 때보다 약 2.3배 빠르게 흡수
누워서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일 때 알약의 흡수가 가장 빠르다. 사진제공=존스홉킨스대학
“누워서 약 먹지 마라. 약 먹고 눕지 마라.” 옛날부터 자주 들어온 말이다.
실제로도 평소에 약을 누워서 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몸을 일으키기 어려운 상태이거나 병실에 누워 수액을 맞고 있다면 누워서 먹을 수밖에 없다. 누워서는 음식도 먹지 말라는데 약을 누워서 먹는 게 괜찮을까?
최근 이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최근 ‘유체물리학 저널’에 소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알약을 복용한 직후 자세에 따라 약물이 분해되고 흡수되는 속도가 최대 1시간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워있는 상태에서 오른쪽으로 몸을 기울이면 약물이 흡수되는 시간이 단축됐고 왼쪽으로 몸을 기울이면 약물이 흡수되는 시간이 지연됐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라자트 미탈(RajatMittal) 존스홉킨스대학 기계공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약을 먹을 때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알약을 먹을 때마다 필요한 자세를 떠올릴 것이다”며 “알약을 복용하고 잘못된 자세를 취하는 것은 심각한 위장장애를 가진 것과 비슷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위의 유문에서 융해돼 효과가 발휘되는 일반 알약을 대상으로 ▲서 있을 때 ▲누워서 오른쪽으로 기울일 때 ▲왼쪽으로 기울일 때 ▲등을 대고 누웠을 때로 나눠 위의 형태와 각각 알약의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험했다. 유문은 위와 십이지장을 연결하는 기관이다.
해당 시뮬레이션은 위의 모양과 형태, 수축과 위액의 흐름을 고려하여 재현했다.
연구결과 알약을 복용하는 동안과 복용한 후에 취한 자세에 따라 약의 효과가 발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대 83%까지 단축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
알약을 복용한 후 서 있을 때는 약이 융해돼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약 23분이 걸렸다. 그러나 오른쪽으로 누웠을 때는 10분이 걸렸으며 왼쪽으로 누웠을 때는 100분 이상이 걸렸다. 기대어 앉았을 때는 서 있을 때와 비슷한 시간이 걸렸다.
라자트 미탈 교수는 “고령층이나 좌식 생활을 하는 사람이나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들의 경우 몸을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돌리는 것이 약효가 발휘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연구에 참여한 이재호 존스홉킨스대학 박사는“위 상태의 작은 변화도 경구 알약의 효과에 상당한 차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재호 박사는 논문의 제1저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알약을 정확하게 삼키는 것이 우선이다. 알약이 식도 점막에 붙은 상태로 융해되면 식도염이 생길 수 있다”며 “누워서 약을 먹더라도 가능한 상체를 일으키는 것과 충분한 물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알약과 달리 유아와 어린이에게 흔히 처방되는 가루약과 시럽은 식도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아 누워서 먹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약을 먹기 싫어할 때는 약을 머금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꼭 앉히거나 세워서 약을 주고 삼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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