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 내 친구 용이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8월15일 12시14분    조회:257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산동 위해 리영길

나는 그날 여느때보다 일찍 일어났다. 한국 딸네 집으로 가는 내 친구 용이네 부부를 공항까지 바래주기로 약속이 되여 있었다. 9시 비행기인데 두시간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했다.

작자 리영길

남에겐 한없이 베풀면서도 남의 신세는 조금이라도 지려하지 않는 용이는 이번에도 공항셔틀버스가 집앞으로 지나간다면서 나의 도움을 극구 거절하였다.

그런 그를 (그의 안해도 함께 오래 살아서인지 용이처럼 고지식했다.)억지로 설득해서 아침 6시에 승용차로 배웅해주기로 한 것이다.

나는 서둘러서 세수를 하고 떠날 준비를 했다. 그런데 마침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나는 내가 늦은 것 같아 먼저 미안해졌다.

"용이냐? 내 지금 떠난다."

"아니, 우리 지금 뻐스를 탔거든! 그러니 우리 걱정말고 푹 쉬여라! 우리 갔다 올게… " 내가 뭐라 나무랄새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친구에 대한 그의 배려에 나는 리해가 가면서도 용이의 야속한 처사가 탐탁하지 않았다.

용이는 특별히 급한 용무로 출국하는것도 아니고 유람삼아 외손녀의 돌잔치에 가는데 옆 사람까지 수고를 끼치겠는가 하는 것이 그의 생각인 것 같았다.

나는 그런 용이의 사람됨됨이를 너무도 잘 알지만 나에게 차도 있고 내가 바쁜 사람도 아닌데 한 시간 거리의 공항까지 배웅하겠다는 내 성의를 뿌리치는 용이가 오늘따라 야속할 따름이다.

… 비록 약속을 어기고 셔틀버스를 타고 떠났지만 그래도 길 떠나는 용이부부에게 잘 갔다오라고 인사말 한마디 못한 미안한 생각에 나는 핸드폰으로 문자를 넣었다.

잠시후 용이에게서 답장이 왔다.

"경호야, 네가 공항에 날 배웅하고 혼자서 말동무도 없이 외롭게 돌아갈 네 모습이 마음에 걸려 지나가는 셔틀버스를 탄거란다. 그러니 달리 생각지 말라, 고마운 너의 마음 잘 알고있다. 고맙다!"

문자를 읽는 나는 몇십년을, 아니 아이때부터 같이 자라고 같이 생활한 용이의 깊은 마음을 다는 모르고 있었구나 생각 하면서 그의 성품이 그저 부러울 뿐이였다.

나는 친구의 세심한 배려에 코허리가 찡 해났다.

작자 리영길(오른쪽)씨와 그의 친구 용이(왼쪽)

내가 용이를 알게 된 것은 소학교 2학년때이다. 아랫 마을로 새로 이사왔다는 아이가 우리 학급에 왔는데 담임선생님은 그를 내 옆자리에 앉히면서 나의 둘도 없는 다정한 짝꿍이 되였다. 나와 동갑내기인 용이는 후에 안 일이지만 우연하게도 생일까지도 같았다.

나는 매일 아침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갈 때면 용이네집에 들려 용이와 함께 학교로 갔다. 용이네 집은 우리집에서 2리가량 더 가서 학교가는 길옆에 있었다. 어떤 날은 내가 좀 일찍가면 용이네는 그때 아침을 먹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머니만 있고 아버지는 보이지 않았다.

후에 안 일이지만 용이가 다섯살적에 목재판에서 사고로 세상을 떴다고 한다. 그래서 용이 어머니는 혼자서 외동 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는 것이였다.

용이 어머니는 아들의 친구인 나를 한결같이 반갑게 대해 주었고 극진히 보살펴주었다.

아마 그날이 월요일로 기억된다. 휴일 하루 못 본 친구가 그리워 나는 일찍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가면서 습관대로 용이네 집에 들렸다. 용이 어머니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환하게 웃으시며 내 팔을 끌며 "빨리 올라가서 이걸 좀 먹고 가거라. 오늘은 우리 용이 생일이거든! " 하시며 맛나는기름에 구운 떡을 내손에 쥐여 주시는 것이였다.

(어…? 나도 오늘이 생일인데!) 나는 속으로 놀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떡두개를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그래서 나는 용이와 동갑내기에 다가 생일도 같은 날이란걸 알게 되였고 그런 우연때문인지 우리는 더 각별히 친근히 지내게 되였다. 그 우정이 60이 넘는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용이는 외동 아들로 태여나서 어머니의 각별한 사랑속에서 어렵던 그 시절에도 늘 새옷을 입고 다녔지만 6남매의 넷째로 태여난 나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늘 누나들이 입던 옷을 물려 받아 입게 되여 새옷이라고는 구경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나는 어린 나이에도 누나들이 입던 녀자옷을 입기 싫어 했고 새옷을 입고 다니는 용이가 부럽기만 했다.

