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계수나무 꽃향에 취하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1월5일 12시06분    조회:345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그루 토끼 한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나라로...”

어린시절 어른들이 부르는 노래를 엿듣고 배워 흥얼거렸던 추억의 노래다. 그 옛날 고즈넉한 밤이 되면 둥근달을 마주하고 조용히 불렀던, 달님 속에 계수나무가 자라고 있다고 했던 어른들의 말씀에 귀가 쫑긋해 계수나무를 찾느라 눈이 빠지도록 달님을 쳐다보며 불렀던 이 노래에 오강이 달나라에 가서 찍어도 찍어도 계속 살아만 나는 계수나무를 찍었다는 전설, 오강이 달나라에서 계수나무를 가져와 인간 세상에 계수나무가 생겼다는 전설, 오강이 천하 제일 아름다운 술계화주를 만들었다는 전설...

어린 시절 무심코 불렀던 가사에 이렇게도 많은 풍요로운 전설이 담겨 있는 줄은 올해 가을 상해에서 수많은 계수나무를 직접 목격하면서부터 비로소 알게 되였다. 노래를 부르면서 알게 되였던 그 이름 계수나무, 전설중의 계수나무를 바로 눈앞에서 꽃이 만개한 향기 그윽한 계수나무를 마주하고 오늘 다시 이 노래를 불러보게 될 줄이야 내 어찌 꿈엔들 생각이나 했겠는가. 세상은 요지경이라더니 옛말 하나 그른데 없나보다.

10월의 상해는 도시 전체가 계수나무 꽃향기 속에 푹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거리마다 도로 량켠에 무성하게 자란 계수나무에 가지마다 촘촘히 8개 혹은 10개씩 짝을 지어 풍성하게 피여나는 노오란 계수나무 꽃이 예고도 없이 사람들의 발목을 사로잡는다. 아담하고 예쁘장하고 화사한 꽃에 마음이 심쿵해 저도 몰래 시선이 쏠려 가던 걸음을 멈추고 련속 사진을 찍어댄다. 꽃도 꽃이지만 마음속 깊은 곳 까지 소리 없이 스며드는 매혹적인 향기에 취해 도무지 헤여나올 수가 없다.

어느새 얼굴엔 미소가 웃음꽃으로 활짝 피여나고 마음속엔 행복의 꽃향기가 스며든다. 아빠트단지 곳곳에서도 꽃향이 물씬물씬 코끝을 자극하며 들떠있는 마음에 향수를 불어 넣는다.천하에 유명한 문인묵객들 마저도 문필을 아낄세라 극찬을 쏟아냈던 계수나무 꽃향. 코끝을 들이대지 않고 숨만 쉬여도 페부 속 깊숙이 스며드는 향기, 멀리서도 전해지는 어화둥둥 절로 기분 상쾌해지는 그 향기, 맡으면 맡을수록 행복해지는 그 매력에 나는 연신 절찬을 하며 셀카 찍기에 열을 낸다. 마침 사는 동네 골목마다 계수나무들이 보기 좋게 줄져있어 나는 하루에 몇번씩이나 골목을 오가며 꽃향을 온몸으로 만긱하군 한다. 동북에서만 살아왔던 나에게 매일 느껴보는 그 꽃향은 신기함이고 사치이고 향수다.

계수나무 꽃은 중국 10대 명화중의 하나로 꼽히는 꽃이다. 평균온도 1528도와 습도 7080의 환경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연한 노란색 꽃술을 지닌 미니형 꽃으로 꽃 한송이를 보았을 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헌데 몇송이씩 촘촘히 모여서 짝을 이루며 뭉쳐서 피여나는 계수나무 꽃은 정말 가관이다. 꽃이 만개할 시기에는 가지가 휘여지도록 화사하게 찐한 노란색 꽃이 푸른 잎을 거의 덮어버릴 정도로 나무 전체가 꽃에 쌓여 마치 현란한 금꽃인양 아름답기 그지없다. 눈앞이 황홀하여 웃음이 저절로 터진다. 그 향기 또한 독특하여 청아하면서도 찐한 매혹적인 그윽한 향이라 맡을수록 빠져들어 무수히 많은 문인묵객들의 절찬을 한몸에 받아 천고에 길이 남는 시구들을 남겼다.

10월에 피기 시작한 계수나무 꽃은 겨울철에도 거침없이 꽃을 피우고 쉼 없이 그윽한 향기를 발산하고 있다. 생장기가 길어서 계수나무를 달님과 함께 장생의 대표라고도 한다. 계수나무의 계()는 부귀의 귀()와 발음이 같아 부귀와 아름다움, 단아함과 고귀함의 상징으로도 불린다.

계수나무 꽃은 봄에 만발하는 봄꽃을 시샘 않고 독보적으로 가을에 조용히 핀다. 봄에 흔한 흰색, 진분홍색, 빨간색, 자주색과는 다른 연한 노랑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한다. 작고 귀엽고 부드럽게 연한 노란색 계수나무 꽃을 자세히 눈여겨보고 있노라면 웬지 저도 몰래 아련하고 부드러운 우리 딸을 보는 것 같다. 꽃잎이 너무 여려 강한 바람과 추위에 견뎌내지 못할 것 같지만 눈에 보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의지가 강하고 세찬 바람과 맵짠 추위도 마다하고 겨울 엄동설한에도 여전히 향기를 풍기며 이쁜 꽃을 피워내고 있는 계화꽃, 꼭 마치 온실안의 화초로만 보여졌던 딸애가, 모든 일을 엄마에게만 의거하던 딸애가, 이젠 자신감과 능동력과 당당함으로 인생을 빛내고 있는 딸애의 품성이 꼭 계수나무 꽃을 닮은 것 같다.

