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계수나무 꽃향에 취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1월5일 12시06분    조회:393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그루 토끼 한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나라로...”

어린시절 어른들이 부르는 노래를 엿듣고 배워 흥얼거렸던 추억의 노래다. 그 옛날 고즈넉한 밤이 되면 둥근달을 마주하고 조용히 불렀던, 달님 속에 계수나무가 자라고 있다고 했던 어른들의 말씀에 귀가 쫑긋해 계수나무를 찾느라 눈이 빠지도록 달님을 쳐다보며 불렀던 이 노래에 오강이 달나라에 가서 찍어도 찍어도 계속 살아만 나는 계수나무를 찍었다는 전설, 오강이 달나라에서 계수나무를 가져와 인간 세상에 계수나무가 생겼다는 전설, 오강이 천하 제일 아름다운 술계화주를 만들었다는 전설...

어린 시절 무심코 불렀던 가사에 이렇게도 많은 풍요로운 전설이 담겨 있는 줄은 올해 가을 상해에서 수많은 계수나무를 직접 목격하면서부터 비로소 알게 되였다. 노래를 부르면서 알게 되였던 그 이름 계수나무, 전설중의 계수나무를 바로 눈앞에서 꽃이 만개한 향기 그윽한 계수나무를 마주하고 오늘 다시 이 노래를 불러보게 될 줄이야 내 어찌 꿈엔들 생각이나 했겠는가. 세상은 요지경이라더니 옛말 하나 그른데 없나보다.

10월의 상해는 도시 전체가 계수나무 꽃향기 속에 푹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거리마다 도로 량켠에 무성하게 자란 계수나무에 가지마다 촘촘히 8개 혹은 10개씩 짝을 지어 풍성하게 피여나는 노오란 계수나무 꽃이 예고도 없이 사람들의 발목을 사로잡는다. 아담하고 예쁘장하고 화사한 꽃에 마음이 심쿵해 저도 몰래 시선이 쏠려 가던 걸음을 멈추고 련속 사진을 찍어댄다. 꽃도 꽃이지만 마음속 깊은 곳 까지 소리 없이 스며드는 매혹적인 향기에 취해 도무지 헤여나올 수가 없다.

어느새 얼굴엔 미소가 웃음꽃으로 활짝 피여나고 마음속엔 행복의 꽃향기가 스며든다. 아빠트단지 곳곳에서도 꽃향이 물씬물씬 코끝을 자극하며 들떠있는 마음에 향수를 불어 넣는다.천하에 유명한 문인묵객들 마저도 문필을 아낄세라 극찬을 쏟아냈던 계수나무 꽃향. 코끝을 들이대지 않고 숨만 쉬여도 페부 속 깊숙이 스며드는 향기, 멀리서도 전해지는 어화둥둥 절로 기분 상쾌해지는 그 향기, 맡으면 맡을수록 행복해지는 그 매력에 나는 연신 절찬을 하며 셀카 찍기에 열을 낸다. 마침 사는 동네 골목마다 계수나무들이 보기 좋게 줄져있어 나는 하루에 몇번씩이나 골목을 오가며 꽃향을 온몸으로 만긱하군 한다. 동북에서만 살아왔던 나에게 매일 느껴보는 그 꽃향은 신기함이고 사치이고 향수다.

계수나무 꽃은 중국 10대 명화중의 하나로 꼽히는 꽃이다. 평균온도 1528도와 습도 7080의 환경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연한 노란색 꽃술을 지닌 미니형 꽃으로 꽃 한송이를 보았을 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헌데 몇송이씩 촘촘히 모여서 짝을 이루며 뭉쳐서 피여나는 계수나무 꽃은 정말 가관이다. 꽃이 만개할 시기에는 가지가 휘여지도록 화사하게 찐한 노란색 꽃이 푸른 잎을 거의 덮어버릴 정도로 나무 전체가 꽃에 쌓여 마치 현란한 금꽃인양 아름답기 그지없다. 눈앞이 황홀하여 웃음이 저절로 터진다. 그 향기 또한 독특하여 청아하면서도 찐한 매혹적인 그윽한 향이라 맡을수록 빠져들어 무수히 많은 문인묵객들의 절찬을 한몸에 받아 천고에 길이 남는 시구들을 남겼다.

10월에 피기 시작한 계수나무 꽃은 겨울철에도 거침없이 꽃을 피우고 쉼 없이 그윽한 향기를 발산하고 있다. 생장기가 길어서 계수나무를 달님과 함께 장생의 대표라고도 한다. 계수나무의 계()는 부귀의 귀()와 발음이 같아 부귀와 아름다움, 단아함과 고귀함의 상징으로도 불린다.

계수나무 꽃은 봄에 만발하는 봄꽃을 시샘 않고 독보적으로 가을에 조용히 핀다. 봄에 흔한 흰색, 진분홍색, 빨간색, 자주색과는 다른 연한 노랑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한다. 작고 귀엽고 부드럽게 연한 노란색 계수나무 꽃을 자세히 눈여겨보고 있노라면 웬지 저도 몰래 아련하고 부드러운 우리 딸을 보는 것 같다. 꽃잎이 너무 여려 강한 바람과 추위에 견뎌내지 못할 것 같지만 눈에 보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의지가 강하고 세찬 바람과 맵짠 추위도 마다하고 겨울 엄동설한에도 여전히 향기를 풍기며 이쁜 꽃을 피워내고 있는 계화꽃, 꼭 마치 온실안의 화초로만 보여졌던 딸애가, 모든 일을 엄마에게만 의거하던 딸애가, 이젠 자신감과 능동력과 당당함으로 인생을 빛내고 있는 딸애의 품성이 꼭 계수나무 꽃을 닮은 것 같다.

