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 138] 하늘나라로 떠난 안해에게 보내는 편지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5월17일 13시09분    조회:246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당신이 74세로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흘렀구만. 보낼 곳도 없고 받지 못할 편지인 줄을 번연히 알면서도 절절한 그리움으로 이 편지를 쓰오. 당신이 가있는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정을 주고 몸만 떠나갔구려…

생전 유람길에서의 안해 라정신

당신은 평범한 나의 동반자로, 조강지처로 나와 함께 평생을 살아온 순박한 녀인이였소. 당신이 떠난 후 아늑하고 생기가 돌던 집안은 허무하도록 정적이 깃들었고 당신의 따스한 손길이 갔던 이곳저곳에는 먼지가 내려앉기 시작하는구만.

당신은 라씨 가문의 장녀로서 모든 것이 풍요롭지 못했던 년대에 태여나 아래로는 여러 명이나 되는 동생들을 돌봐야 했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는 부모들을 도와야 했소. 다사다난했던 그때 그 세월, 어려운 가정살림을 돌보느라 장녀로서 말없이 모든 가정의 중임을 떠메고 항상 자신보다는 늙으신 부모님과 손아래 동생들을 생각하고 돌보느라 힘들었지.

당신은 나와 백년가약을 맺고 리씨 가문에 시집온 후에는 현처량모로 되였고 한국 로무 바람이 불자 병원 출입이 잦은 병약한 남편의 병치료와 아들애의 공부 뒤바라지를 위해 출국 길에 오르기도 했소.

당신은 산 설고 물 선 이국 타향에서 여름이면 습하고 곰팡이가 끼고 겨울이면 이가 덜덜 떨리도록 춥고 람루한 지하방에서 살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냈고 오직 남편의 건강과 자식의 출세만을 바라고 이를 악물고 버텨왔소.

당신은 나이트클럽 주방일이며 가정부며 남들이 하기 싫어하고 꺼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았지. 힘든 하루일이 끝나면 막차도 끊긴 늦은 밤거리를 지친 몸을 끌면서 천방지축 걸어서 돌아오군 하였다지. 불도 지피지 않은 차거운 구들에 그대로 쓰러져 눈을 붙이군 했다지. 그러다가도 아침이면 다시 벌떡 뛰쳐 일어나 아픈 몸을 끌고 또 일하러 뛰여가군 했다지.당신이 한국생활을 하면서 쓴 일기장을 펼쳐보면서 나는 눈물이 앞을 가리는 것을 참을 수 없소...

한국에서 돌아온 후에도 당신은 집에서 가만히 앉아 놀기만 해서는 안된다며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계속해서 이곳 저 곳 일자리를 찾아나섰소. 쉴 틈이 없이 계속 일만했지…

그 보람으로 아들애는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지금은 한국에서 훌륭한 직장을 얻어 일하게 되였소. 이는 당신이 우리 집의 든든한 기둥으로 묵묵히 뒤바침 해주었기 때문이란 것을 나는 잘 알고있소.

그런데 무엇이 부족해서인지 건강하던 당신의 몸은 점점 쇠약해지더니 몸 곳곳에서 이상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소. 당지 병원에서도 병의 근원을 찾지 못하여 상해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게 되였소. 그런데 청천벽력같이 당신이 불치병인 암 선고를 받게 될 줄이야 어찌 생각이나 했겠소…

당시 암세포가 확산되여 당신의 신체 상황을 봐서 절제수술을 할 형편이 못되여 일부분의 장 절제수술을 하게 되였지. 당신이 연길공항에서 배동할 사람도 없이 동통으로 아픈 배를 끌어안고 허리를 구부정한 채 눈물을 글썽이면서 탑승구를 향해 걸어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배웅하는 우리를 바라보던 그 모습이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소. 쓸쓸한 뒤모습을 남기고 떠나가는 당신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허약한 신체 때문에 동행해주지 못해 마음은 더더욱 괴롭고 아팠소. 당신이 떠난 후 나는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안절부절 못했고 이제나,저제나 당신의 병이 차도가 보인다는 실날같은 한오리 희망만을 바라고 바랐소.

그런데 갈수록 심산이라고 당신의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여만 가고 온몸이 팅팅 부었으며 몇달동안 물 한방울, 미음 한숟가락도 넘기지 못하였소.

당신은 행여나 하는 마음에 상해에서 비행기를 타고 아들이 있는 한국에 가서 병치료를 받게 되였소. 한국에서 당신은 옆에서 병시중 드는 아들애가 걱정할가봐 림종전까지 신음소리 한마디 내지 않고 이를 악물었다지. 날이 갈수록 병세가 더해졌지만 당신은 항상 남편 생각과 집 생각 뿐이였소. 나는 당신의 남편이지만 병환에 있는 몸 때문에 당신의 병시중을 한번 못해주었고 심지어 당신의 림종도 옆에서 지켜주지 못했소. 그것이 내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고 미안하고 괴로와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만.

당신이 영상통화로 한 마지막 말이 가슴을 치오. “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요.”라고 한 그말 말이요. 힘겹게 그 말을 하던 당신의 수척해진 모습과 가냘픈 그 한마디 말이 지금도 귀전에 들리는 것만 같소. 그 집이 도대체 무엇인지? 집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그런 절망같은 말로 체념하였던 것인지?! 결국 당신은 완쾌되여 돌아오리라고 생각하며 떠난 그 집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소. 못난 남편을 걱정하면서 두 눈을 감지 못한 채 저세상으로 갔소…

살아생전 당신에게 잘해주지 못한 내가 싫고 자책 만하고 후회스럽소. 돌이켜보면 당신과 함께 어린 아들애를 키우며 오손도손 살던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이였던 것 같소.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때문에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이 사무치게 그립고 생각나는 것을 어쩔수 없소. ‘있을때 잘해'라는 말의 참뜻을 이제야 알것 같지만 너무 늦은 깨달음에 마음이 아프오. 