용이 어머니는 우리집 형편을 입소문으로 알고 계셨는지 나를 특별히 관심해 주셨다. 겨울에 용이의 벙어리 장갑을 만들면서 내것까지 정성들여 만들어 주셨고 누나들이 신던 헌신을 덜덜 끌고 다니는 모습이 보시기 안스러워서였던지 용이 운동화를 사면서 용이것과 꼭 같은 운동화를 사주셨다. 세월이 흘러 이젠 용이 어머니가 이세상에 안계시지만 그 분의 인자하고 환한 미소는 오늘도 눈앞에 생생하다. 내가 용이 생일날 아침 떡 두개를 게눈감추듯 먹어치우는 것을 흐뭇하게 바리보시며 미소지으시던 용이 어머니의 인자한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작자 리영길(오른쪽)씨와 그의 친구 용이(왼쪽)

어느덧 세월이 흘러 용이와 나는 어엿한 청년이 되여 용이는 아래마을 생산대에서 나는 웃마을 생산대서 저마끔 농사일을 하고 있었다.

하루는 용이가 크게 다쳐 현립병원에서 사경에 헤매고 있다는 급보를 받고 나는 급히 뻐스를 타고 현립병원으로 달려갔다. 용이는 생산대의 파견으로 방공용 동굴을 뚫는 일을 하다가 무너지는 바위돌에 타박상을 입은 것이다.

출혈이 너무 심해서 수혈을 받아야 했는데 병원에는 저장된 혈액이 바닥이 났었고 또 <0>형 혈액이여야만 했다.

나는 학교때 혈액검사에서 <0>형인 기억이 번뜩 생각나서 "의사선생님, 저의 혈형이 <0>형입니다."하면서 다급히 팔을 내 밀었다. 검사결과 내 혈형이 <0>형으로 나오자 의사 선생님은 즉시 내 피를 용이에게 수혈했다.

그리하여 용이는 환생했고 나는 잃을 번했던 친구를 되살린 기쁨과 긍지로 가슴이 벅차 올랐었다 … .

이렇게 나와 용이는 어려서부터 같이 공부하고 같이 자란 죽마고우이며 피로 맺어진 추억이 깊은 친구이다.

나는 창공을 헤가르며 날으는 비행기 안에서 눈을 지그시 감고 사색에 잠겨 있을 용이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숱이 적은 머리, 시원하게 벗겨진 넓은 이마, 크지도 작지도 않은 눈, 우뚝 솟은 코…생김새와는 달리 용이는 과묵하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내가 그를 친구 이상으로 좋아 고소중해하는 것은 그가 남을 헤아리는 깊은 마음씨와 넓은 아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득 나는 어느 노래의 노래말이 생각났다.

웃음을 주고 받을 친구는 많지만

눈물로 마주 앉을 사람은 적더라

용이와 나는 지금 산동 위해에서 같이 살고 있다. 젊은 시절부터 우리 어디 가도 같이 가서 살자던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나와 용이가 찰떡 친구인 것 처럼 우리 안해들도 자연 친자매처럼 다정하게 오간다. 정말 깨알이 쏟아지는 보기 좋은 친구라고 주변 사람들은 칭찬해 마지 않았다.

누군가 “사람은 일생에 서로 마음을 터 놓을수 있는 친구 하나만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라”고 하였다.

정말 내 마음속에 쏙 드는 말이였다. 나에게도 이리저리 만난 친구가 많지만 용이처럼 진정 서로 마음을 헤아려주는 친구는 없는 것 같다.

<빈천지교불가망>(贫贱之交不可忘)이란 말처럼 어려운 동년시절과 벅찬 청년시절을 거치면서 피와 마음으로 얽힌 우리의 우정은 잊을수 없으며 영원할 것이다!

<친구란 사귀기는 어렵지만 잃기는 쉽다>란 우리 민족속담은 우정을 계속 지켜 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는 깊고 깊은 뜻이 있다.

천진란만한 동년시절부터 사귄 우리의 우정이 희망과 정열에 넘친 청년시절 그리고 지금 즐겁고 행복한 로년시절을 거치면서 세월의 비바람속에서 동고 동락하여 더 탄탄해 졌고 우리 인생을 더 윤택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는 믿는다!

우리의 우정은 영원하리라고

이생이 다하는 그날까지 지속되리라고!

내 미더운 평생의 친구야!

너도 그렇게 믿겠지?!