꽃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순간 엄마 모습이 떠올랐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다고 평판 좋고 인품 좋은 집안에서 사남매중 막내딸로 태여나 가족사랑 듬뿍듬뿍 받으며 자랐던 우리 엄마, 아빠한테 시집 온 뒤로 온갖 고생 다 하면서 고된 인생살이에 모진 역경과 풍파를 이겨내고 자식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쏟아 부은 엄마, 평범함 속에 아름다움과 귀한 품성을 갖춘 엄마가 꼭 계수나무 꽃을 닮은 것 같다.

계수나무 꽃향이 바람에 실려 가을 십리안팎을 향기의 바다로 물들인다. 흔히들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고 한다. 향기 있는 녀자, 향기를 전하는 녀자, 향기 넘치는 녀자로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후반생을 살고 싶다, 계수나무 꽃향처럼.

/향이(상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45
  • 2022 “중국이야기 잘하기”창의전파콩클 길림분회장 공모전 공지 “중국이야기 잘하기”창의전파콩클은 국무원신문판공실에서 지도하는 중국의 량호한 국제적 형상을 수립하는 년도 공식 브랜드활동이다. 2022년콩클주제는 “분발하여 함께 미래를 향해 전진(踔厉奋进·共向未来)”이다. 길림분회장 콩클은 길림성인민정부 ...
  • 2022-09-13
  • 9월 13일, 길림성공안청에 따르면 추석 련휴에 전 성 공안기관은 고등급 근무를 가동하고 매일 1.2만명의 경찰이 일터를 지켜나서게 했으며 강력한 조치를 취해 안전우환 방제망을 촘촘히 짬으로써 안전하고 즐거운 명절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련휴 기간 전 성의 사회대국이 지속적으로 안정되고 고속도로...
  • 2022-09-13
  •   연변주조선어문사업판공실 정봉숙(뒤줄 왼쪽 다섯번째) 주임과 장신사회구역 남려화(뒤줄 왼쪽 네번째) 서기 등 쌍방 관계자들과 ‘작은 소원’을 이룬 주민들. 9월 9일 오전, 연변조선족자치주조선어문사업판공실 주임 정봉숙, 당조 성원이며 부주임 허경숙, 정소림 등 일행 10명은 연길시 건공가두 장신...
  • 2022-09-13
  • 9월 12일 제1회 중국청소년축구리그(남자고중년령단 U17세조) 전국총결승 예선경기 결승전과 순위전 경기가 연길시 의란진 구룡촌에 위치한 연변조선족자치주시범성종합실천기지에서 결속되였다. 최광일 감독이 지휘하는 연변체육운동학교U17세팀은 5위/6위전 경기에서 3대2,로 장춘희도축구구락부팀을 이기고 최종 5위로 ...
  • 2022-09-13
  • “인터넷 병원이 너무 편리해요. 저는 매달 장춘에 있는 길림대학중일련합병원에 가서 재검사를 받는데 길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사흘이나 걸렸어요. 이제는 휴대폰으로 진찰을 받을 수 있고 약도 집으로 배달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백성시에 거주하는 갑상선환자 장녀사는 주변의 친척과 친구들도 인터넷 병원...
  • 2022-09-13
  • 추석이 지나고 가을의 정취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크고 국부적으로 비를 동반하기에 주의해서 옷을 추가해야 한다. 이번 주말(18일)부터는 기온이 점차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온도의 변화는 단풍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가을이 다가왔다. 그럼, 가을 관광은...
  • 2022-09-13
  • 9월 12일, 연변작가협회가 주관하고 연변작가협회 소설창작위원회가 주최한 ‘새시기 소설창작 혁신과 탐구’ 연구세미나가 룡정시문화관 5층 회의실에서 개최되였다.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소설창작위원회 주임 리승국은 개막사에서 “중국작가협회 제10기 전국대표대회에서 한 습근평 총서기의 중요한 강...
  • 2022-09-13
  •      9월 11일 길림시조선족기업가협회 일행은 회장 김숙의 인솔하에 본 협회 부회장인 리란의 영길현 찰로하 을 방문했다.         협회 일행이 농장을 둘러보고 있다     은 록색농업, 축산업, 현대농업관광산업을 위주로 양로산업까지 다각도로 사업...
  • 2022-09-13
  • 조선족기업가들은 중한교류 30년의 참여자 견증자 개척자 “조선족기업가들은 중화민족 우수한 기업가중의 일부분” 조선족기업가 30명이야기ㅡ《무지개를 수놓는 사람들》출간      중한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중한관계 발전에 기여한 조선족기업가 30명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무지개를 수놓...
  • 2022-09-13
  • 핵산 검측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감염 예방통제의 중요한 수단이다. 대중들은 전염병예방통제조치의 실시를 적극 협조해야 한다. 핵산 검측 시 방호 요구를 준수해야 하고 아래 방호점들에 주의를 돌려야 한다. 1.핵산 검측 전에는 미리 ‘길상코드’나 신분증을 준비해야 한다. 신분증이 없는 인원은 기타 유효증명서를 준...
  • 2022-09-12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