꽃을 유심히 들여다보던 순간 엄마 모습이 떠올랐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다고 평판 좋고 인품 좋은 집안에서 사남매중 막내딸로 태여나 가족사랑 듬뿍듬뿍 받으며 자랐던 우리 엄마, 아빠한테 시집 온 뒤로 온갖 고생 다 하면서 고된 인생살이에 모진 역경과 풍파를 이겨내고 자식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쏟아 부은 엄마, 평범함 속에 아름다움과 귀한 품성을 갖춘 엄마가 꼭 계수나무 꽃을 닮은 것 같다.

계수나무 꽃향이 바람에 실려 가을 십리안팎을 향기의 바다로 물들인다. 흔히들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고 한다. 향기 있는 녀자, 향기를 전하는 녀자, 향기 넘치는 녀자로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후반생을 살고 싶다, 계수나무 꽃향처럼.

/향이(상해)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37
  •   연길시제1기종업원 '백명 김치대회'1등 수상자 송옥순과 그의 가족들 9월 2일, 연변조선족자치주성립 70돐 경축 계렬행사로 연길시총공회에서 주최하고 연변조선족전통음식협회련합공회위원회에서 주관한 연길시 제1기종업원 ‘백명김치대회’가 연변체육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였다. 이번 대회에...
  • 2022-09-02
  • 9월 1일 오전, ‘통상구 건설 성과를 집중적으로 전시하는 것으로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주년 경축활동 헌례’ 영상 관람이 훈춘시에서 있었다. 주와 훈춘시의 당정 지도자 해관, 변방검사 등 부문의 관련 인원 200여명이 영상을 통해 훈춘 권하 국제통상구 련동검사청사의 전면 준공과 첫 로씨야 청정에너지원 화물렬차...
  • 2022-09-02
  • 9월 2일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주년을 맞으면서 주체육국에서 주최하고 연변사회체육관리중심과 연변조선족자치주 중로년축구촉진회에서 주관, 연변체육복권관리중심과 룡정해란강축구문화타운에서 협조한 2022년 “중국체육복권컵” 연변중로년축구(50대, 60대)경기가 룡정해란강축구문화타운 제7호, 8호구장...
  • 2022-09-02
  •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주년을 맞는 경사스런 날에 연변축구팬들이 오랜만에 수준급 축구경기를 선물받았다. 9월 2일 오후 3시, 연변룡정팀이 슈퍼리그 강팀 장춘아태U21축구팀과 친선경기를 가지였는데 최종 김성준의 꼴에 힘입어 1대0으로 장춘아태U21팀을 제압했다. 연변룡정팀은 올시즌 을급리그 총결승경기에 진출하...
  • 2022-09-02
  • 연변조선언어문화진흥회 김정일 회장이 개막사를 하고 있다. 9월 1일 오전, 연변조선언어문화진흥회가 주관하고 조글로와 백천문화미디어가 공동 주최한 ‘연변조선족자치주성립 70주년’ 및 ‘조선언어문자의 날’ 지정 8주년 기념시화전이 연길시 중국조선족민속원에서 개최되였다. 연변조선언어문화...
  • 2022-09-02
  • 9월 1일 저녁,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주년 경축‘붉은 해 변강을 비추네’연변명곡 특별음악회가 연변라지오텔레비죤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연변조선족자치주당위 선전부, 주문학예술계련합회, 연변라지오텔레비죤방송국에서 공동 주최한 이번 음악회는 아름다운 노래소리와 운률로 연변을 노래하고 연...
  • 2022-09-02
  • 9월1일, 마서호(马瑞濠)선생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이 연변대학에서 있었다. 수여식에는 중국아시아경제발전협회 권순기 회장, 아시아경제발전협회 부회장이며 향항서화투자집단 리사회 마서호 주석, 연변대학 김웅교장, 장옥홍 부교장, 주위홍 부교장 및 아시아경제발전협회 관련 지도자들과 기업가들이 참가했다.   김...
  • 2022-09-02
  • 로씨와 장씨는 원래 친한 친구사이였다. 장씨가 돈이 급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로씨는 자신의 개인관계를 통해 다른 친구인 왕씨로부터 10만원을 빌렸고 자신의 명의로 왕씨와 차입계약을 맺었으며 왕씨는 계좌이체방식으로 장씨에게 돈을 지급했다. 최근 장춘시 구태구인민법원은 로씨가 왕씨의 원금 10만원과 리자를...
  • 2022-09-02
  • 개봉식에서 참가자들이 미니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연변영화드라마애호가협회에서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70돐 헌례작품으로 촬영 제작한 미니영화 《아~아름다운 연길강》 개봉식이 9월 1일 오전, 연길시 한성호텔에서 있었다. 영화 극본작가이며 감독인 손룡호 회장은 인사말에서 연길강(연집강)부근에서 생활하고 ...
  • 2022-09-02
  •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돐에 즈음하여, 연변조선족자치주로령사업위원회의 주최로 열린 연변 ‘가장 아름다운 로인-회갑연’이 9월1일, 연변체육관에서 성대하게 펼쳐졌다. 이번 회갑연에는 전 주 각지에서 추천, 선발된 28명의 70주세 이상(최고령자 93세) 로인이 초청되였으며 연변 건설 과정...
  • 2022-09-0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