현재 당신은 비록 이국땅에 외롭게 묻혀있는 몸이지만 무주고혼은 아니오. 나는 지금까지 당신이 한국의 어느 곳에 묻혀 있는지도 잘 모르지만 나의 마음과 아들의 마음은 항상 함께 있소.

아무리 세월이 약이라고 하지만 당신이 고생하면서 살아왔던 과거를 생각하면 나는 항상 베개수건을 적시며 울다가 잠이 든 적이 얼마인지 모르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눈물이 앞을 가리워 편지를 더 써내려가기도 힘들구만.

그때의 그 리별이 영원한 리별이 될 줄을 알았다면 나는 당신을 보내지 않았을 것을… 무정한 병마에 생리별당한 느낌에 나는 항상 가슴을 치며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소. 그러나 아무리 후회하고 통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아픔과 고통이 없는 저세상에서나마 이젠 당신이 편히 잠들기를 바라오. 당신의 명복을 빌고 또 비오.

/리동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291
  • 18일, 연변인물연구회는 연길에서 《홍군장령 양림》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여 혁명영웅렬사들을 기리고 빛나는 업적을 칭송, 홍색유전자를 전승하면서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의 새로운 로정에 긍정에너지를 전달하였다. 중앙통전부 전임 부부장,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전임 주임, 연변인물연구회 총고문인 리덕수, 주인대 상무...
  • 2023-05-19
  • 당신이 74세로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흘렀구만. 보낼 곳도 없고 받지 못할 편지인 줄을 번연히 알면서도 절절한 그리움으로 이 편지를 쓰오. 당신이 가있는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정을 주고 몸만 떠나갔구려… 생전 유람길에서의 안해 라정신 당신은 평범한 나의 동반자로, 조강...
  • 2023-05-17
  • 지난 5라운드 강소로산팀 대 연변룡정팀 선발출전선수들. 지난 13일, 대 강서로산 원정경기에서 올시즌 첫승을 거두고 사기진작한 연변룡정팀은 돌아 오는 5월 20일 15:00시에 연길시인민경기장에서 2승 3무 0패로 9점을 기록하고 갑급순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남경도시팀을 상대로 첫 홈장승을 노리게 된다. 2014년도에 ...
  • 2023-05-17
  • 16일에 소집된 전 성 중소학교 당조직이 령도하는 교장책임제 건립 사업 추진회의에 따르면 길림성은 앞으로 1년이라는 시간을 더 들여 중소학교 당조직이 령도하는 교장책임제를 전면적으로 구축, 보완하는 업무임무를 전면적으로 추진하여2024년말까지 모든 개혁임무를 기본적으로 완성하게 된다. 성당위 조직부와 성교육...
  • 2023-05-17
  • 곧 다가오는 5월 19일 13번째 ‘중국관광일'을 맞으면서 연변 각지 풍경구들에서 다양한 우대정책들을 겨끔내기로 내놓아 관광객들에게 혜택을 도모해주고 있다. 연길시조선족민속원과 연길공룡박물관은 5월 19일 당일 문표를 반값으로 우대하며 모드모아민속관광레저휴가촌은 5월 13일부터 20일까지 온천문표 반값 할인을 ...
  • 2023-05-16
  • —묵을 데 없는 관광객에게 무료로 집 내준 연길 보조경찰 왕금정, 개인공로 기입 최근 연길시 관련 부문에 외지 관광객의 감사편지 한통이 날아왔다. 편지에는 5.1절 기간 연길에 관광을 왔었는데 묵을 데가 없는 그들에게 연길 보조경찰 왕금정이 자기 집을 무료로 선뜻 내줘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는 진심 어...
  • 2023-05-16
  • 중공중앙 총서기이며 국가주석이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습근평이 5월 10일 하북성 웅안신구에서 고찰하고 높은 표준, 높은 질로 웅안신구 건설을 추진할 데 관한 좌담회를 주재, 소집하고 중요 연설을 발표했다. / 신화사 5월 10일, 습근평 총서기는 하북성 웅안신구에서 고찰했으며 높은 표준 높은 질로 웅안신구 건설...
  • 2023-05-16
  • 연길시 북산가두에서는 5월15일‘어머니절'을 맞아 다양한 형식으로 명절을 경축하고 의의있게 보냈다.           이날 북산가두에서는 양로원을 찾아 위문공연 봉사를 진행하고 독거 로인들을 찾아 위문품을 전해준 동시에 집안 구석구석 청소를 알뜰하게 해주었다. 또한 소학교와 유치원을 찾아서 학생들에게 어머니 사랑...
  • 2023-05-16
  • 제심이 습근평에게 만들어준 바느질 쌈지, 그 우에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글자를 수놓아져있다. 1972년 겨울, 제심과 자녀들. 앞줄 좌로부터 제교교, 제심, 습안안, 뒤줄 우로부터: 습근평, 습원평. 습근평 의 사무실에는 그와 가족이 찍은 사진이 놓여있다. 2015년 2월 13일, 습근평은 섬서성 연안시 연천현 문안역진 ...
  • 2023-05-16
  • 중국 파킨슨병 전문쎈터 및 파킨슨병 원스톱 진료쎈터가 얼마전 길림대학중일우의병원에서 설립 및 현판식을 가졌다. 파킨슨병(帕金森病)은 흔히 볼 수 있는 중로년 신경계통 퇴행성 질환이다. 역학조사 결과 65세이상 로인들 가운데서 파킨슨병 발병률이 1.7%에 달하며 발병인 년령이 일정하게 내려가는 추세를 보여 중로년...
  • 2023-05-1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