 

2023년 7월 29일 수정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262
  • 최근에 상무부, 문화관광부, 시장감독총국, 국가지식재산권국, 국가문물국 등 5개 부문이 련합으로 중화 유명브랜드(中华老字号) 재심사 결과를 공포할 데 관한 통지를 발부한 가운데 정풍진(鼎丰真), ‘장백산’, 유수전(榆树钱) 등 길림성의 20개 브랜드 제품이 중화 유명브랜드 명단에 입선되였다.     /길림일보
  • 2023-11-14
  • 11월 13일, 문화관광부가 ‘국가 문화산업 · 관광산업 융합발전시범구 건설단위 명단’(전국 50곳 입선)에 관한 공시를 발표한 가운데 연길시와 장춘 정월고신기술개발구―련화생태관광휴가 등 길림성의 2곳이 입선되였다. 문화관광부는 자연자원부, 주택도시농촌건설부와 함께 〈국가 문화산업 · 관광산업 융합발전시범...
  • 2023-11-14
  • 지난 7월 중순, 덕청현 종관진은 간촌촌 문화강당에서 ‘아시아경기대회 맞이 문명을 중시하고 새로운 풍기를 수립하자-탁구취미대회’를 열었다. /덕청시정부 제공 18차 당대회이래 우리 나라는 일련의 조치를 취해 ‘공업으로 농업을 되살리고 도시가 농촌을 지원하도록’ 추진함으로써 인간을 핵심으로 한 신형의 도시화...
  • 2023-11-14
  • 연변조선족자치주로부터 ‘연변 좋은 사람’칭호를 수여하고 연변지역에서 알곡대재배호로 불리는 최명성농민은 줄곧 농촌에 뿌리박고 농업에 종사하면서 촌민들이 버리고 간 760무에 달하는 경작지를 장장 10년간 기계화 농사로 알심들여 가꾸어 당지 농업생산을 추진하고 새농촌 건설에 크게 기여하고 있어 동네방네에 소...
  • 2023-11-14
  • 10월 31일 촬영한 미국 샌프랜씨스코 해만대교. 아태경협기구 제30차 정상회의가 미국 샌프랜씨스코에서 열리고 있다. /신화사 전병서 한국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최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태지역이 세계경제 성장의 중요한 엔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태지역의 각 경제체가 평등․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개...
  • 2023-11-14
  • ―길림시, 11월부터 래년 3월까지 제29회 길림국제무송빙설축제 및 새빙설시즌 계렬 빙설행사 개최 11월 14일, 길림성정부 보도판공실에서 소집된 길림성 2023―2024 새빙설시즌 계렬 기자회견 현장 11월 14일 오전 10시, 길림성정부 보도판공실에서 소집된 길림성 2023―2024 새빙설시즌 계렬 기자회견에서 길림시 부시장 ...
  • 2023-11-14
  • 닭날개, 닭다리, 닭고기... 조수매는 부스에서 한봉지 또 한봉지의 상품들을 샀다.위챗 지불의 안내음이 딩딩동동 울리면서 손에 든 쇼핑자루가 갈수록 무거워지자 그녀는 세탁액 한 통을 더 산후 쇼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10월말의 이날, 덕혜시 부해진에서 펼쳐진 2023년 덕혜시 제1회 농촌소비품박람회 ...
  • 2023-11-14
  • 제1자동차 해방이 일전 2023년 3분기 재무보고를 발표했는데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영업수입 481억 2,300만원을 실현해 전년 동기 대비 58.01% 증가했다. 순리윤은 4억 1,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21% 증가했다. 판매량에서 보면 전3분기 제1자동차 해방 중장비트럭(重卡)판매량이 루계로 14만 3,200대로 전년 동기...
  • 2023-11-14
  • 2020년 12월 29일, 우리 일행이 연길시 조양천진 삼성촌 5촌민소조에서 수년간 홀로 자취하며 《길림성 식물지》(총4권) 출판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연변농학원 김수철교수(95세)를 방문갔을 때이다.     서로간의 수인사를 끈낸 후 내가 “지금 연변미술관에서 연변 제1회 예술작품박람회가 한창입니다.”라고 했더니 교수님...
  • 2023-11-14
  •   ‘녀성장인’수공예작품 전람 ‘길림 녀성장인’(吉林巧姐)오운평(오른쪽 첫사람)이 짚 겯기를 가르치고 있다.(자료) 요즘 길림고신기술산업개발구 북구에 자리한 한 합작사 자매들의 얼굴마다 희색이 만면이다. 그녀들은 금방 옥수수잎겯기 주문 상품값을 받았던 것이다. 료한데 따르면 이 합작사의 옥수수잎겯기는 성...
  • 2023-11-1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